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육류도 ‘웰빙식’으로 섭취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파와 버섯, 양파, 당근 등의 채소를 곁들일 수 있는 전골식 불고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불판 아랫부분의 육수에 채소와 당면을 넉넉하게 넣고 끓여 먹고 난 후 남은 국물에 밥까지 볶아 먹는다면 제대로 된 화룡점정.
그러나 전골식 불고기를 잘하는 집이 드물다. 사실 ‘잘하는 집’이라는 기준도 모호하다. 가정에서 엄마가 해주는 불고기의 참 맛이 그리울 따름이다. 그래도 요즘은 추억의 불고기를 내는 집들이 종종 생겼다. 가격대비 맛과 푸짐함, 메뉴 구성이 제법 괜찮은 곳들을 모아 소개한다. 모두 한우(韓牛) 저지방 부위를 사용해 제공하는 곳이다.
최고급 등급 한우로 만든 야들야들한 불고기, 서울시 도봉구 ‘맛보고 갈비둥지’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의 <맛보고 갈비둥지>는 수제삼겹갈비를 판매하는 곳이다. 돼지고기의 뼈삼겹 부위를 간장베이스 양념에 잰 갈비메뉴가 특징이다. 뼈삼겹갈비와 함께 이 집은 한우불고기(200g 1만원)와 한우가마솥소고기국밥(7000원), 돼지묵은지전골(7000원) 등의 10가지 넘는 식사메뉴를 구성해 다양한 고객층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 맛보고 갈비둥지
이 집 한우불고기는 1인분 기준 200g에 1만원. 슬라이스한 한우 목심 부위를 간장베이스 양념에 버무려 하루 정도 숙성하는데 소스는 불고기용 간장을 사용한다. 배와 사과 등의 과일을 넉넉하게 넣어 육질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것도 특징이다.
육류도 한우 1++ 등급을 사용해 저지방 부위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야들야들하다. 불고기는 고기를 슬라이스 하기 때문에 낮은 등급을 사용해도 괜찮지만, 최고급 등급으로 원육의 맛을 배가했다. 여름철에는 냉면과 세트메뉴로 구성, 1만원에 불고기와 냉면을 같이 먹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반찬과 서비스 메뉴를 푸짐하게 차려낸다는 점도 포인트. 직접 빚어 만든 수제만두와 떡갈비, 깍두기, 배추김치, 무·고추장아찌, 나물무침 등이다. 손님이 직접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달걀프라이를 해먹을 수 있도록 주문 시 생 달걀을 서비스하기도 한다.
주소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716 전화 (02)3494-5585
만원 한 장에 한우불고기가 무한대로!, 서울 마포 ‘화우명가’
‘무한리필’ 행사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은 떨어지는 음식 품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것이다. 음식을 푸짐하게 먹으면서 퀄리티도 받쳐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의 한우전문식당 <화우명가>에서는 질 좋은 한우고기를 무한대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1인 1만원에 1+등급의 한우불고기를 평일에는 12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 화우명가
또 한 가지 특징은 즉석양념불고기라는 것. 일반적으로 간장 베이스 양념에 하루 이틀 가량 재어두는 것이 아니라 미리 슬라이스 해놓은 고기를 주문 시 양념에 즉석에서 버무려 내는 방식이다. 좋은 등급의 한우 목심을 사용하기 때문에 육질의 신선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 즉석양념 식인 일본식 야키니쿠가 국내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듯이 <화우명가>의 즉석양념불고기도 선호도가 높다.
당면과 양파, 대파, 당근은 움푹하게 패인 불판 가장자리에 간장소스와 함께 담겨 있고 불고기는 냄비의 중간쯤에서 노릇하게 굽힌다. 맛은 평균치보다 조금 더 달착지근한 편. 심심한 간을 선호하는 이들의 입맛에는 달 수 있지만 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오는 가족단위 고객에게는 딱 맞는 간이다.
가끔 주인장에게 따로 주문하면 생 달걀을 가져다 준다. 생 달걀에 불고기를 푹 담갔다 먹으면 일본식 불고기 스키야키를 먹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이 정도 등급의 한우불고기를 객 단가 1만원에 무한대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매력이다. 함께 나오는 시래기 반찬이나 강원도 태백의 고랭지 배추로 담근 김치는 불고기 맛을 더욱 살려준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173-29 전화 (02)702-6034
불고기도 먹고 비빔밥도 먹고 이름 하여 ‘불고기비빔밥’, 경기도 안성시 ‘무한정’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의 <무한정>에서는 1인 기준 2만2000원에 한우고기를 무한대로 먹을 수 있는 한우전문식당이다. 점심메뉴 역시 ‘푸짐함’을 주 무기로 했다. 대표적인 것은 한우불고기비빔밥(8000원)인데 전골식 불고기(1인 기준 130g)와 비빔밥을 같이 제공한다. 우선 1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전골식 불고기와 비빔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보통의 식당에서 ‘덮밥’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메뉴와 달리 서울에서 한우불고기를 먹으려면 1인당 기본 1~2만원 이상씩 지불해야 하지만(이마저도 강남권에서는 힘든 경우가 많다) 단돈 8000원에 다양한 채소가 들어간 비빔밥과 불고기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 상당한 인기 메뉴다.
- 무한정
불고기는 한우암소의 저지방 부위를 사용한다. 암소는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뛰어나다. 그래서 이 집의 불고기는 적당히 씹히는 맛이 좋다. 고기도 다른 불고기전문점들에 비하면 살짝 두껍게 썬 편이다. ‘볼륨감 있는 맛’이라고 설명해도 좋을 성 싶다. 이 불고기를 비빔밥 위에 푸짐하게 올려서 먹으면 풍족한 불고기비빔밥의 한 끼 식사가 된다. <무한정>은 경부고속도로 안성IC에서 2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빤한 휴게소 음식에 질렸다면 한 번쯤 방문해도 좋을 것이다.
*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간단한 한우파티(?)를 해도 좋겠다. 1인 기준 2만2000원에 한우암소고기가 무한리필이다. 식사메뉴로 육개장(8000원)에 대한 평가도 좋다.
주소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 383 전화 (031)655-8595
35년 전통이 만들어낸 옛날식 서울 불고기의 참맛, 서울시 중구 ‘보건옥’
오래 되고 아날로그적인 것일수록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무엇이든 세련되고 간편한 것이 최고라고 치는 요즘, 그만큼 ‘먼지 묻은 아름다움’이 흔하지 않아서다. <보건옥>은 미식가들 사이에선 이미 알아주는 오랜 불고기 맛집이다. 35년 전부터 이곳은 정육식당 콘셉트로 공급받은 소고기를 주인장이 직접 손질해 구이와 불고기메뉴로 제공해왔다.
- 보건옥
등심이나 차돌박이(각각 150g 2만원)와 함께 이 집은 서울식 옛날 불고기(130g 1만3000원)이 대표적인 집이다. 1+등급 이상의 한우암소 앞다리 살을 슬라이스한 후 즉석에서 양념해 제공하고 몽고간장과 다진 마늘, 참기름, 설탕 등 기본 재료로만 맛을 내는데 간이 짜거나 달지 않고 비교적 심심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건옥>의 매력은 맛도 맛이지만 허름해 보이는 식당 외부, 내부와 친근한 분위기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입구 쪽에서 주인장 할아버지가 고기작업을 하고 있고, 자리에 앉자마자 10가지가 넘는 정갈한 반찬들이 푸짐하게 상에 오른다.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와 함께 불고기를 맛보고 있는 50~60대 중·장년층과 넥타이 풀어 멘 30~40대 직장인들의 모습도 이 집 분위기에 한 몫 한다.
불판은 둥글넓적하게 파인 불판을 사용해, 불고기와 각종 채소, 당면을 간장 소스 안에 한꺼번에 넣고 자글자글 익혀먹을 수 있도록 한다. ‘옛날 불판에 달라’고 주문하면 가장자리만 움푹 팬 옛날식 불판에 불고기를 제공한다. 배추김치와 콩나물무침, 멸치고추장조림, 부추김치, 쌈채소 등 8가지 가정식 반찬을 정갈하게 차려낸다.
주소 서울시 중구 주교동 252 전화 (02)2275-3743
불고기전문점으로 포지셔닝, 세미한정식풍 반찬도 일품!, 인천시 남동구 ‘경성한우불고기’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의 <경성한우불고기>는 <경복궁> 출신, 10년 경력의 이로현 조리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 집의 특징은 불고기를 메인으로 내세워 ‘불고기전문점’으로 특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석에서 양념하는 한우생불고기(200g 1만2000원)와 하루 정도 양념에 재워놓는 한우양념불고기(200g 1만1000원)로 나누었다.
생불고기의 양념은 육수에 양파와 파, 과일 등을 통째로 넣어서 2시간가량 끓인다. 고기를 양념에 즉석에서 버무려 상에 내야 하니 양념을 미리 ‘조리해’ 놓는 것이다. 양념불고기는 간장베이스 양념에 고기를 6시간 이상 재놓는데 맛이 달착지근한 편이다.
- 경성한우불고기
일반 서울식 불고기 스타일로 황동판에 육수를 붓고 당면과 각종 채소, 수제비를 넣어 끓여먹는 방식이다. 일반 당면 대신 납작당면을 넣어 식감이 탱글탱글하고 진한 육수의 간도 잘 뱄다. 생불고기는 일반 돌판을 사용한다. 국물 없는 불고기를 지향한 것이다.
고기는 한우의 목심 부위를 사용한다. 저지방 부위지만 식감이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이로현 대표는 “슬라이스 커팅과 숙성에 그 비결이 있다”고 설명한다. 불고기와 함께 차려내는 11가지 반찬도 상당히 어필하고 있는 부분이다. 잡채와 각종 샐러드, 마파두부, 장아찌, 튀김, 전 등 세미한정식풍에 가까울 만큼 정갈하고 맛도 수준급이다.
주소 인천시 남동구 만수6동 1024-13 전화 (032)461-9392
입력 : 2012.1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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