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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에 홀려 떠도는 서해안…황홀한 풍경 영광 백수해안도로

오완선 2012. 5. 23. 13:58

백수해안도로 국도 77호선 영광 구간에 만날 수 있는 해안도로다. 백수해안도로에 들어서자 갑자기 늘어난 차량 때문에 조금 놀랐으나 잠시 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도로에는 풍경과 낙조와 갯벌과 지중해 부럽지 않은 펜션과 해수온천이 있었다. 거리는 7km 남짓이지만 이틀을 머물러도 모자랄 정도로 매력적인 동선이다.


백수해안도로는 영광군 백암리 답동에서 모래미해변까지 이어지는 약 10km의 도로를 말한다. 해안도로는 해안에 접해있는 구수산이 서해로 뚝 떨어진 중턱을 지나는 77번 국도 구간과 도(읍사무소에서 면사무소 소재지를 연결하는 도로)14호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산 중턱에 있으니 도로 아래로는 급경사 지대가 있고 그 아래 바닷가에는 갯벌이 열려있다. 물이 찰 때는 세찬 파도가 절벽을 때리는, 서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길은 적당히 구불구불해서 천천히 운전하기에 적당하지만 전망에 눈이 팔릴 수도 있으니 한결 조심 운전을 해야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특히 백암전망대, 노을전시관, 365계단 등 여행 포인트 몇 곳은 길가에 차를 세워두는 경우가 많고 어린 아이들이 주의력 없이 길을 횡단하는 경우가 많으니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하는 구간도 있다. 대신리 입구가 바로 그곳이다. 내비게이션이 이끄는 데로 달리면 해안을 벗어나 내륙 도로를 달리게 된다. 이 지점에서 해수온천랜드 방향으로 가야 계속 해안을 따라 달릴 수 있다.

백암해안전망대

도로에서 바닷가 쪽으로 벗어나 있는 곳인데, 전망대 하나 달랑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망대, 레스토랑은 물론 절벽 위에 세운 펜션까지 있다. 단순히 쉬어가는 곳이 아닌, 여행의 목적지로 삼기에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전망대 앞은 영광굴비의 전통 조기 어장인 칠산 앞바다가 보인다. 전망대 옆에는 시인 이경인의 시 ‘칠산바다’가 비석에 새겨져 있다. 또 다른 시설로는 주차장과 노을 레스토랑, 노을연가 펜션이 있는데, 모두 절경의 절정에 세워진 곳이라 일년 내내 사람들 발길이 닿고 있다. ‘노을연가 펜션’은 더 이상의 전망 좋은 펜션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길로 내려가면 동백들이 나온다. 영화 <마파도>의 일부를 촬영한 곳이다. 이곳에도 절벽 바로 위 ‘쉐이리펜션’과 그 윗쪽 ‘놀마루펜션’ 등 걸출한 펜션 두 곳이 있다. 산책길도 명작이다. 해안도로 아래에 나 있는 그 길은 도보 중심 도로로 해안도로 출발지점인 답동부터 이곳 전망대까지 이어져있어서 전망대나 답동을 여행 목적지로 잡았다면 긴 산책을 계획해 볼만 하다. 거리는 약 1km로 걸어서 왕복 30분, 자전거로 10분 소요된다.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백암리 231
대중교통 영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터미널-온전’ 농어촌 버스 가자골에서 하차 후 도보
펜션 전망대 근처 노을연가펜션 061-352-0016 / 쉐이리펜션 061-353-8128 / 놀마루펜션 061-351-7455 / 답동 근처 마리나베이펜션 061-351-8884 / 동백펜션 061-352-6683 / 백수해안답동펜션 061-352-7806
정유재란 열부순절지

도로에서 보면 기와지붕과 순절지 뜨락, 그 너머로 보이는 바다가 아름다운 그림을 이루는 곳이다. 임진왜란 후기 정유재란 때 함평군 월야면 월악리에 살던 동래 전씨, 진주 정씨 문중의 부인 아홉 사람이 전쟁을 피해 지금의 영광군 백수음 대신리 묵방포에 와서 살았다. 그러나 왜군에 붙들려 대마도로 끌려가던 도중 굴욕 대신 죽음을 선택, 모두 남해 앞바다에 몸을 던졌다. 훗날 숙종 7년에 이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함평군 월야면에 정렬각과 열녀순절비를 세웠다. 원래 아홉 사람 모두의 순절비를 계획했었으나 후손들의 의견 차이가 이어서 여덟 기만 세웠다고 전해진다. 1942년 이곳에 다시 세웠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23호다.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818-3
영광해수온천랜드
백수해안도로 군도 라인 노을전시관 뒤쪽에 있다. 지하 600m에서 끌어올린 27.1°C의 염화나트륨 광천수 온천이다. 심해 온천탕, 농어촌전시관, 해수풀장, 펜션, 음식점 등의 시설이 있다. 특히 2층 해수욕탕은 아름다운 칠산 바다를 보면서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실내탕과 연계되어 있어 가족, 연인간의 잊지 못할 추억의 휴식공간으로 인기다. 이곳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이왕이면 노을 시간에 맞춰 입장, 붉은 서해를 온 몸으로 호흡해 보는 것을 권한다.

입장료 7000원 / 20인 이상 단체 6000원 / 영광군민 신분증 제시 5000원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해안로 957(대신리 764)
문의 061-353-9988
노을전시관
백수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운데 9위를 차지할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인정받은 도로다. 천천히 운전하다 노을전시관에 서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인생의 상념을 내려놓는 것을 어떨까. 해안도로 가운데 석양의 조망이 가장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이 전시장은 실내외에서의 석양 감상은 물론 노을 사진 전시, 빛에 대한 과학적 학습이 가능한 노을과학관 등의 시설이 있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해 진 후 30분 뒤에 문을 닫는다. 매우 월요일은 휴관한다. 단, 월요일이 휴일일 경우 다음날은 휴관한다.

입장료 무료, 라이더 영상 관람료 2000원 / 노을 기념 사진 촬영비 1000원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해안로 957(대신리 764)
문의 061-350-5600
365계단


계단을 올라오는 한 여자에게 물어보았다. 계단이 정말로 365개이던가요?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헥헥헥, 숨 차 죽겠는데 계단 헤아릴 새가 어딨어욧!’ 그럴만도 하겠다마는 경사와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으로 감히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맑은 날이나 석양이 내리는 시간에는 꼭 한번 내려가볼만 한 곳이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바다로 향한 데크로드가 나오는데, 데크 끝이 바로 바다로 내려가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키도록 설계, 가슴이 뜨끔해지는 순간을 즐길 수도 있다. 데크 끝에 서서 석양을 맞이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은 없을 듯. 입구 도로변에는 막걸리, 도토리묵 등 간식거리를 파는 곳도 있어서 출출한 여정을 달랠 수 있다.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우리삶옥당박물관

영광은 굴비로 유명하지만 구석기, 신석기와 패총 및 고인돌 유적을 비롯한 한반도 고대 문화 흔적이 계속 발견되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특히 백제 침류왕 원년(384)에는 마라난타가 법성면 진내리를 통하여 백제 최초로 불교를 전파했던 곳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의 토착 종교인 원불교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삶옥당박물관은 이렇게 깊은 역사를 지닌 영광의 문화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격조있는 공간이다. 우리삶 문화실에는 시대별 유물, 세계문화유산 사진, 토기제작체험실 등이 있고 옥당인물실에 가면 내가 닮고 싶은 사람, 영광의 얼굴을 빛낸 사람(수은 강항, 소태산 박중비, 공옥진), 한국의 화폐 등이 전시되어 있다. 홈페이지의 행사캘린더를 보면 현재 진행 중인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 36
문의 070-7011-6887 / http://okdangmuseum.net
법성포
백수해안도로를 벗어나 저수지 교각을 건너면 백제 불교문화 최초 도래지와 숲쟁이 꽃동산이 나온다. 이곳은 영광굴비의 산지인 법성포 권역 안에 있는 영광의 명소다. 포구로 들어가면 규모가 꽤 큰 법성포 마을이 나온다. 저녁 시간에 가면 거리가 온통 굴비 굽는 냄새로 진동할 정도로 굴비정식 전문점이 즐비한 곳이다.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법성포 좌우두는 인도승 마라난타가 A.D 384년에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최초로 발을 디딘 곳이다. 법성포라는 이름도 이 종교역사적 사건과 깊은 인연이 있다. 법성포의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 영광군에서는 이런 역사적 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부용루, 탑원, 간다라 유물전시관, 4면 대불상을 건립했고 특히 부용루의 벽면에 석가모니의 출생에서 고행까지의 전 과정을 23개의 원석에 간다라 조각기법으로 음각, 영광군은 물론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다.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백제문화로 203(진내리 812)
문의 061-350-5999
숲쟁이공원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와 법성포 숲쟁이 느티나무군을 잇는 숲이자 산책로다. 사시사철 꽃이 반발해서 지역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음력 5월 5일(6월 24일)에 열리는 법성포 단오제는 400년을 이어온 서해안 최대의 행사로 동해 강릉 단오제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을 표현하는 최대의 축제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문화 공간으로는 108계단 꼭대기에 있는 높이 23.7m의 사면대불상, 탁트히바히 주탑원을 모방해서 만든 탑원, 간다라유물관 등이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영광굴비는 먹고 가야지
일번지식당
굴비를 먹기 전 조기 얘기는 알고 가는 게 좋다. 굴비란 조기를 소금에 절여서 말린 숙성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 가운데 하나인 조기는 몸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효험이 있어서 조기(助氣)라고 썼으며 머릿속에 단단한 뼈가 있어서 석수어(石首魚)라고도 한다. 조기류는 모두 민어과에 속하며 한국 연안에서 잡히는 것은 5속 13종에 달한다고 하지만 영광 법성포 굴비는 신선한 참조기로만 가공하며 산란을 동지나 해역에서부터 추자도흑산도 해역을 거쳐 칠산바다로 외유하는 참조기를 가공 건조한 것으로 영광법성포 굴비라 한다. 영광굴비 생산자들은 법성포공판장에서 구입한 조기를 냉동 보관,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양만 해동시키고 상품 가치에 따른 선별 작업 후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이때 사용하는 천일염은 염전 1번지라 불리는 영광군에서 채취, 1년 이상 간수를 뺀 상품만 사용한다. 간이 된 조기는 크기에 따라 10마리, 또는 20마리로 엮여진 뒤 깨끗이 세척한 상태로 건조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일번지 식당은 개업한 지 10여 년 된 집이다. 굴비정식을 주문하면 병어찜, 홍어무침, 갈치튀김, 가오리와 각종 젓갈 등 밑반찬이 나오는데, 이걸 어떻게 다 먹나 싶지만 어느새 밥 두 공기에 반찬까지 싹 비워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남은 음식은 싸가지고 갈 수 있다. 메뉴는 굴비정식 한 가지다. 일번지식당 외에도 법성포 포구를 따라 일인당 1만5000원~2만원대 굴비한정식 집들이 있다.

주소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리 650-3
문의 061-356-2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