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011이 사라진다

오완선 2019. 2. 22. 11:17



입력 2019.02.22 03:09

SKT, 23년만에 올해 말 2G 종료… 장비 노후화·단말기 생산 중단
3G·LTE로 옮기면 할인 혜택, LG유플러스도 서비스 종료 검토

'011'로 시작하는 SK텔레콤의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2G)가 올해 말 사라진다. 지난 1996년 SK텔레콤이 국내에서 2G 서비스를 시작한 지 23년 만이다.

SK텔레콤은 "2G 통신 장비의 노후화, 2G용 휴대전화기 생산 중단, 가입자 감소 등 때문에 정상적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2G 서비스를 올해 말로 종료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04년 한 남성이 SK텔레콤의 2G(2세대이동통신) 서비스 브랜드 ‘SPEED(스피드)011’ 표시가 부착된 휴대폰을 얼굴에 대고 통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를 올해 말로 종료할 계획이다. /김창종 기자

2G는 SK텔레콤이 지난 1996년 2G 전송 방식 중 하나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현재 같은 통신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세대 이동통신은 음성 통화만 가능했으나, 2G부터는 문자 메시지 전송도 가능해졌다. '^0^'(웃음), 'ㅜㅜ'(슬픔)처럼 문자를 조합한 이모티콘이 등장한 것도 이때다.

이후 2G는 더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3G(3세대 이동통신)과 LTE(4세대 이동통신)의 등장으로 점점 가입자가 줄어들었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중 2G 이용자는 전체의 2.5%다. 이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가입자가 각각 91만명과 70만명이다. 국내 2위 이통사인 KT(2012년 2월), 미국 통신업계 2위인 AT&T(2017년 1월),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도코모(2012년 3월) 등은 이미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 이동통신 세대별 비중 그래프

SK텔레콤은 기존 2G 가입자가 쉽게 3세대 이동통신(3G)이나 4세대 이동통신(LTE)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두 가지 전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2G고객은 ▲3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기 구매 지원금과 2년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2년간 매월 사용 요금의 70% 할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단, 기존 2G 가입자가 3G 서비스로 전환을 원할 경우에는 현재 판매 중인 3G 전용 휴대전화가 없기 때문에 요금의 70% 할인만 선택할 수 있다. 아예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다른 통신업체로 옮기는 경우에는 4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해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약금은 모두 면제한다.

2G 가입자가 3G나 LTE로 바꿀 때는 정부의 '010 번호 통합정책'에 따라 그동안 사용하던 '011' 대신 '010' 번호로 바꿔야 한다. 다만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가 '이후에는 010으로 바꾼다'는 서약을 한 가입자는 2021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011'을 쓸 수 있는 제도를 조만 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2G 서비스 종료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2G용 주파수 사용 기한이 2021년 6월까지여서 아직 전환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다만 SK텔레콤이 이번에 종료 계획을 발표한 만큼 우리도 2G 서비스를 어떻게 할지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