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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잠자기 힘든 게 당연? 수면장애 의심해야

오완선 2019. 6. 16. 12:32



      
노인성 수면장애도 질환이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증상이 의심된다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좋은 수면이 가능하다.

나이가 들면 노화에 따라 잠이 없어진다. 노화는 우리 몸속 생체시계에 영향을 미친다. 밤낮을 구별해 신체리듬을 조절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고, 잠자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아침잠이 사라진다. 수면하는 데 20분 이상 걸리고, 수면 중 2번 이상 깨거나, 원치 않는 이른 시간에 기상하는 것이 1주일에 4회 이상 있다면 불면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때 단순 노화가 아닌 다른 내과적 질환이나 만성질환 때문에 수면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의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거나, 전립선 질환이나 과민성 방광 등의 문제로 야간뇨나 빈뇨로 잠을 설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잠을 깊게 자기 힘들고, 잠에서 자주 깨는 수면분절을 겪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다른 질병으로 약물을 복용하면서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일부 우울증 치료제, 기관지 확장제, 베타 차단제, 중추신경자극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은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장애도 단순 노화로 인한 불면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호흡장애로 위험성을 감지한 뇌가 수면 중 뇌파를 깨운다. 얕은 수면과 잦은 각성, 이른 기상의 원인 중 하나다. 불면증으로 수면클리닉을 찾은 60대 이상 노인 중 70%가 불면증이 아닌 수면무호흡증을 겪고 있었다.

대표적인 수면장애인 잠꼬대도 주의해야 한다. 노인의 심한 잠꼬대는 치매나 파킨슨병의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면서 심하게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노인은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의 3.3배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렘수면에 돌입하면 뇌간 내부 운동마비 조절 부위가 작동해 움직임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뇌간에 질환이 있거나, 운동 조절 문제가 있는 파킨슨병인 경우 수면 중에 심한 잠꼬대와 움직임이 동반된다. 수면장애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다리 움직임, 심전도 등 여러 가지 생체신호를 자는 동안 모니터링하는 검사로 수면에 대한 종합검사다. 작년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 관련 수면다원검사와 수면무호흡증 양압기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주간졸림증, 빈번한 코골이, 수면무호흡, 피로감, 수면 중 숨 막힘, 잦은 뒤척임, 수면 중 잦은 각성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있고,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비용 부담 없이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노인성 수면장애도 질환이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증상이 의심된다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좋은 수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