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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회, 육회비빔밥 맛있는집..

오완선 2012. 11. 4. 16:44

 

입력 : 2012.10.31 09:18

정육식당에서 구이용 부위를 커팅하고 남은 자투리 고기나 비선호 부위를 활용하기 위해 제공하는 대표적인 메뉴가 육회다. 구이용으로 내기에는 다소 퍽퍽한 부위, 이를 테면 우둔이나 홍두깨살을 간장, 참기름 양념에 조물조물 버무려 먹는 것으로 조리과정이 간단하면서도 비선호 부위의 로스를 줄일 수 있어 효자메뉴다. 술 한 잔 할 때는 육회는 최고의 안줏거리고 육회비빔밥은 식사 메뉴로는 그만이다. 육회와 육회비빔밥 잘하는 집을 찾아봤다.

<옥과한우촌>
매일 도축한 육회와 따끈한 돌솥밥의 만남

<옥과한우촌>의 생고기비빔밥(특대 1만원, 일반 7000원)은 김 가루와 무생채, 새송이버섯, 시금치, 상추, 당근, 오이, 도라지채 등 8가지의 채소 위주의 반찬과 고추장, 육회를 올려 돌솥밥과 함께 낸다. 육회는 1인분 기준 100~140g 정도로 푸짐하게 들어가는데 이곳을 찾는 고객 대부분이 ‘밥 반, 고기 반’이라고 하며 시각적인 부분에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비결은 직영 농장에서 매일 도축해오는 한우 우둔살 부위를 잘 손질해 넉넉하게 넣는 것이다. 전라도 지역은 그날 잡은 소고기를 숙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썰어 제공하는데 이것을 ‘생고기’라고 불러 이 집은 육회비빔밥 대신 생고기비빔밥이라는 이름으로 낸다.
또 하나는 고추장이다. 김해란 대표의 모친이 직접 담근 고추장을 사용하는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보다 단 맛이 적어 밥과 채소, 육회를 한데 비볐을 때 담백한 맛이 배가된다. 보통 육회비빔밥을 주문하면 밥과 나물, 육회가 동시에 담아져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밥을 돌솥에 따로 담아 제공한다. 식사메뉴인 만큼 밥의 식감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 또한 식사 제공 시 선짓국을 비롯한 다양한 제철 채소 반찬을 제공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주소 광주시 서구 치평동 1002-13 전화 (062)383-1592

<수미정육점식당>
숙성한 치마살 부위로 만들어 더욱 부드러운 육회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수지정육점식당>은 한우고기와 돼지고기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정육식당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편에는 제법 큰 고기 작업실이 있고 두세 명의 육부장들이 고기 손질을 하고 있다.
이 집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못지않게 한우육회(200g 2만5000원)의 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우둔이나 설깃 부위 대신 치마살 부위를 육회로 내는데 마블링 조직이 촘촘하게 짜여 우둔이나 양지 부위의 육회보다 식감이 부드럽고 촉촉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육회는 달걀노른자에 버무리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주문 시 육회 위에 날달걀을 얹어내면 걷어내고 맛을 본다. <수미정육점식당>의 경우도 육회 위에 날달걀을 올려 내는데 주인장 아주머니가 즉석에서 버무리려고 할 때 황급히 ‘달걀은 빼달라’고 주문했다.
노른자에 버무려 먹었을 때의 맛의 완성도에 맞춰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간이 센 편이다. 달걀노른자를 다시 달라고 한 후 버무려 먹었을 때 진한 맛이 중화됐다.
이 집은 정육식당 치고는 제철식재료를 활용한 밑반찬 4~5가지가 제법 푸짐하게 잘 나오는 편이다. 육회마니아라면 주문 시 좋아하는 부위와 숙성 정도를 이야기하면 맞춤형 육회를 만들어준다는 사실.
주소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201-1 전화 (031)276-8882


<새벽집>
소고기 양지 푸짐하게 넣은 육회비빔밥 별미

전라도에서 공급받아오는 한우암소와 다양한 전라도식 반찬으로 유명한 한우전문점 <새벽집>은 고소한 풍미의 암소고기만큼 육회비빔밥(8000원)으로도 유명한 집이다. 전체 판매율 30% 이상, 점심에만 90% 이상 판매될 정도로 대표적인 메뉴다.
이 집을 얼핏 보면 정육식당 같다. 매장 한쪽에서 4~5명의 직원들이 둘러 모여 고기를 일일이 손질한다. 부위별 커팅 작업을 세심하게 해 자투리 고기를 최대한 확보, 남은 고기는 사이드 메뉴로 활용도를 높이면서 로스를 줄이는 것이다.
비빔밥에 올라가는 육회는 양지 부위를 사용한다. 육회와 함께 숙주나물과 당근, 고사리, 애호박, 콩나물 등 심심하게 무치거나 데친 채소와 나물을 푸짐하게 넣는다. 적당하게 씹히는 식감과 나물의 아삭함이 잘 어우러진다.
육회비빔밥을 주문하면 김치, 다양한 김치 종류와 김, 간장, 선지해장국이 같이 제공된다. 비빔밥을 김에 싼 후 간장에 찍어먹는 것이 별미고, 선지와 콩나물을 넉넉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인 선지해장국은 육회비빔밥과 함께 셀링포인트 구실을 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29-10 전화 (02)546-5739


<버드나무집>
함평식 고추장 양념 육회비빔밥

1977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첫 매장을 오픈 한 후로 근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달달한 주물럭을 판매하고 있는 <버드나무집>은 수원식 갈비와 주물럭으로 오랜 시간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집이다.
사실 <버드나무집>은 주물럭과 함께 매일 한정판매를 하고 있는 갈비탕이 유명하다. 그러나 갈비탕으로는 잡지에도 여러 번 게재된 적이 있고, 이제 <버드나무집> 갈비탕 맛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메뉴로 접근해보려고 했고 얼마 전 육회비빔밥(1만2000원) 메뉴를 새롭게 구성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남 함평식의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육회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콩나물과 애호박, 당근, 버섯, 고사리, 무, 시금치 등의 채소를 푸짐하게 넣고 생달걀 노른자와 다진 마늘 양념, 고추장을 올려 낸다.
육회를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올린 전남 스타일의 육회비빔밥은, 육회에 간을 거의 하지 않는 기존의 육회비빔밥에 비해 덜 심심한 맛이다.
<버드나무집> 육회는 고가다. 150g에 4만5000원, ‘프리미엄 육회’로 고급화,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좋은 등급의 채끝 부위를 사용하고 천연소금과 참기름 정도로만 간을 해 식감과 풍미를 잘 살렸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40-5 전화 (02)3473-4167


<백수식당>
생고기와 채소의 ‘담백한’ 어울림

고추장 양념에 슥슥, 빨갛게 비벼 먹는 육회비빔밥이 아닌 간장 소스에 담백하게 비벼먹는 육회비빔밥(특 1만2000원 보통 1만원)을 소개한다.
경북 예천군 예천읍에 위치한 <백수식당>은 고추장 양념 대신 간장 양념을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얼핏 간이 심심한 듯 하지만 육회고기와 밥, 나물 등 각 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살리는데 주력, ‘신선한’ 맛을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은 숙주나물과 고사리, 미나리, 당근이 전부다. 시금치 대신 미나리를 사용한 것은 아삭한 식감과 톡 쏘는 풍미를 위한 것이다. 양념 베이스가 간장이라 먹다 보면 다소 느끼할 수 있는 맛을 미나리가 잡아준다.
육회는 예천 한우를 사용하고, 기존 육회비빔밥의 육회에 비해 가늘게 썰어 넣는다. 고기의 미세한 질감을 제대로 느끼라는 주인장의 배려다. ‘채 썬’ 수준으로 낸다. 부드러우면서 고기의 질감이 살아있다. 육회를 즐기지 않는 고객이 방문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고기를 익혀달라’고 주문하면 기꺼이 익힌 후 밥에 올려준다.
이집의 단출한 육회비빔밥 메뉴가 인기 있는 이유는, 한적한 시골에서 맛보는 소박한 상차림에 정겨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양이 적다는 사실.
주소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 196-7 전화 (054)652-7777


<산호>
육회가 산더미처럼 나오는 육회비빔밥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산호>는 한식, 그 중에서도 남도식 요리를 모던하게 풀어 선보이는 곳이다.
전라남도 해남이 고향인 부친의 영향을 받은 김도연 대표는 다양한 남도식 요리를 개발하고 조미료를 일절 배제한 건강식을 지향, 고급 한식전문레스토랑을 표방한 것이다. 각 산지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육회비빔밥(특 1만원 보통 8000원)을 주문하면 계절 채소 세 가지와 국 종류 한 가지를 상에 낸다. 그릇은 방짜유기를 사용한다.
우선 앞에서 소개한 집들 중에 육회를 가장 많이 제공한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육회는 따로 양념을 하지 않고 담백한 상태 그대로 올렸다. 채소는 당근과 채 썬 깻잎, 새싹만 단출하게 넣는다. 육회를 푸짐하게 넣어 메인 재료에 충실한 것이다.
육회비빔밥 반상(1만2000원)을 주문하면 육회비빔밥과 갓김치, 명란젓, 구운 김과 무국을 제공한다. 반찬에 조금 더 신경을 쓴 코스다.
한국식 요리를 모던하게 풀었다는 점과 일반 육회비빔밥에 비해 육회 양을 상당히 푸짐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그러나 양념(고추장) 맛을 조금 더 보완해야 할 듯 하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25-7 전화 (02)517-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