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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력 비교…해·공군력, 일본 절대 우세

오완선 2013. 12. 9. 16:21

배수량 4000톤 이상의 중(重)전투함 40척을 앞세운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독도를 향해 진격한다. 우리 해군이 뒤늦게 중전투함 9척으로 대응에 나서지만 중과부적이다. 공군 전투기도 출격하지만 공중급유기가 없어 독도 인근에서 필요한 작전 수행이 어렵다. 결국 독도는 손쉽게 일본에 점령당하고 만다.

우리로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시나리오다. 물론 이는 가상 시나리오에 불과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아베 정권이 동북아 지역에서의 국제적 마찰도 불사하고 노골적으로 일본을 군사 강국으로 변화시키려는 호전적 시도를 공공연히 행하고 있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외교적 갈등을 불러왔던 일본의 비이성적인 행위는 부지기수였다. 따라서 최근 관계가 악화됐어도 과거 사례와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당장 한국과 일본이 전쟁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10월25일 실시한 독도 방어 훈련에서 해군 특전대대 UDT SEAL 및 해양경찰 특공대 대원들이 해군 UH-60헬기에서 강하 훈련을 하고있다. ⓒ 연합뉴스
한국 우세 지상군, 한일전에서는 힘 못 써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전쟁에 대비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전쟁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전쟁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군사적 충돌은 인접 국가 사이에서 벌어진다. 따라서 지금 아무리 관계가 좋더라도 만일을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어느 나라에서든 주변국과의 군사적 대결에 대비하는 것이 군의 당연한 임무다. 그것은 우리 국군도 마찬가지여서 당장의 위험 세력인 북한이 우선 신경 써야 할 대상임에 틀림없지만, 더불어 냉전 시기에 적국이었던 중국·러시아도 유사시 군사적 충돌을 염두에 둬야 할 대상이다. 물론 그중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도 포함된다.

만일 지금 당장 한국과 일본 사이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설령 전면전이라도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현대의 전쟁은 상대방을 점령한 후 마치 식민지처럼 수탈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군사적 점령보다 이후의 관리가 더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전면전이라면 당연히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하지만 한일 양국 모두가 재래식 무기만 보유한 현재의 군사력을 고려할 때 제2차 세계 대전처럼 전 국토를 전쟁터로 삼는 전략을 택하기는 어렵다. 육지로 국경을 맞댄 사이라면 지상군의 충돌이 벌어지겠지만, 한일 간은 어느 일방이 바다를 건너가야 하므로 전통적 방식의 전면전은 어렵다.

결국 해군과 공군이 전면에 나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육군은 우리가 압도적으로 강하지만 해·공군력에서 열세라는 점이 문제다. 한국이 승리하려면 대규모 지상군을 일본 본토에 신속히 상륙시켜 요충지를 점령한 후 일본의 전쟁 수행 의지를 꺾어야 하는데, 우리의 상륙전 능력과 일본의 해상 차단 능력을 고려한다면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반대로 일본 지상군이 한반도에 상륙한다면 전력의 열세로 우리 육군에 일방적으로 밀려 참패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일본은 지상군을 투입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대신 우위에 있는 해·공군력을 최대한 이용해 한반도 외곽을 봉쇄하는 전략을 구사하려 들 것이다. 이는 한일 양국의 현재 전력을 비교해보면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지상군은 약 50만명의 상비군을 보유한 국군이 약 16만명의 육상자위대를 압도하는데, 기갑 포병 등의 전력도 2~3배 정도 우리가 앞선다. 따라서 순수하게 지상군 간에 교전이 벌어진다면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되지만, 전쟁이 그렇게 진행될 가능성은 없다. 당연히 일본은 그들의 장점을 최대한 앞세우려 할 것인데, 그런 면에서 특히 그들의 해상 전력은 가히 위협적이다.

해병대까지 포함해 7만여 명을 보유한 한국이 병력에서 앞서지만, 단지 그뿐이다. 일본의 해상자위대는 4만5000명에 불과하지만 재래식 전력으로만 따진다면 미국 다음 수준으로 평가될 만큼 막강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양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배수량 4000톤 이상의 중(重)전투함이 우리는 9척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40척이 넘는다. 일본은 33척의 구축함 외에, 15척의 호위함 가운데서도 4000톤 이상의 실질적인 구축함 기능을 갖춘 군함이 상당수다. 여기에 더해 엄청난 수중 전력과 해상 항공대 전력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다. 이를 이용해 한반도를 멀리서부터 봉쇄한다면 전략 물자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우리에게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외부의 도움이 없다면 일본은 우리의 해상로를 막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전략적 우세를 달성할 수 있다.

   
독도에서의 제한적 국지전 가능성 상존

항공 전력은 숫자에서 대등하지만 질적인 면에서 일본이 조금 앞선다. 특히 조기경보기와 공중급유기 같은 지원기 분야의 격차가 크다. 하지만 일본 전술기들의 공격 능력에 일부 제한이 있고 우리의 방공망이 상당해 한반도까지 날아와 작전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양측 모두 상대의 종심 깊숙이까지 날아가 공격을 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한일 간의 전면전은 제약 사항이 많아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전쟁을 일으킨 쪽에서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런 시도를 함부로 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호전적인 일본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인 국지전인데, 결국 외교적으로 국제 분쟁 지역화하려 애쓰는 독도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전투 지역이 작지만 이곳을 점령했을 때의 상징성이 크고, 특히 해군력이 우세한 일본이 자신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전투를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저지하려면 우리 공군의 분투가 요구되는데 문제는 공중급유기가 없어 독도 인근에서 필요한 만큼 작전을 원활히 펼치기 어렵다. 이 점도 일본이 독도를 국지전 대상으로 노릴 만한 이유다.

물론 지금까지의 내용은 단지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현재 양측의 전력을 기준으로 상상할 수 있는 이런 사실이 비록 속상하지만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당장은 북한이 가장 커다란 위협이지만 한일 간의 군사력 차이는 향후 우리에게 어떠한 준비가 더 필요한지 알려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비록 초반에 어려웠지만 임진왜란 떼 우리는 꿋꿋한 항전 의지로 침략자를 물리쳤다. 반면 300년 후인 구한말에는 엄청난 국력과 군사력 차이에 눌려 제대로 저항도 못해본 채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어느 정도의 차이는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격차는 저항을 포기하게 만들어버린다. 지금도 두고두고 되새겨야 할 역사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