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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대형세단 그랜저IG 홀로 독주

오완선 2017. 2. 24. 14:04



입력 : 2017.02.23 06:05

올해 들어 준대형세단 시장에서 그랜저IG가 홀로 독주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랜저IG 출시 이전만 하더라도 준대형세단 시장은 그랜저와 K7 양강 구도에 임팔라와 SM7이 쫒아가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그랜저IG가 2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판매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달 그랜저IG는 국내시장에서 1만586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1월의 두배(증가율 110%)
를 넘어선 수준이다. 반면 기아차 K7은 지난달 신형 그랜저의 절반에 못미치는 3743대 팔렸고 르노삼성의 SM7과 한국GM 임팔라도 각각 473대, 387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말 연초에는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데다, 올 1월에는 예년과 달리 설 연휴가 끼어있어 대부분 차량의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면서 "신형 그랜저의 인기몰이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 그랜저 독주 당분간 계속

완성차 업계에서는 그랜저IG가 과감한 디자인 변화를 통해 타깃 고객층을 30~40대 패밀리 세단 수요까지 넓히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가격도 기본 모델을 3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해 준대형 세단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현대차 그랜저IG./ 진상훈 기자
현대차 그랜저IG./ 진상훈 기자

그랜저IG의 인기 요인은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사항과 젊어진 디자인 때문이다. 그랜저IG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지능형 기술패키지인 ‘현대 스마트 센스’가 현대차 최초로 탑재됐다. 이와 함께 i30에서 처음 선보인 캐스케이딩 그릴이 장착됐다.

현대차가 올해 그랜저IG의 라인업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차 효과를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그랜저IG에 가솔린 3.3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또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그랜저 최초로 2.0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도 선보인다.

신형 그랜저의 인기 덕분에 현대차 아산공장은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하고 있다. 아산공장 전체 생산 물량의 30% 수준이었던 그랜저 생산 비중은 50%까지 올린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잡았다”며 “현재 매달 1만대가 넘게 판매되고 있어 연말까지 10만대 판매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그랜저 독주 막을 경쟁차는 K7뿐

지난해 K7의 판매량은 신·구형을 포함해 5만6060대로 6만8733대가 팔린 그랜저를 바짝 추격했다. K7은 최근 5년간 평균 그랜저 판매량의 25%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위를 노렸던 경쟁 차종으로 부상한 상태다. K7과 그랜저는 플랫폼과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있다. 다만 엔진 세팅과 디자인, 안전·편의사양 등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진상훈 기자
지난해 11월 출시된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진상훈 기자

K7은 현재 그랜저의 신차 효과에 밀려 판매량이 주춤한 상태지만, 상품성을 개선한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2017년형 K7에는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LKAS),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AA) 등이 새로 탑재했다. 또 동급 최초로 미러링크와 연동된 기아 T-맵을 적용, 차와 스마트폰을 USB케이블로 연결했을 때 차량의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기아 T-맵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가격 경쟁력에서 K7이 그랜저IG에 밀린다. 그랜저IG는 3055만~3870만원이다. 2017 K7(3090만~3950만원)이 그랜저IG보다 비싸다.

◆ 그랜저에 치여 주춤한 임팔라·SM7

지난해 임팔라의 총 판매량은 1만1341대로, 월평균 900여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1300여대씩 팔렸으나 하반기 들어 500여대로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387대까지 줄었다.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모습./한국GM 제공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모습./한국GM 제공

임팔라는 출시 초기 물량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신차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가격 인상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GM은 지난해 9월 가격을 기습 인상해 소비자들의 비난을 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에서 임팔라 출시 초기에 물량을 제때 수급하지 못해 수요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SM7도 모델 노후화로 지난달 판매량이 473대에 그쳤다. 르노삼성은 SM7의 경우 LPG 모델을 앞세워 장기 렌터카 등 법인차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가격 인하 등을 통해 판매량을 늘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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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2/2017022202673.html#csidx30dd4689fd83bb6a4f28b40264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