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살 빠질때까지...

오완선 2015. 2. 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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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늘어만 가는 비곗덩어리가 원망스럽다. 남편은 더 이상 아내를 여자로 보지 않는다. 자기의 허리띠 구멍을 추가로 뚫어야 하는 볼록배는 어째 볼 생각도 안 하고. 하지만 남편들도 생각은 다 있다. 자기의 별 볼 일 없는 외적 이미지 때문에 다른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피해의식에 자신감까지 세트로 없다. 서로 끌리는 매력이 없어 부부침실 속의 사랑은 뒷전이 돼 일주일에 한 번도 빠듯하다. 고단하고 피곤에 찌들어 그 좋던 사랑의 기쁨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 한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섹스를 하면 분당 4㎉ 이상의 열량이 소모돼 살 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BBC는 영국 국민건강보험정보센터(NHS)가 섹스의 운동 효과를 홍보하면서 바쁜 일상에 따로 운동할 짬을 내기 힘들 때 섹스는 훌륭한 대체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운동선수의 훈련에 버금가는 격렬한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섹스를 한 바가지 퍼다 체에 걸러 사랑을 쏙 빼내면 온전히 운동만 남는다. 좀 격렬히 하는 사람은 비지땀을 양푼으로 쏟아내니 운동이 된다는 말이 그럴듯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 버클리 의대 연구팀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부부 세 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에 의하면 일주일에 3번씩 정기적으로 3개월간 섹스를 하게 한 결과 체중 7㎏을 빼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뼈와 살이 타는 뜨거운 섹스는 호흡순환 기능의 활성화로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온몸의 말초혈관까지 팽창하게 만든다. 혈류 속도가 증가해 몸 구석구석까지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 신진대사가 촉진되며 노폐물이 배설된다. 격렬한 움직임 때문에 칼로리가 소모되는 것도 살이 빠지는 이유가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섹스의 쾌감을 느끼는 중추신경과 섭식중추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성욕이 만족되면 식욕도 충족되기 때문에 배고픈 줄을 모른다. 따라서 성욕 불만은 식욕으로 옮아가 밤일을 안 하는 아내는 아무리 저녁을 배 터지게 먹었다 하더라도 금방 배가 고파져 야식을 또 먹고, 그렇게 뒤룩뒤룩해지게 마련이다.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다. 섹스를 많이 하면 기(氣)가 다 빠져나가서 금방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섹스에 필요한 에너지는 100m 달리기할 때나 2층 건물을 오르내리는 정도다. 개인차가 있어 소모 열량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한 미국 성의학자에 의하면 10분간 섹스를 했을 때 소모되는 열량은 90㎉라서 등산(35㎉)이나 에어로빅(45㎉)보다 두세 배 열량 소모가 많으며, 테니스(71㎉)보다도 많다고 한다. 운동 효과는 조깅(88㎉)이나 농구(90㎉)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컵라면 하나도 400㎉가 훌쩍 넘는 걸로 보면 살짝 허탈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격렬한 섹스를 하면 땀도 나고 숨이 차기는 해도 그리 격렬한 운동이 아니며 땀도 ‘정신성 발한’이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엄청난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섹스가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은 아닐지 모르지만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한 말 중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일을 잘하기보다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게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이리저리 둘이 뒹굴다 보면 건강과 사랑의 두 마리 토끼가 잡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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