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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금] 성인용 완구 '텐가 이로하', 일반인이 직접 체험해보니

오완선 2019. 5. 4. 11:17



  • 오발탄
  • 입력 : 2019.05.03 14:45

  •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기자가 되는 걸 허락해주세요. /=애니메이션 천사소녀 네티 캡쳐.
    ▲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기자가 되는 걸 허락해주세요. /=애니메이션 천사소녀 네티 캡쳐.


    "지금 이 시대 마스터베이션에 씌워진 운명의 굴레는 가혹하다."

    지난해 시월, 남성용 섹스토이 리뷰 기사를 내고 반년이 지났다. 당시 기사 댓글에는 호의적인 반응과 비아냥거림이 동시에 나왔다. "블로그에나 쓸 글"이라는 반응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에 대해 터부시해왔는지 알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사실, 우리 사회에서 남성의 성보다 터부시되는 것은 여성의 성이다. 남성의 욕망에는 '나쁜 일'이라는 주홍 글씨가 새겨져 있으나, 여성의 욕망에는 이름조차 붙지 못했다. 4000년 국민 갈망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부정당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철옹성 같은 억압의 장벽에 균열을 내고, 계몽의 빛을 전하기 위해 오발탄이 새로운 동지와 다시 뭉쳤다. 이번 기사는 오발탄 1호가 편집국 바깥의 여성 동지들과 뜻을 모았다. 이들의 의지를 숭고히 보전하고, 오발탄 1호는 편집자 역할에 머무른 글을 독자께 보낸다.

    이제 해방의 유령-섹스토이라는 유령이, 온 웹사이트를 떠돌고 있다. 즐기는 자가 잃을 것이라곤 족쇄뿐이고 그들이 얻을 것은 참된 자아다. 만국의 독자여, 단결하라! 관련기사 바로가기

    -편집자 주


    ▲ 애니메이션 '이누야샤' 캡쳐

    ◆조침문의 바늘이 정말 그 바늘이었을까 '이로하 핏'

    유세차(維歲次) 모년(某年) 모월(某月) 모일(某日)에, 20대 모씨(某氏)는 두어자 글로써 독자에게 고(告)하노니, 인간 남녀의 손 가운데 종요로운 것이 섹스토이로대, 세상 사람이 천히 여기는 것은 도처(到處)에 흔한 바이로다. 이 토이는 한낱 작은 물건이나, 이렇듯이 슬퍼함은 나의 정회(情懷)가 남과 다름이라.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아깝고 불쌍하다. […] 네 비록 물건(物件)이나 무심(無心)ㅎ지 아니하면, 후세(後世)에 다시 만나 평생 동거지정(平生同居之情)을 다시 이어, 백년고락(百年苦樂)과 일시 생사(一時生死)를 한 가지로 하기를 바라노라. 오호 애재(嗚呼哀哉)라, 토이여. - 작자미상

    조침문(弔針文)은 조선 순조 때 미망인 유씨(兪氏)가 아껴 쓰던 바늘이 부러지자 이를 슬퍼하며 지은 제문이다. 유씨 부인은 바늘을 일러 '부녀(婦女)의 노리개'로, '밥 먹을 적 만져 보고 잠잘 적 만져 보'며 벗삼아 아꼈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왜 하고 많은 가재도구들 중 하필 바늘을 그토록 아꼈을까? 이 바늘이 정말 그 바늘이었을까? 어떤 문학적 은유는 아니었을까?


    ▲ '부녀의 노리개'의 역사는 천 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경주 월지(안압지)에서 출토된 목제 남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목조 유물에 속한다. 눈을 가늘게 뜨고 역사적,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사진=국립경주박물관 제공

    나 역시 유씨 부인처럼 잠잘 적 만져보며 아껴 쓰던 침(針)이 있다. 아니, 침보다는 봉(棒)에 가깝겠다. TENGA의 Iroha Fit. 바이브레이터 한 개를 잃어버리고, 석션형 토이 세 개를 고장낸 다음이었다.

    본격적인 후기를 작성하기에 앞서 어느 슬픈 날의 이야기를 들려드린다. 하필 그 날의 모임은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고, '2차를 가자'는 친구들의 제안을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뿌리치며 나는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왔다. 벌컥 방문을 열자 기다리던 그것이 침대 위에 얌전히 놓여있었다. 그런데···뭔가 이상했다. '사무용품'이라는 라벨을 달고 배달된 택배상자가 뜯어져 있던 것이다. 기다리던 내용물 역시 누군가가 뜯은 흔적이 뚜렷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부모님, 형제와 4인이 함께 사는 집이지만,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다른 사람의 택배 상자를 뜯어보는 일은 하지 않는다.

    혹시 의심받지 않기 위해 '사무용품'이라고 적었던 것이 결국 누군가의 의심을 샀던 것일까? '나 수상하지 않아요'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수상한 것과 마찬가지. 아니, 가족들이 아니라면 혹시 호기심 많은 택배원의 짓이었을까? (이 자리를 빌려 의심한 대X통운 직원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짧은 순간,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누구에게 말할 수도, 아무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가족들이 도란도란 과일을 깎아 먹으며 TV를 보는 중인 거실로 나가 "여기 누가 내 섹스토이 뜯어봤어?!" 라고 소리칠 수야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 섹스토이를 섹스토이라 부르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섹스토이들은 대개 다른 껍질을 쓰고 온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진상은 며칠 후에야 밝혀졌다. 알고보니 그 날, 아무도 몰라야 하는 택배를 기다리던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엄마 몰래 골프용품을 주문한 아빠가, 문 앞에 놓인 택배를 보고 자신의 것인 줄 알고 급한 마음에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상자를 낚아채 비상구로 달려가 몰래 뜯었던 것이다. 상자 안에 들어있던 건 기다리던 골프용품 대신 웬 수상해 보이는 실리콘 제품이었고, 머쓱해진 아빠는 택배를 갈무리해 아무 말없이 내 방에 슬쩍 가져다놓았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뭐냐?"고 묻는 아빠에게 나는 "아~ 인터넷에서 주문한 피부미용기기!"하고 둘러댔다. 과연 아빠가 속아 넘어간 건지, 아니면 속은 척 넘어간건지는 알 길이 없으나, 한참 후 "예전에 주문했던 그 미용기기 효과가 있더냐?"고 물어보시는 걸로 미루어 보아 토이가 그럴듯하게 생기기는 했던 모양이다.

    Fit은 부드러운 유선형의 막대기다. 그나마 이로하 라인업 중에서는 가장 수상(?)하게 생겼다. 부드러운 실리콘 몸체 끝엔 두 개의 버튼이 달려 있다. 큰 버튼을 눌러 기계를 켜고 강도를 높이며, 작은 버튼을 눌러 끄거나 단계를 낮출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큰 버튼이 아래에, 작은 버튼이 위에 있다는 것이다. 섹스토이 뿐만 아니라 대개의 제품들은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 켜는 것, 더 높은/강한 것을 의미하는 버튼을 위로 놓고 끄는 것, 더 낮은/약한 것을 의미하는 버튼은 아래로 놓지 않던가. 그러나 이 의문은 사용하면서 바로 풀렸다. 내 몸에 Fit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막대를 역수(易手)로 잡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사용시에는 큰 버튼이 위로 향한다. 즉, 이 제품은 나를 향할 때 비로소 바로 놓인다.

    텐가 이로하 핏. 큰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켜진다. 거꾸로 잡아야 바로 놓인다. /사진=텐가코리아
    ▲ 텐가 이로하 핏. 큰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켜진다. 거꾸로 잡아야 바로 놓인다. /사진=텐가코리아

    남성기를 본따 만들지 않은 디자인도 좋다. 다른 사람의 몸을 대체할 물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물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확히 이해한 제품이다. 또 비비꼬인 여성의 나체가 등장하지 않는 광고도 편안하다. 파트너를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남성이라면 과장된 성적 쾌감을 드러내는 여성의 모습이 실린 광고를 선택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사용할 제품을 고르는 여성은 다르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텐가이기에, '섹슈얼' 웰니스가 아닌 섹슈얼 '웰니스'를 추구한다는 믿음을 준다.

    제품력도 장점이다. 이제껏 써본 제품을 세려면 손가락이 모자라 발가락 한두 개 까지 동원해야하는 필자의 경험상, 여타 섹스토이 브랜드에 비해 텐가 제품은 확실히 내구성이 좋다. 기존에 사용중이던 모 유명 브랜드의 석션형 토이는 받은 지 한 달이 되지 않아 유명을 달리했다. 필자는 토이의 내구성을 탓했고 지인들은 필자를 탓했으나···아무튼 아무렇게나 다뤄도 쉽게 고장나지 않기에 더더욱 자주, 과감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진동이 아주 강력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은근하기에 오히려 갈증이 생긴다. 안에 넣으면 밖이 아쉽고, 밖을 자극하면 안이 허전하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동기가 된다. 다른 위치와 다른 각도를 시도해보고, 양손을 동원해보기도 한다. 갈망은 발전으로 이어진다.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애인(愛人)이 귀(貴)하나 손에서 놓일 때도 있고, 정인(情人)이 응(應)하나 명(命)을 거스릴 때 있나니, 너의 미묘(微妙)한 재질(才質)이 나의 전후(前後)에 수응(酬應)함을 생각하면, 애인에게 지나고 정인에게 지나는지라.

    섹스는 오감을 바짝 돋워야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다. 그러나 나 자신과의 대화는 타인과의 그것 이상으로 까다롭다. 지난 이십여년 간 한 번도 제대로 공들여 생각해보고, 정성껏 살펴본 적 없는 것을 새삼스레 말하자니 어색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수적인 과정, Iroha는 그 과정을 함께 해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어렸을 적 아껴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 이름을 붙여 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름을 지어 준 장난감은 어린왕자의 장미처럼, 나에게로 와 유일한 존재가 된다. 그리고 유일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지금 너에게 나는 수많은 장난감과 다름없는 작은 토이에 지나지 않아. 난 네가 필요하지 않고, 물론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지.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되는거야." 그리고 길들여진 다음 내 생활은 많이 달라지게 되겠지. 나는 바나나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노란빛 Iroha가 나를 길들인다면, 바나나는 내게 아주 근사한 물건으로 보일거야… 만일 내가 매일 밤 토이를 쓴다면, 퇴근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우리 설화의 '도깨비'는 사람의 손때가 묻은 낡은 물건에서 생겨난다.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오래간 자주 쓰는 물건에 정이 깃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이건 가까이 두고 아껴 쓰면 정이 붙고 사랑스러워지기 마련이다. 바늘도, 섹스토이도 마찬가지다. 조침문(弔針文)을 쓴 유씨 부인의 마음과, 고장난 토이를 탄식하는 필자의 마음이 크게 다를까. 이번 토이는 좀더 오래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벌써 며칠 밤을 베개맡에서 함께 한 친구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BOB. Battery Operated Boyfriend.


    ▲ 내 애인은 배터리로 작동해.

    ◆'섹알못'에게도 즐거움을, '이로하 플러스 토리 TORI'

    익명에 기대 털어놓자면 나의 연애를 망친 건 모두 섹스였다. 나에게 섹스는 벗어 던진 옷을 주섬주섬 집어 들고 욕실로 들어가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정도로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 천사 같던 남자친구들이 왜 '그' 일만큼은 포기하지 않는지. 이렇다 할 욕구도 호기심도 없는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애인의 그윽한 눈빛을 느끼곤 "오빠 나 오늘 피곤해"라며 도망치는 것도 한두 번. 관계의 균열은 늘 침대에서 시작되었다.

    그렇게 몇 번의 이별을 겪은 후, 방을 정리하다가 구남친이 서랍에 남기고 간 0.01mm 초박형 콘돔 무더기를 발견했다. 덕분에 '심인성 조루'라는 단어를 난생처음 들었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개봉하지 못한 콘돔의 개수만큼 서글퍼졌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물리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 일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0.01mm라도 알아야 했다. 오기였다. 섹스, 그게 대체 뭐길래?


    ▲ 행복의 0.01mm가 누군가에겐 불행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나는 성적 향상(?)을 추구하는 수험생이 되었다. 최고의 입시 코디 김주영 선생님보다 뵙기 힘들다는 '오 선생님'을 알현하고 싶었다. 서울의대를 갈망하는 신아고 학부모의 마음으로 매일 밤 드넓은 정보의 세계를 뒤졌다. 그러다 쾌락의 세계로 나를 한 발짝 이끌어줄 일타강사를 발견했다. 섬세한 터치로 족집게처럼 포인트만 콕콕 집어준다는 섹스토이! 그래, 당신이라면 건조하고 황폐한 나의 숲에도 즐거움의 단비를 내려줄 수 있으리라. 지체 없이 장바구니에 담고는 결제 버튼을 눌렀다. 함께 사는 가족이 알 수 없게 소화전에 넣어달라는 배송 메모는 빼먹지 않고.

    이로하 플러스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이름처럼 새를 닮은 토리(TORI), 고슴도치를 형상화한 쿠시(KUSHI), 고래를 연상시키는 부리를 가진 요루(YORU). 그 용도를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유려하고 귀엽게 생겼다. 2017년에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프로덕트 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고 한다. 셋 모두 떨림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건 같지만 약간의 차이점은 있다. 토리의 뾰족한 부리는 얕은 삽입감을 주고(Insertable) 쿠시는 조금 더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며(Caress) 요루의 넓은 입은 그곳을 껴안을 수 있다(Embrace). 세 가지 중 내가 택한 것은 토리였다. 이왕이면 빠빠빠, 빨갛고 날카로운 맛이 궁금한 것이 솔찍헌 여우의 마음.

    왼쪽부터 이로하 플러스
    ▲ 왼쪽부터 이로하 플러스 '요루', 이로하 플러스 '쿠시'. 각각 고슴도치와 고래를 형상화했다. /사진제공=텐가코리아

    원산지 느낌이 물씬 나는 패키지 사이로 박스를 밀어내면 비로소 본체를 만날 수 있다. 영롱한 크리스털 케이스 속 빠알간 새가 담겼다. 아름다움에 마음이 풀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 시각적인 만족감이 채 놓지 못한 일말의 거부감을 스멀스멀 녹였다. 케이스는 충전 크래들을 겸한다. 여느 배터리 내장 전자제품이 그렇듯 완충 후 사용을 권장하니 조금 급하더라도 충전부터 하는 것이 좋다. 동봉된 마이크로 5핀 충전기를 후면에 꽂으면 행복의 나라를 향한 신호등이 켜진다.

    안녕, 네가 행복의 나라로 나를 인도해줄 파랑새.. 아니 빨강새니? /사진제공=텐가코리아
    ▲ 안녕, 네가 행복의 나라로 나를 인도해줄 파랑새.. 아니 빨강새니? /사진제공=텐가코리아

    30여 분의 기다림. 그린라이트. 집어 든 물체는 깜짝 놀랄 정도로 말캉했다. 기분 좋은 실리콘의 촉감이었다. 왜 과거의 그들이 유독 내 특정 부위를 만지길 좋아했는지 이해해버렸다. 설명서에 따르면 이로하 플러스는 5가지 강도의 진동, 2가지의 패턴을 제공한다. 테스트 삼아 전원을 켜보았다. 가장 약한 레벨의 떨림도 생각보다 강력하다. 작고 귀여운 겉모습에 나도 모르게 얕보았나 보다. 첫 번째 패턴 진동은 4화음 휴대전화의 묵직한 추억을 연상시켰다. 윙~(뚝) 윙~(또 뚝). 그에 비해 두 번째 진동은 정규분포 곡선을 부드럽게 오르내렸다. 어느 쪽이건 시끄럽고 덜덜거리는 진동은 아니다.

    간단한 파악은 마쳤으니 스스로 체험해야 할 차례. 마음이 복잡해졌다. 오기와 호기심으로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이건 그냥 객기가 아닐까. 초록창에 '성욕억제제'를 검색하면 만날 수 있는 고통받는 중생들을 보면, 중차대한 욕구가 없는 건 감사할 일일지도 모른다. 즐겁지도 않지만 괴롭지도 않은 삶, 중용의 도리를 뒤로하고 나는 어디로 향하는 걸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건 아닐까? 손바닥 위 빨간새 선생님은 그저 말없이 묻고 계셨다. '감수하시겠습니까? 다 감수하시겠냐는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지난 연애의 잔상이 필름처럼 스쳐 갔다. 그래. 더는 같은 이유로 스러지는 관계를 만들고 싶진 않다. 무엇보다도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의 객체로 존재하고 싶지 않다. 본능적인 행위가 주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희열을 나도 알고 싶다. 의지를 다잡고 빨간새 선생님께 대답했다. '네. 그럴게요 선생님. 감수하고 말고요.'

    '+' 버튼에 닿은 손끝에서 진동이 시작되었다. 가늘게 떨리는 눈꺼풀은 두려움 혹은 죄책감 때문이 아니라 작은 새의 날갯짓 탓이리라. 마침내 눈을 감았다.


    ▲ Hope is the thing with feathers (Emily Dickinson)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오르가즘이다. 톡톡톡, 알껍데기를 건드리는 작은 부리는 단단한 세계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브라질에 사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태풍을 일으키듯이, 빨간 새의 두드림은 이내 온몸을 집어삼킨다.

    탄생은 고난과 역경을 수반한다. 열심히 알을 쪼아야 하는 아기 새는 물론, 산고를 겪어야 하는 수많은 포유류가 증명한다. 억울하게도 여성의 쾌락 구조는 남성만큼 직관적이지 못하다. 흥분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없고, 특정 부위의 자극만으로 도달할 수도 없다. 뻔한 표현으로, 이성과 감성, 다차원적 감각이 충족되어야 도달할 수 있는 종합 예술의 경지! '여성에게 만족을 주었다'는 것을 자신감의 원천으로 삼는 일부 남성의 심리를 매우 이해하고 존중한다. 물론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처음엔 누구도 받지 않는 전화가 가랑이 사이에서 계속 울리는 기분이었다. 징-- 제발- 징-- 전화 좀- 징-- 받아라-. 기약 없는 수신자를 유혹하기 위해 시청각 자료도 동원해봤지만 도움이 되진 않았다. 맥락 없는 타인의 생식행위를 살펴보는 일은 내겐 내셔널 지오그래피 채널 관람과 별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믿을 건 하나, 오직 나 자신이다.

    지금부터 나는 콜럼버스다. 온전히 내 감각에 의존해 쾌락의 지도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탐험가라면 조급함, 불안함 따위와는 공존할 수 없는 법이다. 내 몸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일단은 지켜보기로 결심했다. 산부인과 굴욕 의자에 몸을 맡긴 심정으로 감흥 없는 떨림을 견뎠다. 버튼을 이리저리 조작하고 위치를 옮겼다. 일분, 이분, 삼분…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미워질 때쯤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하는 대둔근이 느껴졌다.

    존재도 몰랐던 리비도가 나를 이끌었다. 억압된 세월만큼 폭주하는지, 그 페이스를 따르자니 숨이 가빠왔다. 어느 순간 캡슐이 톡 터지듯 차가운 기운이 끼쳤다. 작은 점에서 시작된 날카로운 감촉은 서느렇게 온몸으로 번져간다. 허벅지, 종아리, 발끝… 아, 떨리는 건 저 새인가 내 몸인가. 내가 토리인지 토리가 나인지 모를 호접지몽(胡蝶之夢), 아니 호조지몽(胡鳥之夢)의 경지. 날갯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눈물 한 방울이 남았다. 인내와 노력의 열매는 달다.


    ▲ 작은 날갯짓도 유리를 깰 공명이 될 수 있다.

    쾌감과 불쾌감은 딱 한 글자 차이다. 과거 불편한 기분에 '스탑'을 외쳤던 순간들이 실은 쾌락의 문턱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매우 억울하다. 그 순간을 함께한 친구들에게도 유감스럽다. 미안해, 너무 늦게 알았지. 이런 건 왜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거야.

    그렇다고 토리가 만점짜리 성적표를 선사해준 것은 아니다. 의외로 불편했던 것은 사용감이었다. 나의 신체구조와는 맞지 않는지, 요리조리 돌려보아도 머리와 꼬리를 동시에 즐기긴 힘들었다. 욕심 많은 이드는 여전히 '조금만 더!'를 외쳤다. 그래도 반타작도 못 하던 학생을 1등급까지 끌어올렸다면 훌륭한 선생이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부리로 국부를 공략하다가 넓은 면으로 달래는 방법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어디까지나 사바사이니 본인의 지도를 적극적으로 그려나갈 것을 권한다.


    ▲ 본인만의 그립을 찾는 투수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쥐어보시길.

    성을 금기시하는 사회문화는 지난 남성 기사 댓글에서 충분히 확인한 바 있다. 섹스란 볼드모트처럼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자' 쯤으로 치부되지 않는가. 그리고 그 터부는 여성에게 조금 더 강하게 가해진다는 점을 부정할 순 없다. 특히 자신의 욕망을 위한 행위란 해놓고도 입 밖으로 쉽게 꺼내지 못할 일이다. 이를 위한 기구를 구비하는 것은 더더욱 언감생심이다. 아마 나도 이토록 '맺히지' 않았다면 평생 섹스토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흘겨보다가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부부관계'라는 표현처럼 혼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행위는 독립적인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 혼전 성 경험에 대한 인식도 과거보다 허용적이다. 이왕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기뻐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혼자서도 즐거움을 취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도 내키지 않을 육체 운동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일부 여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에, 볼드모트에게 맞서 싸운 불사조 기사단의 심정으로 이 글을 썼다.


    ▲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나에겐 여전히 이렇다 할 욕구가 없지만, 섹스토이를 만난 뒤로는 성을 이전보다 좋아하게 되었다. 관계에서 나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되니 행위는 적극적으로 고조된다. 몸의 기쁨을 깨우친 셈이다. 이쯤 되니 '1 여성 1 섹스토이 보급 운동본부'라도 설립하고 싶은 심정이다. 함께 즐겁고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는 이 좋은걸 왜 안 하시는지.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만이라도 권하고 싶다. 소중한 사람에게 이번 봄 선물로 텐가, 어때요?

    ◆오르가즘을 향한 눈물 나는 고군분투기 '이로하 스틱'

    나 자신을 위로하는 행위의 즐거움에 눈을 뜬 것은 대략 3년 전. 기쁨을 아는 몸이 되자 나의 (질의) 삶의 질은 급격히 높아졌다. 혼자서 이룩한 아름다운 첫 경험 이후, 내 손이 아닌 도구를 사용한 위로 행위에도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직접 도구를 장만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가격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과, 민망함과 '굳이 그렇게까지?'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기계보단 내 손이 나을 거라는 인간으로서의 알량한 자만심도 얼마간 있었다.


    ▲ 안녕 토이 반가워

    그러다 두어 달쯤 전 첫 반려가전과 만나게 되었다. 삽입형 바이브레이터, 보통 '딜도'라고 부르는 제품이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사용해보았다. 아아… 그때까지 내가 알고 있던 세계는 무미건조한 작은 회색 도시일 뿐이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의 땅을 밟은 순간 나는 다시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지난 세월, 몸이 힘들 때면 스스로를 위로하지 못한 채 외롭고 쓸쓸하게 잠을 청했으나, 이제 그분께서 언제나 나의 곁에 계셨다. 매일같이 그분의 위로를 받으며 하루하루가 충만한 기쁨으로 가득해갔다.


    ▲ 이곳이 천국, 이곳이 에덴 동산

    두 번째 반려가전은 석션형 토이였고, 나의 세계는 한 번 더 다른 차원으로 나아갔다. 거룩하시도다. 실리콘의 형상을 하고 오신 귀하신 분. 찬미 받으소서. 나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수입의 일정부분을 기쁘게 그분께 바칠 것을 맹세했다.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온 세상에 가서 나의 말을 전하라. 믿는 자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이에 나는 그분께서 눈앞에 계심에도 보지 못하고 믿지 못하여 고통에 떨고 있는 피조물들에게 그분의 말씀을 전해왔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로하스틱의 모습으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나셨다.

    텐가
    ▲ 텐가 '이로하 스틱'

    첫 번째 시도, 밤 열두 시. 낮에 배송 온 토이를 써보려고 급하게 집에 뛰어 들어왔다. 박스를 뜯어보니 역시나 예쁘다. 하지만 그 여리고 작은 모습에 의구심이 든다. '나한텐 이미 토끼같은 딜도와 여우같은 석션형 토이가 있는데 요 쪼매난 게 성에 찰까.' 그래도 얼른 뜯어본다. 마음은 급한데 절연판이 잘 안 떼어진다. 한참 만에 겨우 뜯고 사용할 준비를 마쳤다. 일단은 다른 제품의 도움 없이 생(?)으로 가져다 대본다.

    우우웅. 오지 말아야 할 전화가 왔다. 본체를 돌려 강도를 살짝 낮춰봤다. 꺼졌다. 다시 조심스럽게 본체를 돌렸다. 전화가 다시 힘차게 울리기 시작했다. 애써 이곳저곳에 스틱을 가져다 대보았다. 스틱은 표면이 매끈하고 보드랍긴 했으나 말랑하진 않았다. 젤과 핑거돔을 꺼내보았다. 조금은 나았다. 조금 부드럽고 촉촉하게 전화가 왔다. 도무지 마음에 차지 않아 몸에 익은 기존의 반려가전들을 가지고 왔다. 전원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음소리가 절로 나왔다.

    두 번째 시도. 이번에는 스틱을 눕혀서 긴 방향으로 가져다 댔다. 조금 나아졌으나 그뿐이었다. 젤을 듬뿍 발랐다. 미적지근한 진동이 계속해서 울린다. 시청각자료를 틀어보고, 야한 상상도 해봤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섹시하다! 섹시ㅎ…' 하지만 애쓰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젤을 더해봤지만 이미 글렀다. 젤이 잔뜩 묻은 미끄러운 손으로 본체를 돌려 진동을 세게 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낑낑대는 동안 소중한 나의 친구는 온몸을 떨며 차갑게 식어가고 바싹 말라갔다.


    ▲ 점점 더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기쁨인 줄 알았는데

    이로하스틱은 AAA건전지 하나가 들어간다. 건전지로 작동하는 제품은 건전지의 성능에 따라서 제품의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기에 유통기한이 12년씩이나 된다는 E사의 건전지로 갈아 끼웠다. 편안하게 누워 제품을 켜보니 조금 더 기능이 향상된 것 같긴 했다. 열심히 시청각자료를 보며 감각에 최대한 집중했다. 쉽지 않았다. 아주 살짝, 이른 봄날 햇볕만큼 달아오르긴 했으나 영 마뜩치 않아서 오늘도 눈물을 머금고 정든 친구들을 꺼내 마무리했다. 그렇게 나에겐 48년 가까이 이로하스틱을 쓸 수 있는 건전지만이 남았다.


    ▲ 가능....48년...가능....

    그러자 곧 새벽 버스소리들이 들려왔다. 아아 나는 가장 작고 여린 모습, 이로하스틱의 형상으로 오신 그분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하였다. 나는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그분께서 떠나신 후 그 자리에 남은 예쁘장한 제품을 들여다보며 도대체 어디에 이 제품을 쓰면 좋을지 궁리해보았다. 그럼에도 추천해본다면! 아주 가끔씩, 혼자서 즐거운 상상을 하다가, 혹은 애인과 찐득거리는 대화를 하다가 몸이 달아오르면 소박한 몸 홀로여도 그분의 말씀이 들려올 때가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잠이 안 와서 하기도 하고, 심심해서 하기도 하고, 그냥 하기도 한다. 간절한 마음이 없어서인지, 무미건조한 마음으로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다가는 그분의 응답은커녕 고통과, 고독만이 가득해진다. 그러고 나면 아아 내가 이 꼴 보자고 이 고생했나, 자괴감과 괴로움이 하반신을 감싸는 것이다. 그런데 손가락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고, 취향에 맞는 시청각자료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그분을 맞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삶의 질이 시궁창이라지만 우리에게는 질의 삶을 향상시켜줄 간편한 방법이 존재한다. 문명의 발전을 찬양하자!

    나야 같이 사는 인간이라곤 없으니 침대에 누가 봐도 섹스토이인 크고 아름다운 물건이 떡하니 놓여있든, 멀티탭에는 항상 반려가전들의 충전기가 꽂혀있든 괜찮다. 하지만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 등과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로하 제품으로 절충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소음에 대해서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 바이브레이터의 형태로 나오는 제품들은 대개 한밤중이나 아주 조용한 상황에서 쓰기엔 소리가 제법 크다. 석션형 토이는 비교적 소리가 작다. 생활소음이 있는 낮에 가벼운 음악이라도 방어막으로 틀어놓고 사용하는 편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물론, 가급적 집에 사람이 없을 때 사용하는 편을 추천한다.


    ▲ 똑똑똑 발탄아 뭐하니? 똑똑똑 문 좀 열어볼래? /사진=매경DB

    아직은 부끄러운 연인들에게도 괜찮을 것 같다. 색다른 시도는 한 번쯤 해보고 싶지만 섹스토이를 본격적으로 쓰는 것은 부담된다면 이렇게 귀엽게 생긴 제품으로 마음의 장벽을 열어보는 것도 좋겠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는 상대의 의사를 잘 확인하시길. 야심차게 준비했답시고 엑스칼리버마냥 커다란 딜도를 쓰윽 뽑아든달지, 실물과 너무나도 비슷하게 생긴 제품을 가져온달지 하면 분위기만 식을 수도 있다.


    ▲ 에크스-카리바! 페이트 제로 캡처

    '애인에게 반려가전을 선물해볼까'하고 고민하다 '그럼 나랑은 하기 싫어하는 거 아닐까'하고 구매의사를 접는 수많은 분들. 맛있는 건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 토끼같은 애인이 '아-' 하고 떠먹여 주면 얼마나 맛있게. 인간의 몸은 한계가 있다. 운동을 해서 멋진 몸매를 만드는 것도 좋고 열심히 공략법을 익히는 것도 참으로 바람직하지만 당신의 손가락이 모터를 단 것 마냥 움직일 순 없다. 그리고 항상 몸이 마음 같지 않은 것, 잘 안다. 열심히 기쁘게 해주려고 애썼으나 잘 안 될 때, 몸이 지쳐서 잘 안 따라줄 때, 미안함에 풀 죽어서 주눅 들지 말고 자신 있게 토이를 꺼내 들어라. 시작 전에 달궈놓는 것도 아주 좋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이르기를, 예로부터 색수토이(色受土利)는 음양(陰陽)의 조화를 도와 정력(精力)을 보하며 성욕(性慾)의 해소를 돕고, 기(氣)의 순환을 원활(圓滑)히 하여 마음을 즐겁게 하니, 한 달 사용하면 피부(皮膚)에 광채(光彩)가 나고, 일 년 사용하면 눈에 총기(聰氣)가 돌며, 오 년 사용하면 마음의 체증(滯症)이 가라앉는다고 하였다. 허니 남녀노소(男女老少) 불문하고 사용해보되 봄이 제철이니 서두르시길 바란다. 형제자매친구 여러분, 그분께서는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십니다. 간절히 원하고 청하면, 실리콘과 플라스틱의 형상을 하신 그분께서 당신을 찾아갈 것이니 의심하지 말고 믿으십시오!

    돌도끼로 나무 찍으려고 덤비지 말고, 문명인답게 세련된 도구를 적극 활용하자. 제발.
    ▲ 돌도끼로 나무 찍으려고 덤비지 말고, 문명인답게 세련된 도구를 적극 활용하자. 제발.

    ◆맺음말

    "섹스토이의 시대가 오겠어요?"

    "아 오지요, 그거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죠."

    "근데, 그런 시대가 오면 나는 없을 것 같아요."

    [편집 오발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