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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3개월이면 출고"…'폼생폼사' 6000만원대 수입차, 타는 순간 '용기백배"

오완선 2022. 6. 8. 13:24

`오프로더 황제` 랜드로버 막내들
깔끔하고 세련 `SUV 디자인 미학`
`오프로더 입문` 6000만원대 SUV
수입차 내비 고질병, T맵으로 치료

 


형보다 나은 아우 대접을 받는 이보크(위)와 디스커버리 스포츠[사진출처=재규어랜드로버]

영국 출신 랜드로버는 '오프로더 황제'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디펜더(DEFENDER)와 디스커버리(DISCOVERY)가 쌓은 이미지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모험과 탐험의 동반자로 자주 등장한다.

랜드로버는 야성적이지만 영국 신사의 품격도 갖춘 폼 나는 오프로더로 미국 태생 지프(Jeep)와 차별화했다.

랜드로버의 럭셔리 차량인 레인지로버도 품격과 모험이라는 '이율배반' 매력을 발산하며 럭셔리 SUV 시대를 열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의전차량으로 발탁됐을 정도다.


디펜더 [사진출처=재규어랜드로버]

대신 걸림돌이 있다. 비싸다. '평범'한 랜드로버는 국내 판매가격이 1억원에 육박하고, 레인지로버는 그 이상 줘야 살 수 있다. 게다가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이 내놓은 쟁쟁한 경쟁차종들도 많다.

2010년대 SUV가 대세를 형성하자 랜드로버는 디펜더와 디스커버리 차명에 걸맞게 오프로더 황제 지위를 '방어'하면서 새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을 '발견'했다.

랜드로버는 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 진입 장벽을 낮춘 '입문용 SUV'를 선보였다.

랜드로버 막내인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레인지로버 막내인 이보크다. 각각 브랜드 입문용으로 활약하는 두 차종은 국내에서 6000만원대에 판매된다.

형보다 나은 아우, 판매에선 큰형 역할




디스커버리 스포츠 [사진출처=재규어랜드로버]

두 차종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모델에 비해 작지만 역동적인 드라이빙 성능을 갖춘 도심형 오프로더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1년 출시된 이보크는 100만대 이상, 2015년 선보인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60만대 이상 팔렸다.

국내에서도 랜드로버·레인지로버 존재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판매대수는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871대다.

국내 판매되는 재규어 랜드로버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큰형이자 '원조 랜드로버' 디펜더(816대)보다 인기를 끌었다.

이보크는 같은 기간 441대가 팔렸다. 역시 레인지로버 모델 중 판매 1위다.

올들어서도 두 차종은 브랜드 기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 1~5월 판매대수는 디펜더가 287대로 가장 많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229대, 이보크는 242대로 그 뒤를 이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 국내 판매 모델은 지난해 4개에서 올해 2개로, 이보크는 3개에서 1개로 각각 줄었지만 4개 모델이 판매되는 디펜더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둬들였다. 두 차종은 랜드로버·레인지로버 전체 판매대수(1076대)의 절반 정도를 담당했다.


BMW X3 [사진출처=BMW]

인기 비결은 국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수입차 가격대로 많이 선택하는 6000만원대 공략, 아이폰을 닮은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 전천후 온·오프로드 주행 성능, 한층 스마트해진 편의성 등에 있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은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6370만원부터, 이보크가 6790만원부터다.

6000만원대에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렉서스 ES 등 수입차 베스트셀링카가 포진했다.

인기 높은 프리미엄 수입 SUV인 BMW X3, 벤츠 GLC, 아우디 Q5, 볼보 XC60 등도 이 가격대부터 판매된다.

수입차 구매자들이 가장 많은 가격대이자 프리미엄 수입차 입문 가격대에 해당해 수요도 많다.

"알아서 척척척", 오프로더 초보자에 적합




이보크 실내 [사진출처=재규어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이보크는 디자인 경쟁력도 높다. '고상'한 영국 출신답게 폼 난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W(더블유)자로 빛나는 날렵한 LED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강렬하면서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추구했다.

이보크는 자동차 디자인 미학인 쿠페를 SUV와 결합한 '쿠페 SUV' 원조다. 럭셔리 요트를 닮은 크로스 쿠페 디자인,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우수한 주행성능으로 200개가 넘는 상을 받았다.

도시에 적합한 폼나는 디자인을 갖췄지만 오프로드 주행성능도 탁월하다. '오프로더 제왕' 랜드로버가 70년 넘게 쌓아온 기술력을 적용해서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2는 현재 주행 조건에 맞는 지형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설정하고, 엔진 반응, 트랙션 컨트롤 개입 등을 조정한다.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잔디밭/자갈길/눈길, 진흙 및 요철, 모래, 암반 등 7가지 모드로 구성됐다. 운전자가 직접 선택해 주행할 수도 있다.

얼음, 눈 또는 젖은 풀과 같은 마찰력이 낮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은 30km/h 이하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준다.

"알아서 척척척" 온·오프로드에 적합한 성능을 발휘하기에 운전하기 쉽고 편하다. 오프로더 초보자도 베테랑이 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출고도 경쟁력, 대기기간 3개월




이보크 [사진출처=재규어랜드로버]

편의성도 더 향상됐다. 두 차종에 적용한 PIVI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스마트폰처럼 UI가 직관적이고 익숙하게 고안됐다.

16개 개별 모듈을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SOTA(Software-Over-The-Air) 기능도 갖췄다.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원격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수입차 고질병인 내비게이션 불편도 없앴다. 국내 최다 사용자를 보유 중인 티맵(Tmap) 모빌리티의 순정 티맵 내비게이션과 1년 무상 데이터 플랜을 포함한 eSIM을 장착해서다.

이밖에 편리한 주차를 돕는 3D 서라운드 카메라, 도강 수심 감지 기능(Wade Sensing)으로 안전·편의성도 강화했다.

보닛을 투과해 바라보는 것처럼 차량 전방을 180도 시야각으로 보여주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learSight Ground View), 필요에 따라 룸미러가 HD 비디오 스크린으로 전환되는 클리어 사이트 룸미러(ClearSight Rear Mirror) 등도 탑재했다.

코로나19 사태도 주목받는 실내공기 정화 기능도 갖췄다. 디스커버리 스포츠 P250 SE,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P250 SE는 이오나이저 기능과 PM 2.5 필터를 적용한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을 채택했다.

차량 안 공기 질을 센서가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PM 2.5 필터는 실내 공기를 청소하고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걸러준다.


벤츠 신형 GLC [사진출처=벤츠]

6000만원대 프리미엄 SUV 시장을 공략하는 두 차종은 BMW X3, 벤츠 GLC 등 독일 프리미엄 SUV와 경쟁한다.

1년 이상 대기가 기본일 정도로 인기 높은 볼보 XC60도 경쟁차종에 포함된다. 쉽지 않은 싸움이다. 서비스 품질이 개선됐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신 '랜드로버'의 70년 넘은 오프로드 노하우,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영국 SUV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경쟁력이 하나 더 생겼다. 상대적으로 짧은 출고 기간이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6개월 이상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된 요즘, 3개월 정도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