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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경사도 부드럽게…동급 최대길이 공간활용 높아

오완선 2017. 12. 3. 12:15


무서운 막내가 태어났다. 볼보가 처음 만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볼보 XC40' 얘기다.

이미 중대형 SUV(XC60·XC90) 카드를 쥐고 있는 볼보는 지난달 XC40 생산에 나서며 전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일경제는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XC40 글로벌 미디어 시승회에 참가해 볼보 SUV 시리즈 막내의 고삐를 잡아봤다.

내년 상반기 XC40 한국 출시를 앞두고 일찌감치 상견례에 나선 것. 시승길은 만만치 않다. 탁 트인 해안도로와 스페인 북부 특유의 거친 구릉, 구불구불한 산길과 미로 같은 구도심이 배합된 총 220㎞ 구간 5시간 코스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출발해 지중해 해안도로를 달린 후 북부 구릉지(산타 페 델 페네데스·아노이아)를 거쳐 도심으로 들어오는 험난한 길. 직렬 4기통 가솔린 모델(T5)과 4기통 디젤 모델(D4)을 반절씩 나눠 탔다. '소형 SUV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산길에 접어들면서 금세 사라졌다. 20~30도 경사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T5는 247마력 1800~4800rpm에서 최대토크 35.7㎏·m에 최고속도는 230㎞/h까지 올라간다. 디젤은 190마력 1740~2520rpm, 최대토크 40.8㎏·m, 최고속도 210㎞/h다. 고속 주행에서도 비교적 조용하고 도로를 밀어내는 뒷심도 안정적이다.

XC40 최대 강점은 실내 공간. 소형 SUV지만 '작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실내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뒤 차축 사이 거리 2702㎜)와 전고(1658㎜)가 벤츠 GLA, BMW X1 등 동급 수입 소형 SUV 가운데 가장 크기 때문. 좌석 시트 아래와 도어 패널 수납 공간에는 큼직한 랩톱이나 핸드백까지 넣을 수 있다. 사각(死角) 없이 똑똑하게 공간을 나눠 쓰고 있다. 우퍼 스피커를 앞 유리창 안쪽에 붙여 통풍기 바람을 타고 소리가 흘러나오게 한 사운드 시스템, 거치대에 휴대폰을 놓으면 자동으로 무선 충전되는 기능 등 20·30세대가 좋아할 만한 '깨알같은' 디테일도 챙겼다. '안전의 볼보'를 실감한 장면도 많았다. 동급 최초로 전 차종에 기본 탑재된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켜봤다.

차가 스스로 앞차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다 차선을 이탈하려고 하자 핸들이 빡빡하게 움직이며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충돌 위기에 처하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가 멈춰 섰다.

XC40에 처음 적용된 안전기술이다. 안전 옵션이 대폭 강화됐지만 한국 출시 가격은 경쟁 모델보다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BMW나 벤츠 동종 모델가(약 5400만원)보다 300만~400만원 낮은 선에서 XC40 가격이 형성될 공산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너링이 심한 곳을 돌 때 쏠림 현상이 있다는 것은 옥에 티. 성인도 한쪽으로 몸이 쭉 쏠린다.

[바르셀로나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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