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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원리도 모르고 주식투자 한다고? [주린이 상식]

오완선 2021. 4. 26. 11:29

주식을 하면 하루에 몇 번씩 보게 되는 화면 바로 '호가창'입니다. 호가창은 특정 주식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구체적으로 어떤 가격에 팔거나 사려고 하는지, 실제로 어떤 가격에 주식 거래가 이뤄졌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아 놓은 창입니다. '샌타샤와 놈놈놈' 3화에서는 호가창에 있는 정보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Q1. 호가란 무엇인가요? 주식은 어떻게 체결되나요.

호가(呼價)란, 말 그대로 '어떤 물건을 사거나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을 말합니다. 한자로 부를 호(呼)에 가격 가(價)를 쓰죠. '특정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사거나 혹은 팔겠다고 부른 값'이란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식 거래는 이 호가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체결이 됩니다. 왼쪽 상단의 파란색 숫자들이 팔고 싶은 사람들이 내놓는 매도 호가, 오른쪽 하단의 빨간색 숫자들이 사고 싶은 사람들이 내놓는 매수 호가라고 부릅니다.

미니 체결창을 보면 이를 기반으로 몇 주가 얼마에 체결(거래)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주식 거래가격과 수량만 적혀 있는데요. 메인 체결창에 들어가면 시간도 볼 수 있습니다. 파란색은 매도, 빨간색은 매수를 뜻합니다. 거래량이 많을 때는 숫자들이 빠르게 이동하지만 거래량이 적을 때는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2. 어떤 주식은 100원이 올라가고 어떤 주식은 500원이 올라가요.

거래를 하다 보면 호가가 어떤 주식은 100원 단위로 올라가고 어떤 주식은 500원 단위로 올라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주식의 가격이 어느 카테고리에 속하냐에 따라 호가 단위가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코스피의 경우 5000~1만원 미만은 10원, 1만~5만원 미만은 50원, 5만~10만원은 100원, 10만~50만원 미만은 500원, 50만원 이상부터는 1000원 단위로 호가가 올라갑니다. 코스닥의 경우는 호가 단위가 5만원까지는 같지만 코스피와 달리 5만원이 넘어도 호가는 100원 단위로 올라갑니다. 만약 어떤 종목이 10만원이 넘는데도 100원씩 올라간다? 그렇다면 코스피가 아니라 코스닥 종목이겠죠.

호가 단위가 변하는 지점은 주가의 변곡점이 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코스피의 경우 100원씩 오르던 주식이 500원씩 오르게 되는 10만원 선이 그 지점인데요. 이 지점을 주가가 지지부진하게 넘지 못하고 횡보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이를 돌파하면 빠르게 주식이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가가 변하는 단위 기준선은 심리적인 지지선 혹은 저항선으로 작동하는 거죠.



Q3. 체결 강도가 높으면 주식이 오르나요? 매수·매도잔량이 많이 쌓여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미니 체결창에 보면 체결강도라는 말이 나와 있습니다. 체결강도란 쉽게 말하면 산 사람이 많은지, 판 사람이 많은 지를 수치로 나타낸 겁니다. 매수체결량/매도체결랑×100으로 구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100% 이상이면 매수세가 강하고, 100% 이하이면 매도세가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흔히 100% 이상인 경우 매수세 즉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 주가가 상승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그 시점에 그 가격이 싸다고 생각하고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반드시 주가상승을 의미하는 지표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종목의 경우 몇 번의 큰 거래로 인위적으로 수치를 왜곡하기 쉽기 때문이죠.

매도잔량과 매수잔량. 가장 아래쪽에 조그맣게 표시되는 잔량입니다. 문자 그대로 매도하고자 하는 수량의 남은 현황과 매수하고자 하는 수량의 남아 있는 현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흔히 매도 잔량이 쌓여 있으면 안 팔리나 보다, 매수 잔량이 쌓여 있으면 사고 싶은 사람이 많은가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요. 아주 높은 가격에 팔겠다고 주문을 넣어놓거나, 아주 낮은 가격에 사겠다고 주문을 넣어놓는 등 허위 매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호가창에 나와 있는 매도·매수잔량은 거래가 체결되기 전에 주문을 취소하기만 하면 언제든 바로 없어지는 물량이기 때문입니다. 이 지표 역시 보조적으로만 살펴보아야 합니다.



Q4.시가, 저가, 고가, 상한가, 하한가 각종 가격의 의미는?

매수잔량 위쪽에는 '상-하-시-고-저'라고 돼 있고, 그 옆에 숫자가 쓰여있습니다.

여기서 '시'는 시작가입니다. 이날 주식시장 9시 개장 직후 해당 주식이 처음 거래된 가격을 뜻하죠. '고'는 이날 주식시장 거래 가운데 현재 시간까지 가장 높았던 가격, '저'는 이날 현재 시간까지 거래에서 가장 낮았던 가격을 표시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주식은 이날 8만33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해 현재 시간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가격은 8만3500원, 가장 싼 거래 가격은 8만2500원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상·하는 전일 종가 대비 30% 상·하한선인 상한가와 하한가를 보여줍니다. 상한가와 하한가는 바로 다음 질문에서 더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Q5. 상한가와 하한가란 무엇인가요? 왜 있는 건가요.

주식 투자에서 상한가는 개별 주식이 하루 동안 오를 수 있는 주가 상승폭에 제한을 두는 것을 말합니다. 반대로 하한가는 아래로 제한을 두는 것인데 똑같이 30%입니다. 예를 들어 A사 주식의 전일 종가가 1만원이었다면 이 주식은 오늘 최대 30% 즉 1만3000원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려가는 것도 7000원까지입니다. 상한가와 하한가를 두는 이유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입니다. 시장이 변동성에 취약한 경우 지나친 등락에 의해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과거 우리나라는 15%이던 시절도 있습니다.

참고로 상한가와 하한가가 없는 시장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을 예로 들 수 있죠. 그래서 미국의 게임스톱 같은 경우에는 하루 동안 100% 이상 폭등할 수 있었던 거예요. 한국에서라면 30%까지밖에 못 올랐겠죠.

최근 공모주가 핫한데요. '따상'이란 말도 이 상한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신규로 상장된 종목은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후에는 다른 주식처럼 상한가(30%)까지만 상승할 수 있겠죠. 즉 첫날 최고치로 올라가면 '따상(공모가 2배+상한가)'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여기에 다음날까지 상한가를 기록하면 '따상상(공모가 2배+이틀연속 상한가)'이 되는거죠.

상·하한가 제도 외에도 주식시장을 보호하는 장치로는 주식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그리고 VI(변동성 완화장치)가 있는데요. VI는 개별 종목의 주가지수가 급락 또는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 종목 주가가 급변할 시 2분간 단일가 매매 방식을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호가창에 보면 이 주식이 VI가 발동될 예상 가격이 쓰여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VI가 개별 종목에 적용되는 것이라면,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의 적용 범위는 주식 시장 전체입니다. 간략히 말하면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대비 주가지수가 일정 기준 이상 하락을 지속되면 모든 주식거래를 중단시키는 것이고, 사이드카는 주식 시장의 미래 가격을 의미하는 선물 지수가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멈추는 제도입니다.

호가창은 해당 종목 주가의 단기적인 흐름을 예측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좋은 참고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을 왜곡하는 가짜 매도, 매수 주문이 호가창에 포함돼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지표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주식시장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호가창의 지표는 시시각각 달라져요. 여러 투자 지표 가운데 하나로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