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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협곡열차, `대박` 예감

오완선 2013. 3. 26. 12:54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평소와 다른 여행을 하고 다른 풍경을 맛보고 싶으면 풍경 자체로 걸어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있죠"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은 물 위에서 보는 풍경은 길 위에서 보는 풍경과 비교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한다. 물 위로 몸을 실어야 비로소 다른 풍경이 열리는 것이다.

차를 타고 가거나 평소처럼 여행하면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이 있다.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는 백두대간의 속살을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다음달 코레일이 O-train(중부내륙순환열차)과 함께 운행을 시작하는 V-train은 풍경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결코 바라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V-train은 O-train의 가장 핵심지역인 분천과 양원, 승부, 철암 구간(27.7km)을 하루에 3차례 왕복하는, 차창을 아주 시원하게 제작한 관람 전용 열차다.

O-train을 타고 온 관광객들은 분천역에서 V-train을 갈아탄다. 아무도 찾지 않던 분천이라는 자그마한 역이 이 V-train 덕택에 남다른 매력을 갖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맨 뒤쪽 열차에는 전망칸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시속 30Km로 움직이는 열차에서 멋진 풍광을 구경하는 맛이 그만이다.

열차 뒤쪽은 통유리로 제작돼 이곳을 통해 풍광과 함께 철길이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흡사 풍경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금세라도 열목어가 물 위로 튀어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봉화의 계곡들이 마치 아이맥스 영화관처럼 펼쳐진다.

사진=연합뉴스



비경에 취해 창밖을 보다 보면 열차는 작은 창고와 같은 건물 하나만 놓여있는 골짜기에 관광객들을 실어 놓는다.

그 창고 비슷한 작은 건물이 바로 양원역이다.

양원역은 주민들이 `우리 동네에도 열차를 탈 수 있게 해 달라`는 눈물 어린 염원으로 직접 세운 작은 역이다.

역이라 하기에도 뭣한 작은 작은 역이지만 그런 애환과 애틋함이 숨어 있는 곳이다.

사진=연합뉴스



주민들의 애달픈 마음을 느껴보며 기차로 다시 오른다.

기차에 오르기 전 잠시 증기기관차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수도 있다.

객차 위로 솟은 작은 굴뚝에서 연기가 나기 때문이다.

고구마를 굽기 위해 객차마다 마련된 작은 화목난로에서 나는 연기다.

옛날 느낌 물씬 나는 기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저기 돌아가는 봉화 시골길 모퉁이에서 머리에 먹을 것을 이고 지나가는 아낙네가 금세 튀어나올 것만 같다.

"백두대간협곡열차가 대박을 칠 것 같다." 미리 협곡열차에 올랐던 많은 사람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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