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요즘 주유소 가기가 무섭다는 운전자가 부쩍 늘었다. 또 차를 새로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연비’를 차량 선택의 주요 요소로 여기고 있다.
수년간 높은 연비로 각광을 받았던 디젤차가 배출가스 등 크고 작은 문제로 주춤하고 있는 사이,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동력계는 가솔린이 가진 원래의 장점에 전기동력을 활용하기에 성능과 효율에서 좋은 능력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지에서는 전기만 활용하기 때문에 연료소모는 ‘0’에 가깝다. 물론 전기가 부족할 경우 연료를 태워 엔진을 돌리지만 엔진 개입 비중이 단독 내연기관에 비해 적다는 점은 충분한 장점이다.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이미 시장에서도 입증된 사실이다. 현대차 그랜저의 경우 2018년 9월 누적판매량은 8만3454대로, 전년(10만4246대)대비 19.9% 감소했으나, 하이브리드는 되려 43.1%(1만7284대) 늘었다. 이에 따라 그랜저 전체에서 하이브리드 비중 역시 11.6%에서 20.7%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판매된 그랜저 5대 중 한대는 하이브리드였다는 얘기다.
수입차도 하이브리드 인기가 상당하다. 9월 누적기준으로 판매량이 5.4% 상승했다. 주도하는 브랜드는 도요타와 렉서스 등으로, 특히 렉서스의 경우 최근 주력세단 ES를 하이브리드로만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도요타는 올해 하이브리드 인기에 힘입어 2017년보다 45%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세제혜택이 일부 있으나, 그랜저를 기준으로 동일 배기량의 최고급형(하이브리드 3919만원 / 가솔린 2.4 3338만원)의 가격 차이는 600만원 가량이다. 가솔린에 추가되는 전기동력과 이를 통한 연료향상에 대한 댓가인 것이다.
이를 연료비(12일 전국 휘발유 가격 기준)로 환산하면 하이브리드는 1년에 155만6411.54원을 쓴다. 가솔린(2.4리터)은 225만1082원을 소비한다. 1년 연료비 차이는 69만4671원으로, 하이브리드를 8년 이상 보유해야 차 가격을 상쇄할 수 있다. 물론 단순 계산이어서 사용상의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그래도 적어도 5년 이상은 하이브리드를 굴려야 동일 배기량의
이와 관련 박재용 자동차미래연구소장은 "높아지는 기름값 때문에 오로지 연비만 보고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하이브리드 구입 시에는 차 가격 등 전체 비용도 고려하는 것이 진짜 경제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