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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 폭풍질주…올 15만대 판매 눈앞

오완선 2020. 12. 29. 10:21

국내 판매량 年10만대 첫 돌파
작년보다 43% 이상 급증 전망
그랜저·K5·벤츠 E350 등 인기

보조금 폐지 등 혜택 줄었지만
뛰어난 연비·저공해 혜택 매력
전기차시대 앞두고 과도기현상

2020.12.29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량(HEV)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훌쩍 넘어 15만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구매 보조금 폐지, 취득세 감면 혜택 축소 등 세제 혜택이 일부 줄었지만 뛰어난 연료 효율성과 저공해 자동차 혜택 등으로 신차 시장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하이브리드차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3.2% 증가한 14만1758대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친환경차 내수 실적(20만977대)의 70.5%에 달하는 물량이다. 최근 3년간 8만~9만대 선에 머물렀던 하이브리드차 판매 실적은 지난 10월에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고, 이달에는 15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모델별로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3만5634대로 압도적인 판매량을 자랑했고 기아자동차의 쏘렌토(2만1246대), 니로(1만6747대), K5(1만151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쏘나타와 K7, 코나 등도 5000대 이상 팔렸는데, 이들 중 일부는 지금 주문해도 최소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E350 4MATIC(2032대), 아우디 A7(1850대), 도요타 캠리(1787대),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1773대), 볼보 XC40(1352대) 등이 1000대 이상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하이브리드차 흥행 돌풍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앞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가장 가까운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차는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은 크지만 중장기적인 수선·유지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하이브리드차는 제동 시 자동차의 운전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내장 배터리에 저장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이 탑재돼 탁월한 연비를 자랑한다. 일례로 그랜저 하이브리드 2.4 모델의 정부 공인 복합 연비는 ℓ당 16.2㎞로, 비슷한 배출량을 내는 그랜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5 모델 연비(ℓ당 11.9㎞)와 큰 격차를 보인다.

 



연비뿐만 아니라 정부의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을 충족한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했을 때 세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에서 143만원을 감면받고, 취득세도 90만원 면제된다. 다만 하이브리드차 구매 보조금은 2018년 말을 끝으로 폐지됐고 취득세 감면 한도도 2019년 140만원, 2020년 90만원, 2021년 40만원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 밖에도 하이브리드차는 저공해 자동차 2종으로 분류돼 공영주차장(수도권 기준)과 전국 14곳 공항 주차장 요금 50% 감면, 혼잡통행료 면제,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앞둔 과도기적 현상으로, 일부 전기차 구매 대기 고객들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보다 하이브리드차 성능은 물론 라인업까지 강화되면서 국내 고객들의 선택이 늘었는데, 내년부터는 유럽의 환경규제 강화 여파로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를 찾는 발걸음은 신차 시장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업체 케이카(K Car)는 올해 1~10월 자사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2018년 대비 37%가량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