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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몇 억 손해 볼랍니까?” 건설사 옥죈 갑질 계약서 나왔다.

오완선 2021. 5. 22. 20:23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운 착취자로 변했다는 지적을 받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막대한 인원수를 바탕으로 건설 현장을 장악하고 ‘우리 노조원만 쓰라’는 내용의 합의서를 만들어 업체를 압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8월 민노총과 한 건설사가 맺은 합의서.

《월간조선》은 2020년 8월 민노총과 한 건설사가 맺은 합의서를 입수했다. 다음은 합의서 내용이다.

<1. 형틀목수

-회사가 계획하는 전체 본방 팀(1팀 인원 기준 15명, 4개팀 분의 인력 운영) 인원 중에서 회사가 지정하는 2개 팀 분의 인원을 제외한 전체 인원을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팀 및 인원을 고용한다.

-4개팀의 본방 인원에서 작업에 필요하여 추가되는 전체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팀 및 인원으로 우선 고용한다.

-본방팀 투입 순서는 첫 동 내지는 주차장 바닥 작업 등의 본작업을 시작할 시를 기준으로 건설노조 1팀을 첫 팀으로 고용하고, 2차 팀을 회사가 지정한 팀으로 투입한다. 그 후 민주노총 건설노조 팀 및 인원을 지속 추가 고용한다. 1개팀 분의 회사 지정 인력의 충원 시점은 별도 협의한다.

3. 하이드로크레인(차량크레인)

-회사는 작업이 필요한 시에는 건설노조 장비 및 인원으로 고용한다.

4. 알폼(거푸집)시공

-회사는 건설노조 알폼작업팀을 고용하고 회사가 시공하는 0개동 중 0개 동의 알폼, 갱폼의 작업 물량을 보장한다.

-알폼 작업량에 따른 인건비 예산 기준이 되는 ㎡당 단가는 지역 평균 단가(4300원 기준)에 준하여 책정하며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한다.

5. 펌프카(콘크리트를 실어 고층까지 타설 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타설(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

-회사는 건설노조 펌프카 장비를 총 타설양의 45%를 고용한다.

-펌프카 장비임대료 1인 차주 기준 지역 평균 단가를 기준으로 별도 협의한다.

6. 시스템 동바리(거푸집 받쳐주는 기둥)·비계(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

-회사는 시스템 동바리/비계 전체 인원을 건설노조 조합원으로 고용한다.

-임금은 성과급으로 책정하며, 시스템/동바리는 3000~3500원으로 하고, 비계는 7000원~7500원을 기준으로 하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장 여건 및 도면에 따라 협의한다.

7. 해체/정리

-회사는 해체/정리 작업에 필요한 전체 인원을 건설노조 조합원으로 고용한다.

8. 신의 성실

-노사 양측은 건설노조와 체결된 단체협약 및 본 합의서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성실히 협의하고, 협의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한다.>

파업이 무서워서…

민노총 노조원을 우선 채용하는 것은 물론, 임금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민노총이 내놓은 이런 반강제적 합의를 따를 수밖에 없다.

건설사 관계자는 “강성 건설노조는 막대한 조합원 수를 바탕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여러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파업’을 결정한다. 건설사는 공사 기간이 증가할수록 건설 장비 임차비 등 건설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남의 노조 탄압하면 되겠냐고”

이와 함께 《월간조선》은 민노총 간부가 타노조 간부, 해당 업체 간부에게 민노총 노조원을 우선 채용하지 않으면 재미없다는 식의 협박성 이야기를 한 녹취도 다수 입수했다.

타 노조 간부-”타 노조까지 인원을 관리한다는 건 뭔가 좀 잘못된 거 아녀? 노조가 틀린데 그렇잖어. 내가 싸우려고 그러는 게 아니고”

민노총 간부-”방침인데 어떻게 해”

타 노조 간부-”문제가 있다는 거지. 타 노조에서 인원을 제한한다는 것은”

민노총 간부-”15명 이상 넣지 마세요. 우리 지부 방침이라고 이야기했잖아요.”

타 노조 간부-”지부가 틀리잖어. 민주노총 말을 들으면 우리 지부장은 나한테 뭐라고 하겠어? 상생하자 그래놓고, 남의 노조까지 탄압하면 되겠냐고”

민노총 간부-”우리 지부 방침이 이거라고 이야기했잖아요. 방침을 미리 이야기했으니 탄압이 아니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현장 분회장이 타 노조 간부와 통화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타 노조원이 1명 더 들어온 것에 대해 민노총 간부가 항의하는 내용이다. 당시 현장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민노총은 새롭게 들어온 타 노조원 1명의 안전교육을 못 하게 했다고 한다.

“한노 9명 때문에 일주일 파업”

민노총 지대장-”서초동 때(건설현장) 한노(한국노총) 9명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9명 가지고 일하라고 했어요. 나는 인원 다 빼겠다. 그래서 다 뺐어요. 일주일 동안 싸웠습니다. 일주일 동안 5억을 줬습니다. 왜 5억이냐. 170명~180명이 3억 4천이야(민노총 소속 노동자 170~180명의 비용). 여기에 장비 비용 까지 합치니까 계산이 5억 나왔어. 일주일 동안 집회하고. 9명 때문에.”

업체 간부-”한노 때문에 그렇다는 게 뭔 소리요?”

민노총 지대장-”관리이사가 저 좀 보재요. ‘한노 한 팀을 넣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노 여기 한 팀 들어오면 제가 우리 일꾼 다 뺄 겁니다. 그랬더니 자기 말로는 ‘알았습니다’ 하더군요. 제가 ‘한노 막아주세요’ 했는데, 다음날 9명을 집어넣은 거에요.”

업체 간부-”그런 이야기 여기서 해서 뭐 합니까?”

민노총 지대장-”자 봅시다. 일주일 투쟁했어요. 요구 사항이?”

업체 간부-”1번 형틀 작업 능률을 올려달라. 2번 공기를 맞춰달라. 3번 민노만 사용하라고 돼 있는데, 타 노조 5개는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

민노총 지대장-”(타 노조 이야기가 나오니, 말을 끊으며) 넘어가세요. 그냥”

업체 간부-”(타 노조가 우릴) 고소하고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서로 먹고살고자 하는 일인데. 회사가 죽으면 노동자는 살아납니까? 노조분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열심히 하는데, 담배나 피우고 서 있는 사람도 반인데…”

민노총 지대장-”그건 제가 교육을 할 것이고…”

민노총 지대장과 업체 간부의 대화 녹취 일부분이다. 민노총 지대장이 과거 건설 현장서 한노총 인원 9명 때문에 일주일 동안 집회를 했다고 말한 건 새롭게 계약한 업체 간부를 사실상 협박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만약 타 노조원을 기용하면 파업을 할 것이고, 업체는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볼 것”이란 으름장을 놓은 것이란 이야기다. 결국 업체 길들이기다.

당시 현장 관계자는 “민노총 지대장이 말한 5억원은 파업 기간 발생한 인건비, 장비비, 식대 등”이라며 “일은 하지 않고, 이 비용을 업체에 청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깬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4조제1항은 ‘사용자는 쟁의행위에 참가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 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제1노총이 된 민노총의 소속 노조원 채용 압박이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박, 압박하는 모습이 흡사 조폭 조직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쓴소리한 노조원 현장에서 쫓아낸 민노총

전직 민노총 관계자는 “일부 노조원이 고용에 노조가 깊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가 현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며 “이러니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투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2020년 9월 2일 민노총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6기-34차 지부 운영위원회 회 의결과' 문건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지게차지회-총파업 미참여자 사유서 제출하지 않을 시 징계 대상이 된다고 결의함

펌프카지회-단협 30일 조합원들이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음. 위배 조합원에 대한 제재가 필요>

민노총 건설노조 00건설기계지부 소속원 대화방의 글 캡처.

민노총 건설노조 00건설기계지부 소속원끼리 공유하는 자료(2020년 11월 20일)에는 “전체 노동자의 이익에는 관심 없는 어용, 임의단체들이 공정위,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고 있으나 우리는 더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 우리를 건드린 것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편이든, 다른 편이든 자신들의 ‘민노총 노조원을 우선 채용’ 등 방침에 반기를 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란 등골 서늘한 경고다.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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