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으로 약 500km를 달릴 수 있는 3000만 원대 전기차인 기아의 ‘EV3’가 출시를 앞뒀다. 전기차 업계가 충전 인프라 부족과 비싼 차량 가격 탓에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EV3가 전기차 대중화라는 특명을 받고 출격하는 것이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7월 중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를 출시한다. 사전 계약은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될 계획이다. 내년도 기준으로 연간 국내 판매량 목표치는 2만5000∼3만 대로 잡았다.
EV3는 ‘EV6’와 ‘EV9’에 이은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한 기아의 세 번째(국내 기준) 전기차다. 81.4kWh(킬로와트시) 배터리 용량의 롱레인지 모델과 이보다는 배터리 용량이 다소 작은 58.3kWh의 스탠더드 모델 등 두 가지로 나왔다.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 시 501km(17인치 휠 기준)를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한 번의 충전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셈이다.
EV3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 중 처음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AI비서가 탑재됐다. 오픈AI의 생성형 AI인 챗GPT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차량과 이용자 사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헤이 기아’라고 AI비서를 부른 뒤 근처 맛집을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차량이 이를 검색해 알려주는 식이다.
가격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우수하다고 느껴지도록 책정됐다. 신기술을 빨리 받아들이는 ‘얼리 어답터’들이 이미 상당수 전기차를 구매한 상황에서 이제는 대중 소비자를 노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세운 배터리 공장(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들어간 덕에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사양이나 트림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3만5000∼5만 달러(약 4700만∼6800만 원) 사이가 타깃 가격대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맞추기 위해 지금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은 인센티브를 감안할 때 (시작가를) 3000만 원대 중반 정도까지는 하려고 현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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