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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빅’전의 시대는 갔다… CES서 삼성·LG가 보여준 TV 기술은

오완선 2024. 1. 9. 10:44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4(Samsung First Look 2024)' 행사를 찾은 취재진들이 투명 마이크로 LED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글로벌 기업들이 각종 TV 신기술을 뽐내는 무대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반짝이는 기술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 몇 년간 치열했던 TV 화면 대형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인공지능(AI) 기술과 투명한 무선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 같은 신제품 라인업도 공개됐다. 집 안 중심에 자리 잡는 TV를 AI 시대 핵심 가전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업체도 있다.

◇AI 탑재돼 더 똑똑해진 TV

삼성전자는 CES 개막 이틀 전인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 퍼스트 룩 2024′ 행사를 열고 AI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신제품 ‘Neo QLED 8K TV’는 기존보다 속도가 2배 향상된 최신 AI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AI는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인 8K로 바꿔주며 영상 왜곡을 줄여주고 원하는 음성만 분리해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AI를 활용해 자막을 실시간으로 음성 변환해주는 기능(들리는 자막)이 적용됐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AI 프로세서는 지난해 제품 대비 8배 많은 512개의 신경망 네트워크와 2배 빠른 AI 반도체를 탑재했다.

그래픽=김하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용석우 사장은 “기존 스마트 TV를 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사하는 ‘AI 스크린 시대’를 선도해갈 것”이라며 “삼성 AI 스크린은 집 안의 모든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투명 마이크로 LED도 공개했다. 마이크로 LED는 OLED보다 선명하고 색 재현력이 좋은 기술로 차세대 TV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였다. LED와 달리 소자 하나하나가 빛을 내는 OLED를 투명으로 만들고 여기에 주변 기기 연결선을 없앤 무선 송수신 기술을 결합한 제품이다. 사용자는 투명 모드를 사용하다가 리모컨으로 ‘블랙 스크린 모드’로 바꿔 일반 TV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전원을 껐을 때 투명한 유리처럼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어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다”고 했다. LG전자는 기존보다 4배 강력해진 AI 성능으로 그래픽 성능을 70% 향상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올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출시된다.

 

◇中 기업들 잇따라 100인치 TV

후발 주자인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을 추격하기 위해 초대형 TV 기술을 잇따라 내놓았다. 중국 하이센스는 110인치 초대형 TV로 올해 CES 혁신상을 받았다. 빛을 내는 광원으로 고출력 미니 LED를 사용해 밝기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눈부심 방지 필름을 부착해 TV 시청자 편의를 높였다. 중국 TCL 역시 CES에서 세계 최대 퀀텀닷(QD) 미니 LED TV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TV 성능과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115인치 TV를 공개했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큰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오스트리아 업체 ‘시 시드(C-SEED)’는 접고 펼 수 있는 137인치 폴더블 TV를 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TV 업계에서는 TV는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巨巨益善) 트렌드 속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이나 다른 가전처럼 TV에도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TV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크기뿐만 아니라 고객의 편의성과 TV가 주는 다양한 가치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라며 “중국이 빠르게 쫓고 있긴 하지만 프리미엄 TV 기술력에서는 아직 한국이 우위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