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안전사양 기본 장착한 볼보 대형 SUV ‘XC90′

가격 8720만원부터.

 

볼보 자동차를 대표하는 모델 XC90은 볼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리즈인 ‘XC’ 라인의 최상위 모델이다. 연예인들도 많이 찾는 XC90은 XC60과 함께 볼보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볼보의 한국 판매량은 역대 최대(1만7018대)를 기록했는데 XC90 판매량은 약 15%(XC60은 34%)를 차지했다.

XC90은 각종 안전 장치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고 있다. 차량 자체 소음과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적고, 노면에 닿는 느낌이 부드러워 승차 및 주행이 모두 안정적이었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출시된 2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이후 큰 변화가 없는 외관 디자인은 볼보가 가진 특유의 단정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한다.

볼보 XC90 B6. /권유정 기자

시승한 차량은 XC90의 가솔린(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 B6 AWD다. 하이브리드차는 전력량에 따라 크게 마일드, 플러그인, 일반 하이브리드로 나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모터는 단독 주행이 불가능하지만, 엔진의 구동력을 돕거나 감속 시 에너지를 회수해 주는 역할을 한다.

흔들림이 적고 힘 있는 주행 성능은 장거리 운행의 피로를 덜어줬다. XC90 가솔린 모델 B6 AWD에는 48V 배터리와 가솔린 B6 엔진이 장착돼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은 6.7초다. 복합 기준 연비는 9.2㎞/L(리터)로, 도심과 고속 연비가 각각 8.0㎞/L와 11.2㎞/L다. 이날 457㎞를 주행한 뒤 연비는 10.1㎞/L를 기록했다.

볼보 XC90 B6. /권유정 기자

다양한 상황에서 운전을 돕는 각종 주행보조기능과 안전 사양도 다양하다. 차가 막힐 때는 파일럿 어시스트를 사용하면 편리했다. 급하게 운전대를 꺾을 때는 스티어링 휠을 미세하게 조정해 충돌이나 사고를 막아주는 기능이 작동했다.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측후면 접근 차량 경보, 자동 브레이크 기능 등도 탑재됐다.

다만 차량 조작이 사실상 완전히 멈추는 자동 브레이크 기능이 켜지는 시점을 예측하지 못할 경우 불편할 수 있다. 경사가 있는 곳에서 후진 주차를 하는 과정에서 측면 차량과 거리가 가까워지자 덜컹하면서 자동 브레이크가 작동했는데, 잠시 기다린 뒤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를 서서히 밟아야 해 조작이 번거롭게 느껴졌다.

 

볼보에 따르면 XC90은 브랜드의 여러 안전 시스템이 최초로 적용된 상징적인 모델로, 영국에서 지난 2002년부터 16년간 사망 사고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XC90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주관하는 충돌 안전 테스트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에 선정되기도 했다.

XC 시리즈 중 가장 큰 모델이지만 차체 크기가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통상 대형 SUV의 길이는 5000㎜가 넘는데, XC90은 4955㎜다. 전폭(넓이)은 1960㎜, 전고(높이) 1770㎜, 내부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간 거리)는 2984㎜로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볼보 XC90 B6 실내 공간 및 트렁크. /권유정 기자

XC90은 2열에서도 넓은 시야가 확보된다. 모든 탑승객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1열과 2열의 시트를 높이가 다른 극장식으로 배열한 덕분이다. 3열까지 활용하면 7인승이 되지만, 3열은 성인이 앉기에는 다소 비좁았다. 2열을 접어야 3열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불편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967L, 3열을 접으면 1007L, 2열까지 접으면 1856L까지 늘어난다.

실내 곳곳에는 볼보가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안 감성이 담긴 인테리어 요소가 눈에 띈다. 오렌지 브라운 색상의 나파 시트, 천연 나뭇결로 된 대시 보드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트는 다리 길이, 몸통 두께까지 조절할 수 있고 마사지와 통풍 기능을 탑재했다. 스웨덴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크리스탈 기어노브, 바워스&월킨스(B&W)의 사운드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XC90 가격은 트림별로 8720만원부터 시작한다. XC90 B6 플러스가 8720만원, B6 얼티메이트는 9650만원이다. 최상위 트림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리차지 T8 AWD는 1억1520만원이다. PHEV 모델은 최대 53㎞까지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2024.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