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스마트폰으로 위성전화도 거뜬 .

오완선 2013. 6. 4. 12:56

AP위성통신, 사막·바다서도 터지는 어댑터 개발

우리가 일상에서 수시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그런데 만약 자연재해 등으로 지상 통신시스템이 붕괴돼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면? 아마 대부분 상상해 보지 않은 장면일 것이다. 그러나 대지진 사태를 겪은 일본에선 `현실`이다. 자연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연락을 취할 수 있는 통신 수단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통신사들이 `위성 휴대폰` 서비스에 주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성 휴대폰은 통신 위성으로 통화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재해 등으로 지상 기지국 간 연결이 파괴돼도 통화를 할 수 있다. 심지어 국가적으로 통신망을 닫아도 가능하다.

그래서 위성 휴대전화는 이라크 같은 분쟁 지역뿐 아니라 머나먼 바다를 운행하는 선박에서도 `필수품`으로 인식되며 점차 사용 빈도가 늘고 있다.

그런데 위성 휴대전화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연계해 사용하는 게 아니라 별도 단말기다. 다시 말해 자신의 스마트폰과 별개로 위성 휴대전화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앞으로 스마트폰과 위성 휴대전화를 따로 쓰는 불편함이 사라지게 됐다.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뒷면에 장착하면 바로 위성 휴대전화 기능을 하는 장치(어댑터)를 개발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AP위성통신(대표 류장수)의 `샛 슬리브(SAT-SLEEVE)`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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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 슬리브는 그야말로 스마트폰을 위성 통신으로 바로 연결해 각종 재난 발생이나 인명 구호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다. 가격은 90만원 수준이다.

AP위성통신은 아이폰용 샛 슬리브 출시에 이어 올해 말 안드로이드용도 선보일 예정이다. 류장수 대표는 "어댑터를 끼워 간편하게 쓰는 모바일 위성 전화기를 출시함으로써 위성 통신 범위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세상에서 아무리 먼 외딴 곳에서도 음성 전화와 문자 메시지는 물론 인터넷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스마트폰 자체가 고장 또는 파손, 배터리 방전 등으로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까지 감안해 어댑터 자체만으로도 긴급 위성 통화를 할 수 있다"면서 "어댑터 중간 부분에 있는 `SOS` 버튼을 누르면 미리 입력해 놓은 곳으로 전화가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사막이나 전쟁터 같은 곳에서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트위터ㆍ페이스북까지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 고장 나도 긴급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샛 슬리브는 미국이 커버하지 않는 모바일 위성사업자인 `투라야(Thuraya) 텔레커뮤니케이션스` 위성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유럽ㆍ아시아ㆍ중동 등에서는 모두 통화할 수 있다. AP위성통신이 올해 초 개발한 샛 슬리브는 이미 올해 판매량이 동났다.
생산시설 규모가 연간 10만대인데, 일본ㆍ이라크 등에서 주문이 쇄도해 연말까지 생산할 물량이 꽉 찼다. 2011년 20억원, 2012년 131억원의 매출을 올린 AP위성통신은 올해 전년 대비 244% 증가한 4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류 대표는 "지난 5년간 55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해 샛 슬리브 개발에 매진한 결과"라고 말했다.

[민석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