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는 2ℓ’ 고정관념 깨고
지엠, 1.5ℓ ‘올 뉴 말리부’ 출시
사전계약 1만대 돌파 큰 호응
르노 1.6ℓ 터보엔진 SM6도 인기

절대강자 쏘나타 아성 흔들
하반기 수성-탈환 공방 거셀 듯
르노삼성 SM6
르노삼성 SM6
최근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중형차시장이다. 한국지엠(GM) 신형 말리부와 르노삼성 에스엠(SM)6의 등장으로 판이 커지면서 중형차시장이 활기를 찾은 것과 동시에 현대차 쏘나타의 아성이 흔들릴 정도로 신흥 강자들의 맹추격전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선보인 중형차들은 고급스러운 사양을 갖추고 엔진을 ‘다운사이징’한 것이 특징이다. 엔진 다운사이징은 기존의 자연흡기형 일반 엔진을 항공기 엔진을 응용한 터보엔진으로 바꾸고 배기량을 낮춰 연료 효율성과 주행 성능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중형차라고 하면 배기량 2.0ℓ 엔진을 단 승용차라는 고정관념이 강했다. 이런 중형차의 기준은 최근 다운사이징 추세로 무너지기 시작해 ‘세그먼트(차급) 파괴’라는 현상을 낳았다.

한국지엠 올 뉴 말리부
한국지엠 올 뉴 말리부
가장 최근에 등장한 ‘올 뉴 말리부’는 1.5ℓ 터보엔진과 2.0ℓ 터보엔진을 단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신형 말리부는 공개되자마자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넘어서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5ℓ 터보엔진 모델은 전체 계약 대수 가운데 75%를 차지한다. 차체는 더 커졌다. 기존 모델에 견줘 전장은 60㎜ 늘어난 4925㎜에 이른다. 준대형급과 맞먹는 길이다. 한국지엠은 “차체는 커졌지만 주행 성능을 강화해 운전의 재미와 연료 효율성을 높인 점이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르노삼성은 1.6ℓ 터보 엔진을 장착한 SM6를 내놨다. 가격이 기존 모델에 비해 300만원가량 비싼데도 계약 비중은 SM6 브랜드 전체의 30%에 이른다. 중형차는 2000㏄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쏘나타
현대차 쏘나타
중형차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쏘나타는 비상이 걸렸다. 수성에 나선 현대차는 2016년형 쏘나타에 최대 230만원 할인 또는 60개월 무이자 할부 조건을 거는가 하면,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던 2017년형 연식 변경 모델을 지난 4월 앞당겨 출시했다. 쏘나타는 SM6와 신형 말리부의 판매가 본궤도에 오를 하반기에 더 힘겨운 방어전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이 SM6의 택시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고, 한국지엠은 말리부의 생산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내놓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기아차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아차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쏘나타는 지난달 8768대가 팔려 중형차시장에서 간신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추격자들에게 언제 선두 자리를 내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6월 쏘나타 판매 실적은 택시 판매분(1934대)을 제외하면 SM6(7027대)에 밀린다. 신형 말리부의 기세도 만만찮다. 6310대 판매로 3위에 오른 신형 말리부는 전년 같은 기간의 구형 모델 판매량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4위로 밀려난 기아차 K5는 2017년형 연식 변경 모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투입시켜 반격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