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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만물상)

오완선 2019. 1. 19. 10:27



입력 2019.01.19 03:06

2006년 출장을 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그때만 해도 다른 곳서는 보기 힘들던 버스를 탔다. 외관은 여느 버스와 다를 바 없는데 버스 꽁무니에서 미세 먼지, 이산화탄소, 매연 같은 오염물질은 나오지 않고 물이 뚝뚝 떨어졌다. 당시 스웨덴 과학자들이 연구용으로 만든 수소 버스였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2000년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어 2013년엔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수소 생산과 운송, 저장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 세계적으로 아직 대중화하지는 못한 상태다.

▶수소차는 차 안으로 빨아들인 공기에 든 산소를 차내 고압 탱크에 미리 넣어둔 수소와 촉매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한 후 이 전기에너지로 모터를 돌린다. 전기차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한 전기를 조금씩 소진시키며 달리는 반면 수소차는 수소를 연료로 계속 전기를 만들어낸다.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성만 해결되면 '궁극의 차'가 될 수 있다. 

[만물상] 수소車

▶작년 현대차가 내놓은 '넥쏘' 수소차는 3~5분 만에 고압 탱크에 수소를 충전해 609㎞를 달릴 수 있다. 반면 전기차는 충전에 아무리 빨라도 20분이 걸리고 최대 주행거리도 400㎞ 정도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도요타와 겨루고 있다. 수소차가 다음 세대 자동차로 자리를 잡는다면 반도체에 이어 또 하나의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다.

▶그제 정부가 현재 1800여 대 수준인 수소차 생산을 2030년 180만 대로 늘리고 2040년엔 전국 대부분 버스를 수소 버스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철도, 선박, 가정 및 건물용 난방, 발전(發電)까지 '수소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는 내가 아주 홍보 모델"이라고 하며 수소차 전폭 지원 의사를 밝혔다. 2030년 180만 대 수소차가 보급되면 "연간 3만t, 현재 발생량의 10%에 해당하는 미세 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성인 한 사람의 하루 호흡량은 22㎥쯤 된다. 현대차가 작년 출시한 넥쏘 수소차 한 대가 한 시간 빨아들이는 공기량과 비슷하다. 국내 승용차의 일평균 주행시간(2시간)을 감안하면 180만 대 수소차의 연간 공기 정화 효과는 공기 1㎥에 100㎍ 고농도 미세 먼지가 있을 경우 연간 3t 정도 된다. 수소차 180만대가 기존 가솔린·경유차를 그만큼 대체하는 효과도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2000만 대 차량의 연간 배출량을 모두 합해도 2만5000t으로 3만t이 안된다. 수소차 지원은 필요하지만 과장하면 역효과가 생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8/20190118025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