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건강

문제는 전립선...

오완선 2013. 1. 2. 07:55

삼한사온(三寒四溫)은 개가 물어갔는지 춥고 또 춥다. 인체는 겨울의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줄어들고 탄력성이 떨어져 고혈압과 심장병이 악화되고, 뇌혈관 질환도 생긴다. 그리고 겨울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땀의 배출을 줄이기 때문에 체내 수분량이 늘어 소변의 양이 왕창 늘어나 방광에 소변이 자주, 많이 찬다.

추워지면 따뜻한 커피나 차를 많이 마시게 되는데 여기에는 카페인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느끼게 한다. 술을 마시는 것도 신경을 억제해 방광의 감각과 수축력을 떨어뜨리는 데다 신장에서 여과되는 혈액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소변이 늘어나 골치 아파진다. 한파에 수도꼭지가 얼어붙어 물이 잘 안 나오는 것처럼 추우면 골반 근육, 방광 입구와 전립선을 둘러싸고 있는 요도의 평활근이 잔뜩 웅크리고 쪼그라들어 방광의 배뇨 기능을 약화시켜 급성 요폐로 소변을 잘 못 본다. 소변이 나오지 못하면 방광이 풍선처럼 부푸는데, 너무 끔찍하게 아파서 대굴대굴 구르다 응급실로 실려 가기 십상이다. 그런 데다 소변이 역류해 신장에 해독을 끼칠 수도 있다.

간덩이가 부으면 뵈는 게 없는 것처럼, 전립선도 살이 팅팅 찌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감기에 걸리면 항히스타민 성분이 든 감기약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방광의 배뇨 기능이 더 나빠지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있는 약 20g 정도의 밤톨 모양으로 생긴 것인데, 나이가 듦에 따라 점점 커지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커져 계란만큼 커다랗게 된다. 전립선 비대증은 60대 남성의 60%, 70대의 70%, 80세 이후엔 80%가 시달리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전립선의 중심을 정낭과 정관에 연결되는 사정관과 오줌길이 관통하고 있어 사정할 때 정액을 분출시킨다. 전립선이 맛이 가면 발기력이 약화되고 성욕이 감퇴되고 사정감이 줄어들면서 사정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성생활에도 빨간불이 빤짝거린다.

못 참을 것 같아서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면 나오지 않아 힘을 부쩍 주거나 한참 뜸을 들여야 나오고, 소변 줄기가 약해 찔끔거리며 변기로 튀거나 질질 흘리다 방울방울 떨어져 다 보고 난 뒤에도 시원치 않고 방광에 오줌이 남아 있는 듯한 찜찜한 느낌이 들어 화장실 문턱을 풀방구리 드나들듯 드나들지만 그 새를 못 참고 팬티에 오줌을 지리기도 한다. 더 미치는 것은 한밤중에 몇 차례나 깨어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바람에 본인뿐 아니라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까지 잠을 설치게 해 그나마 쌓아놓은 마일리지를 깎아 먹는 일이다.

나이 든 남자들은 누워서 코 푸는 것보다 더 쉬운 오줌 누는 것을 잘 못 해 낑낑거리기 쉽다.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웃음’이라는 책에서 두 살 때는 똥오줌을 가리는 게 자랑거리인데, 85세 때도 역시 그렇다고 썼다.

아내들은 시원하게 싸는 기분을 알까? 변기 나프탈렌을 스리쿠션으로 돌리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만 파리 한 마리도 어쩌지 못하는 남편. 낑낑거리며 힘만 주는 안쓰러운 남편을 위해 반신욕 물 따끈하게 받아드리고, 몸을 따뜻하게 해 교감신경 화나시지 않게 하는 것이 으뜸이다. 혈액순환에 좋다는 토마토, 복분자, 마늘, 은행을 한꺼번에 배 터지게 먹이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끈질기게 드리는 것은 버금일 것이다. 따뜻한 봄이 올 때를 기다리기에는 겨울이 너무 길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