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클러스터(계기판)을 비롯해 차량 내 각종 기기의 작동 상태를 표시하고 제어할 수 있는 CID(Center Information Display),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용 RSE(Rear Seat Entertainment), 리얼 뷰 미러나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RMD(Room Mirror Display) 등으로 구분한다.
디지털 계기판은 차량 속도나 엔진 회전 속도(RPM), 주행거리, 연료 상태 등 각종 알림을 표시하는 데 있어 아날로그보다 디자인 자유도가 높다. 다만, 디스플레이 특성상 강한 햇빛에도 화면이 잘 보이도록 높은 시인성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 최근에는 계기판을 핸들 틈 사이가 아닌 차량 앞 유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투명 계기반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이는 현재 간단한 주행 정보를 앞 유리에 표시하는 투명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의 진화된 형태다.
내비게이션 용도를 겸하는 CID는 그동안 대개 7~8인치 크기에 불과했으나, 테슬라가 ‘모델S’에 17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서 대화면 CID 트렌드를 이끌었다. 차량 내 각종 컨트롤 버튼을 모두 디스플레이에 담아내는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CID만으로도 첨단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줬다. 이후 볼보, 아우디 등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도 CID 크기를 비약적으로 키우거나, 2개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RMD는 최근 아우디가 선보인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e-트론'의 가상 외부 미러가 대표적이다. 가상 외부 미러는 기존 사이드 미러 대신 작은 사이드 뷰 카메라를 장착해 운전자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차량 전면 유리 옆 기둥과 도어 사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e-트론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7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차량 대시보드 좌우에 각각 한 대씩 탑재된다. 이 디스플레이는 터치 센서를 내장해 스마트폰을 조작하듯 터치로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아우디가 출시한 4세대 A8의 뒷좌석 콘트롤러용으로 5.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바 있다. 나아가 커브드 CID, 롤러블 CID를 비롯해 핸들에 부착하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RGB OLED를 2단으로 적층한 플렉시블 OLED로 클러스터용 디스플레이와 CID 시장을 겨냥한다. 특히 차량용 플라스틱 OLED(POLED)는 스마트폰용 OLED보다 제작 공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12.3인치 POLED를 기준으로 모듈을 포함한 패널 가격이 55인치 WRGB OLED와 비슷한 수준을 형성해 향후 프리미엄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2000년 초반만 해도 연간 3000만대 규모였으나, 2020년을 전후로 연간 2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초기 내비게이션 대중화로 급성장했다면 향후 5G, 자율주행 기술의 확산으로 더욱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