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당신때문에..

오완선 2015. 2. 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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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잠자리를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남편이 하자고 하면 아내는 달갑지 않아 하며 마지못해 다리를 벌린다. 남편이 좋아하니 그냥 한다는 여자가 많다. 아내는 아랫도리만 빌려준 채 시선은 TV에 꽂혀 있는가 하면, 계속 딴짓만 하다 비실거리며 날아가는 모기 창자를 끊어 피를 보기도 한다. 거친 숨을 몰아쉬다 잠시 내려다본 남편은 어처구니가 없어 멈칫하는데 그러면 아내는 또 그냥 계속하라고 한다. 하기 싫다고 하면 남편이 화를 낼 것이기 때문이라나. 뚫고 들어가려는 끈질긴 본능과 그것을 탄압하는 자유의 충돌이다.

왜 그렇게 됐을까? 아내 입장은 개의치 않고 섹스를 하자는 남편이 아내는 귀찮기만 하다. 남편을 위해 해드리기만 하는 아내들은 대부분 오르가슴은커녕 전희가 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빨리 빼라고 난리다. 일방적으로 문을 열고 닫는 아내들 마음과 늘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남편들은 생각해볼 일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쩌다 노크를 하면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니 남편의 야성은 무참히 짓밟힌다.

화이자 글로벌 연구 결과 한국인이 섹스를 하는 이유에 대해 ‘89%가 배우자에 대해 애정을 표시하고 육체적·정신적 친밀감을 갖기 위해, 87%가 배우자에게 성적 만족감을 주기 위해, 81%는 배우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또 ‘77%는 자신의 성적 만족을 성취하기 위해, 72.7%는 부부싸움을 한 뒤 화해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야말로 ‘너를 위한 성’이다. 자기보다는 배우자를 위해 애만 쓴다는 생각들을 하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남성의 이중적 성 가치관이 자초한 것이다. 남자들 상당수는 여자의 성적 자유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여자는 그저 가만히 누워 조신하게 받아주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며 많이 알면 골치 아파진다고 믿는다. 여자가 섹스에 능수능란하면 정조를 의심받는다. 뭘 좀 잘해보자고 불만 섞인 말로 살짝 운을 띄우면 남자는 윽박질러 아예 싹을 잘라버린다. 남편이 성감을 개발시켜 주는 것도 아닌데다 제대로 즐기지 못하니 아내는 아무 기대가 없다. 그러면서도 섹스에 반응이 없으면 나무토막이랑 하는 것 같다며 불만이다. 여자들의 보수적인 섹스 형태(37%)를 가장 싫다고 꼽으며 요부를 바라지만 막상 신나게 요분질을 하면 놀라 자빠진다.

그러니까 섹스할 때 여성은 준다고 생각하고, 남성은 따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워만 있으면 남자가 A부터 Z까지 다 알아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기는 애무받기를 바라면서 남성에게는 해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남성이 가장 좋아하는 행위는 펠라티오(39%), 커닐링구스(18.5%), 삽입운동(14.5%)순이다.

여성은 남성이 남성만을 위한 섹스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여성은 자신이 보다 잘 느끼기를 바라지만, 남성은 자신의 기쁨보다는 상대를 어떻게 만족시켜줄 것인가에 더 신경 쓰며, 오르가슴에 도달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그래서 남성은 섹스 도중 여성의 반응을 살피고, 어떤 테크닉과 체위로 해야 할지 스케줄을 즉석에서 다시 짜기도 한다. 그러고 나선 여자가 얼마나 좋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여성이 만족했을 땐 성취감을 느끼고 성적 자신감을 갖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성적 자존심이 무너지고 타격이 크다.

늘그막에 아내가 패권을 쥐면 음경은 오직 오줌 누는 길일 뿐 일거리 없어 빈 지게 지고 빈둥거리다 주저앉고 마는 꼴이 된다. 누구 좋으라고 하는 짓이 아니라 같이 좋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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