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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松林, 석호… 한 편의 '자연 다큐' 속을 돌다

오완선 2017. 8. 7. 16:26



입력 : 2017.08.07 03:03

[떠나요, 자전거길로] [7] 강원도 석호 라이딩

고성 송지호 5.3㎞ '진초록 코스'
국내 최대 석호 화진포 호수엔 이승만 前대통령 등 숨은 관광지
강릉 경포호·속초 영랑호도 인기

고성과 강릉, 속초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해안 관광지다. 이 도시들은 해수욕장뿐 아니라 아름다운 석호(潟湖)로도 유명하다. 강 하구로 들어온 바닷물이 육지를 깎아내고, 모래 퇴적물이 만(灣)의 입구를 가로막으면서 만들어진 호수가 석호다. 석호 주위로는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다.

강원도 화진포호는 국내에서 가장 큰 석호이다. 둘레만 16㎞다. 고성군은 지난 2013년 화진포호를 순환하는 자전거길을 만들었다. 화진포해양박물관~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화진포의 성~화진포해양박물관으로 돌아오는 10㎞ 코스는 2시간 정도면 여유 있게 돌 수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에서 화진포해양박물관으로 곧장 내려오는 5.2㎞ 코스도 있다. 송림 울창한 화진포호의 아침에 물안개가 일어나는 모습을 감상하거나, 자전거길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 너른 호수를 바라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최주호(65·강원 속초시)씨는 "잔잔한 호수 물결과 푸른 하늘을 벗 삼아 달리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화진포 주변엔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기붕 전 부통령의 별장, 북한 김일성 별장(화진포의 성)이 있다. 현재 이 별장들은 화진포 역사 안보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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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자전거 동호인들이 강원 고성군 송지호 자전거 길을 달리고 있다.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이곳 주위를 감싸고 있어 솔향을 맡으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송지호 철새관망타워 옆에 마련된 자전거 대여소에 신분증을 맡기면 3시간까지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정성원 기자

고성 송지호의 자전거길은 송지호철새관망타워를 시작으로 고성 왕곡마을~송지호철새관망타워로 되돌아오는 5.3km 순환 코스다. 넓은 호수를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향긋한 솔향을 맡으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김순옥 고성군 공보계장은 "화창한 날 수면에 비치는 송림은 한 폭의 그림"이라고 말했다.

송지호 자전거길에선 국내에서 유일하게 북방식 전통한옥의 특징을 지닌 왕곡마을도 마주한다. 이곳에선 투호나 그네타기 등 전통놀이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온라인 예약을 하면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화진포 자전거길과 송지호 자전거길은 국토 종주 동해안 자전거길과 연결된다. 통일전망대에 올라 먼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고, 경북 영덕 해맞이 공원까지 내달릴 수 있다. 군은 지난 2014년부터 화진포와 송지호에 무료 자전거 대여소도 운영 중이다. 화진포에 29대, 송지호에 14대의 자전거(안전포·무릎 보호대 포함)를 비치해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빌려준다. 자전거 대여소는 11월 말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오전 11시~오후 4시)에 운영한다.

강원도의 석호 자전거 라이딩 명소

강릉 경포호에도 호수를 둘러싼 4.3㎞ 자전거길이 있다. 봄이면 경포호 자전거길엔 1300여 그루 벚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경포호는 예로부터 호수에 비친 달과 석양이 이름났다. 유유히 자전거를 타며 호수 위로 저무는 석양을 바라보는 낭만은 이곳만의 매력이다. 경포호 자전거길과 연결된 해안도로를 타고 4㎞쯤 달리면 안목 해변의 커피 거리가 나타난다. 탁 트인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맛보는 커피 한 잔은 작은 추억으로 남는다.

설악산 울산바위 아래 드넓게 펼쳐진 속초 영랑호에선 손에 잡힐 듯한 울산바위의 전경을 바라보며 달리는 재미가 남다르다. 화창한 날엔 울산바위의 모습이 호수에 어리며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기도 한다. 영랑호 자전거길에선 속초 8경 중 하나인 범바위도 만난다. 웅크려 앉은 호랑이의 형상을 띤 이 바위에 오르면 품안에 호수가 들어오는 듯하다. 문화해설사가 모는 삼륜 전기 자전거를 타면 영랑호와 속초에 얽힌 역사와 전설을 전해 들을 수 있다.

[여름 라이딩 Tip]

자전거 타기 한두 시간 전 물 500㎖ 정도 마셔 둬야

무더운 여름에 자전거를 탈 땐 주의할 점이 있다. 수분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한다. 자전거를 타기 한두 시간 전쯤 물을 500㎖쯤 마셔두자.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도 20분에 한 번 정도 물을 나눠 마시면 좋다. 물론 라이딩을 마친 다음에도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다. 한 시간 이상 운동을 할 경우 이온 음료를 마시면 수분 외에 전해질 등을 보충할 수 있다. 탄산음료나 주스는 피한다.

자전거 관리도 필수적이다. 무더위 때문에 타이어 표면이 손상되거나 내부 공기압 상승으로 타이어가 파손되기 쉽다. 주행 전 타이어 상태를 점검하고, 휴식할 때 타이어에 물을 부어 열을 식히는 것이 좋다.

고성군은 지난 2015년부터 사고당 최고 1억원, 1인 보상 한도 2000만원인 자전거 보험에 가입했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도 보험 대상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