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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코란도, 8년만의 귀환 '자신감 안은 변화'

오완선 2019. 3. 4. 10:40


입력 2019.03.03 06:00

코란도는 쌍용차의 자존심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관심이 동생 격인 티볼리로 쏠렸다. 코란도C 출시 후 무려 8년이 흘렀다. 대중의 관심을 받기에는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났다. 시장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티볼리를 필두로 코란도C보다 작은 소형 SUV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 / 쌍용자동차 제공
신형 코란도 소식은 사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4년전 프로젝트명 C300으로 신형 코란도가 개발 중이란 이야기가 전해졌다. 쌍용차는 ‘SUV 명가’의 자존심을 걸었다고 밝혔다. 4년 동안 개발비만 3500억원을 투입했다. ‘환골탈태'하기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인천 송도 일대에서 신형 코란도를 시승했다. 

◇ 세련되고 강인한 디자인, 부족함 없는 실내 구성 

강인함은 SUV의 미덕이다. 세련된 도심형 SUV여도 여리여리해선 곤란하다. 신형 코란도는 SUV의 매력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차다. 넓고 낮게 깔리는 디자인 ‘로&와이드’를 갖췄다. 역동적이면서 힘이 느껴지는 자세다. 후드가 꽤 도드라진다. 수직으로 배치한 LED 안개등도 남성적이다. 풀 LED 헤드램프는 또렷한 인상을 표현한다. 다초점반사(MFR)를 최초로 적용했다. 주로 고급 세단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활의 형상이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C필러 첨단의 엣지라인이 독특하다. 차체와 지붕선 경계를 분리하는 기준처럼 보인다. 커다란 19인치 휠은 다이아몬드 커팅 가공을 가했다. 스텝 하단부를 클린실 도어로 감쌌다. 리어범퍼는 스키드플레이트 일체형이다.  

실내 구성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기존 코란도C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단번에 해소된다. 하이글로시 소재를 폭 넓게 사용해 젊고 세련된 느낌을 연출했다. 패들 시프트 역시 젊은 층에 호평 받을 요소다. 각 요소를 널찍하게 배치해 공간감을 살렸다. 눈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손과 등에 닿는 각 부위의 감촉이 만족스럽다. 글로브박스 크기가 도드라진다. 대용량이란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다.

. /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는 새 차의 비교우위로 적재능력을 내세웠다. 최대 551ℓ(VDA 213 기준) 부피의 짐을 실을 수 있다.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동시에 수납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트레이 하단에 별도로 소품을 넣을 공간도 배치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커졌다.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다양한 정보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9인치 AVN 시스템은 HD급 해상도를 지원, 스마트폰과의 미러링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34개 색상 중 본인의 취향에 맞춰 인피니티 무드램프를 설정할 수도 있다.

◇ 신규 파워트레인, 차체와 찰떡궁합…가솔린 수준 정숙성 확보

파워트레인은 신형 4기통 1.6리터 디젤엔진에 아이신 GENⅢ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최고 136마력, 최대 33.0㎏·m의 성능이다.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14.1km/ℓ(2WD 기준)를 인증 받았다.

제원표 상 숫자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실제 달리기 실력은 준수하다.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감각은 아니다.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 무리 없이 달려나갈 수준이다. 디젤 특성 상 토크가 높은 편이다. 출발 가속이나 추월 가속 등이 경쾌하다. 고속 주행도 편안하다. 힘이 부족한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 / 쌍용자동차 제공
세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노멀, 스포츠, 윈터 등이다. 각 모드별 변화가 꽤 인상적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회전 반응이나 배기음이 꽤나 공격적이다. 안전이 허락하는 한 기분을 내볼만하겠다.  

바람이 세게 부는 인천대교에서도 차 안이 조용하다. 대부분의 구간에서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엔진마운트를 개선하고 흡차음재를 아낌없이 적용했다. 차체 각 부분에 구조용 접착제를 사용해 강성을 높였다. 앞뒤 서브프레임엔 4점식 마운트를 적용했다. 주행감각과 실내정숙성이 가솔린 SUV와 견줄만하단 생각이 들었다. 

◇ ‘2.5세대 자율주행’ 내세운 안전품목도 강점 

신형 코란도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엔 ‘딥컨트롤’이란 이름이 붙었다. 무려 ‘2.5세대' 자율주행 기술이라고 회사측이 강조한 기술이다. 핵심은 지능형 주행제어(IACC)다. 레이더와 카메라로 차선과 앞선 차를 인식,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도로에서도 종∙횡방향 모두 안정적으로 주행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앞차가 정지하면 따라서 차를 세운다. 차로 중심을 따라 주행하고, 차선을 넘어서면 경고를 보낸다. 

ADAS 구성 목록이 빼곡하다. 긴급제동보조(AEB), 차선 유지보조(LKA), 앞차 출발 알림(FVSA), 부주의 운전경보(DAA), 안전거리 경보(SDA) 등은 엔트리급부터 기본적용한다. 사각지대 감지(BSD), 차션변경 경보(LCA), 후측방접근경고(RCTA), 고속도로 안전속도 제어(NICC) 등은 딥컨트롤 패키지에 포함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후측방 접근 충돌 방지 보조(RCTAi)와 탑승객하차보조(EAF)도 더했다. 

크루즈 컨트롤을 쓰는 재미가 있다. 기능을 활성화하면 운전자는 편안히 스티어링휠에 손을 얹어 놓기만 하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차가 알아서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알아서 속도를 제어하고, 차선 유지 기능도 자연스럽다. 알아서 차를 세우는 감각도 부드러우면서 정확하다.

단, 어디까지나 ‘보조’ 기능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주행 중 사고 책임은 차가 아닌 운전자에게 있다. 또 급격한 커브에선 크루즈 컨트롤이라 할지라도 직접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게 좋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회전구간에 진입하거나, 코너 진행 중 순간적으로 앞차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었다.  

◇ 높은 완성도, 떨어진 브랜드 파워 극복할 수 있을까 

. / 쌍용자동차 제공
경쟁상대로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를 꼽는다. 두 차 모두 시장에 등장한지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등장 타이밍이 좋다는 이야기다. 달리기 실력은 흡족하고 디자인과 실내 구성도 완전히 달라졌다. 상품성은 충분하다. 8년간의 부진, 약세인 브랜드 파워 등을 극복하려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차를 만들었으니 열심히 알리는 것도 회사 실력이다. 쌍용차 코란도의 가격은 2216만~2813만원이다.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3/20190303000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