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5G 상용화 앞둔 이통 3사, 일제히 VR 시장에 '점프'

오완선 2018. 3. 1. 13:46



입력 : 2018.03.01 06:00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VR(가상현실)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9년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VR 기술의 기반이 되는 통신 기술이 빨라져 고화질·고용량 VR 서비스의 실시간 전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커질 VR 시장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VR 산업 관계자들은 이로 인한 VR 시장 활성화를 환영하면서도 통신 대기업의 관련 산업 독점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1월 7일(현지 시각) ‘CES 2018’ 행사장에서 미국 IT기업 ‘디스플레이링크’의 존 커민스 부사장이 자사의 VR(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무선 헤드셋과 컨트롤러로 총 쏘기 게임을 시연하는 모습. / 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1월 7일(현지 시각) ‘CES 2018’ 행사장에서 미국 IT기업 ‘디스플레이링크’의 존 커민스 부사장이 자사의 VR(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무선 헤드셋과 컨트롤러로 총 쏘기 게임을 시연하는 모습. / 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글로벌 회계 컨설팅 법인 'PwC'의 최근 자료를 보면 전 세계 VR 시장 규모는 2016년 8억7000만달러(약 9326억원)에서 2018년 91억달러(약 9조7552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151억달러(약 16조1872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도 VR·AR의 제품과 서비스 지출이 2017년 114억달러(약 12조2200억원)에서 2021년 2150억달러(약 230조48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113.2%인 셈이다. 이에 이동통신 3사는 폭발적으로 커지는 V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자의 콘텐츠를 내세워 시장에 뛰어들었다.

◇ SK텔레콤, 동영상·VR·소셜 합친 '옥수수 소셜 VR' 선보여

여러 명의 ‘옥수수 소셜 VR’ 고객이 가상 공간에 모여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경기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여러 명의 ‘옥수수 소셜 VR’ 고객이 가상 공간에 모여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경기 영상을 함께 시청하고 있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전시회 'MWC 2018'에 서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VR 서비스·소셜 커뮤니티 서비스가 합쳐진 '옥수수 소셜 VR'을 공개했다.

옥수수 소셜 VR은 VR 기기를 착용하고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대화하며 영상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서비스다.

2016년 출시된 '옥수수'는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로 출시 2년만에 가입자가 54%(1378만명) 늘고 총 이용시간도 출시 때보다 3배(13억8000분) 이상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통신 업계는 SK텔레콤이 잘 나가는 옥수수 서비스와 VR 서비스를 합치면 수익화가 상대적으로 쉬울 거라는 예상에 두 개의 서비스를 합친 것으로 분석했다.

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옥수수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유튜브, 넷플릭스 다음으로 잘 나간다는 평을 받고 있다"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동영상 서비스인 옥수수와 VR 서비스의 합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고 설명했다.

◇ KT, VR 테마파크 '브라이트'와 VR 콘텐츠 전용 펀드 내세워

KT와 GS리테일이 3월 초 서울 신촌에 공동 오픈 예정인 VR 테마파크 ‘브라이트’에서 모델들이 VR게임 기기들을 시연하는 모습. / KT 제공
KT와 GS리테일이 3월 초 서울 신촌에 공동 오픈 예정인 VR 테마파크 ‘브라이트’에서 모델들이 VR게임 기기들을 시연하는 모습. / KT 제공

KT는 2월 2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020년까지 VR·AR 시장을 1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하고 관련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KT는 GS리테일과 함께 3월 초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신촌에 오픈한다.

KT는 2020년까지 VR 게임방을 전국 200여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VR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콘텐츠 부족' 해결을 위해 전용 펀드를 조성해 연내 5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가 본격적으로 VR 게임방 사업에 진출한 것은 VR 시장에 좋은 신호다"며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면 저절로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드론과 연계된 VR 서비스 예상돼

구글 VR 기기를 쓰고 영상물을 대형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LG유플러스의 'U+비디오포털 VR앱'. / LG유플러스 제공
구글 VR 기기를 쓰고 영상물을 대형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LG유플러스의 'U+비디오포털 VR앱'. /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VR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2월부터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U+비디오포털'을 통해 360도 VR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이용자들은 구글 VR 전용 기기인 구글 데이드림을 통해 'U+비디오포털 VR 앱'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매년 'LG유플러스 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를 360도 VR로 생중계하며 여러 종류의 V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 업계는 LG유플러스가 최근 드론 사업에 진출하면서 드론과 연계된 VR 서비스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2017년 말부터 드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드론으로 찍은 영상을 VR 영상으로 공개하거나 드론을 이용한 VR 콘텐츠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동통신 3사가 VR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5G 상용화를 앞두면서다. 그동안 VR 콘텐츠는 저화질 영상과 유선의 기기들을 조작해야 하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업계의 전망대로 2019년 초 5G가 상용화될 경우 고화질·고용량 영상 서비스의 실시간 전달이 가능해져 이용자들이 VR 콘텐츠를 끊김 없이 즐길 수 있게 된다. 기술 발달과 고화질 영상 제공으로 VR 특유의 멀미 현상도 대폭 줄였다.

VR 시장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가 VR 시장 진입을 해 VR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에 대해선 환영하지만, 독점 시장 구축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가뜩이나 해외 VR 기업에 밀려 국내 중소 VR 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 이동통신 3사 같은 대기업이 들어올 경우 중소 VR 업체들이 하청업체로 변할 우려가 있어서다.

한국 VR·AR 산업협회 관계자는 "5G 서비스가 상용화될 경우 VR 콘텐츠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이동통신 3사 같은 공룡 기업들이 VR 시장에 들어올 경우 규모가 매우 빠른 속도로 커지겠지만 플랫폼 일부 제공 같은 독점 시장 우려도 있어 정부·중소 VR 업체들과 함께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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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8/2018022802124.html#csidxd76eff9375a0f2fb8bf2f991c7f693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