car2/건강

'맛있는' 대장내시경

오완선 2013. 5. 23. 08:30

마시기 버거웠던 腸세정액… 레몬향 넣고, 양도 절반으로

2013.05.23.
대장 내시경을 받기 전에 마셔야 하는 장 세정제가 진화하여 검사받기가 한결 편해지고 있다. 장 세정제는 설사를 유도하여 대장을 말끔히 비우는 용액을 말한다. 그동안 4L나 되는 장 세정제를 마시는 게 버거워 대장 내시경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앞으로 이런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 대장 내시경을 받는 인원은 연간 170만명에 이른다.

기존에는 대개 가루 형태의 장 세정제를 물에 타서 검사 전날 저녁 2L, 당일 새벽 2L를 나눠 마셨다. 맛이 찝찌름하고 구역감이 나와 4L를 다 마시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2L만 마시고도 효과가 같은 장 세정제가 도입돼 병원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쿨프렙산'이라는 제제는 비타민C를 대량 첨가해 마시는 양을 절반으로 줄였다. 비타민C는 설사를 유발하여 장세척을 돕고 레몬향과 맛을 낸다. 통상 검사 전날 1L, 당일 새벽 1L를 마신다.

'피코라이트산'은 300mL 정도를 전날과 당일 두 번 마신다. 구연산 성분을 넣어 이온 음료 맛이 난다. 별도로 약 2L의 물을 따로 마신다.

위와 대장 내시경을 하루에 다 받는 환자에게는 위내시경을 먼저 하면서 위로 들어간 내시경을 통해 소장 입구에 장 세정액을 주입하는 방법도 쓰인다. 환자가 직접 마시는 불편이 없다. 소화기병원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은 "위내시경 검사 후 2~3시간이면 장세척이 끝나 대장 내시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은 갑상샘암·위암에 이어 암 발생 3위로, 한 해 2만6000여명에게서 발견된다. 대장암의 90% 이상은 대장에 생긴 혹, 이른바 폴립(용종)에서 발생한다. 대장 내시경으로 이를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을 차단할 수 있다.

대한위장내시경학회 박창영(소화기내과 전문의) 총무이사는 "요즘 40~50대 대장 내시경 환자 10명 중 4명 정도에게서 폴립이 나온다"며 "한번 폴립이 발견된 사람은 폴립 크기와 개수에 따라 1~3년 주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