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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내시경, 안전하게 받으려면?

오완선 2015. 12. 1. 18:57

연말 건강검진 시즌, 이때 빠지지 않는 검사 중 하나가 내시경이다.
잊을 만하면 수면내시경 관련 사고가 들려오는 가운데, 좀 더 안전하게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한 팁을 알아봤다.

올해가 마무리되기 전 미처 받지 못한 건강검진을 받으러 검진센터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검사가 내시경 검사다. 보통 내시경 검사는 위장과 대장을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이는 위나 대장 수술의 전후 경과를 알아보거나 위암과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이 내시경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수면내시경을 위한 수면유도제(프로포폴) 투입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고다. 일례로 2년 전 건강검진차 병원을 찾은 한 40대 남성이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던 중 숨졌는데, 이는 프로포폴로 수면을 유도하던 중 일어난 사고였다. 최근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 병원이 유가족에게 1억4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교통사고 사망 확률보다 낮아

내시경은 도관이 식도나 항문을 통과하며 심리적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검사 중 하나다. 대다수가 이런 고통을 피하기 위해 일반 내시경이 아닌 수면내시경(의식하 진정 내시경) 검사를 선택한다. 진정제를 투여해 수면을 유도한 뒤 내시경을 몸속으로 삽입하여 검사를 받는 수면내시경은, 진정제 투여 전부터 검사 후 의식 회복과 퇴원까지 산소포화도와 맥박을 꼼꼼히 모니터링해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 수면내시경이 많이 보편화됐습니다. 저희 병원만 해도 환자의 90%가 수면내시경을 받고 있죠.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수치화된 사실입니다. 간혹 수면내시경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보도되지만, 모니터링만 잘하면 수면내시경으로 인해 사고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차재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수면내시경의 위험성에 대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확률보다도 낮다”고 말한다.

“수면내시경 도중 사고를 당할까봐 안 받는다는 것은 교통사고가 무서워 차를 안 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 정도로 사고 날 확률이 적고, 기본 안전수칙만 지키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환자에게 심장이나 폐에 질환이 없는지 사전에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시술 도중이나 후에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수면내시경으로 인한 사고의 대부분은 약물로 인한 사고가 많다. 수면내시경을 위해 투입되는 대표적인 약물에는 프로포폴·미다졸람 등이 있는데, 이 중 프로포폴은 잠을 재우는 마취제로 수면유도제 또는 수면마취제라고 불린다. 단점은 호흡 중추가 억제돼 무호흡 증상이 발생, 자칫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발생한 사고를 흔히 ‘마취 사고’라고 표현하는데, 차 교수는 ‘마취사고’라는 용어 자체도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마취’는 자발적으로 숨 쉴 수 없을 때 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수면내시경을 할 때 마취를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정확히 (수면내시경을 위해) ‘진정’을 하는 것인데, 진정과 마취는 연속적인 스펙트럼에 놓여 있어 자칫 진정제가 많아지면 마취 상태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죠.”

다시 말해, 진정과 마취의 경계선을 뚜렷하게 따지기 힘든 환자일수록 수면내시경이 위험하다. 전신적인 중증질환(협심증, 심부전, 전신적인 합병증 등)을 가진 환자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체질적으로 약물에 강하거나 수면제와 각성제, 항불안제 등 약물을 자주 경험해서 내성이 생긴 사람들은 수면유도제가 잘 듣지 않을 수 있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 지나치게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도 수면내시경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해당 환자의 기저질환을 확인하는 사전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차 교수는 “계획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조언한다.

“연말이 돼서야 그동안 미뤄온 건강검진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60명 수용 가능한 검진센터에서 100명 이상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죠. 아무래도 환자 한 명을 모니터링하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미리미리, 좀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위험성을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검사 후가 더 중요하다!
수면내시경을 별 탈 없이 마쳤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 2009년 대장 수면내시경을 받은 50대 환자가 회복실에서 30분 정도 쉬고 혼자 화장실에 가던 중 넘어져 식물인간 상태가 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에는 어지럽고 정신이 혼미하거나 두통, 일시적인 기억 장애,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 등이 생길 수 있 다. 몸 전체에 힘이 빠져 축 늘어지거나 팔다리가 저린다는 사람도 있고, 종종 구토나 경련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개인차가 있어 당일에 없어지기도 하고 이튿날까지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검사 후에는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나 운전 등을 피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검사 후 1시간이 지나면 식사를 하되 부드러운 음식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