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25

오완선 2013. 12. 24. 20:00

 

우스갯소리로 삶에서 가장 즐거운 것은 앉아서 하는 마작, 서서 하는 골프, 누워서 하는 섹스라는 얘기가 있다. 마스터스대회에서 최초로 3승을 했던 지미 디마렛은 골프와 섹스는 능숙하게 잘할 줄 몰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유일한 2가지라고 했다. 하고많은 운동 중에 골프에 빠지는 이유는 무식하게 말해서, 구멍에 공 좀 집어넣겠다고 한나절을 걸어 다니면서 크고 작은 막대기로 힘쓰는 일을 즐기는 것이다.

 

유난히 골프를 섹스와 연결하는 유머가 수십 개 버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은 골프 게임의 독특한 요소와 골프 코스가 섹스 메타포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중 제일은 구멍 맛보기인데, 설명이 필요 없는 골프 어록의 대명사 격이다.

 

맛을 잘 보기 위해서는 우선 컨디션(Condition)이 좋아야 한다. 나인 홀을 넘어서면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하면서 하체 중심이 무너져 톱볼이 나오거나 뒤땅을 치기 십상이니 평소에 체력 관리를 잘해 둬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일 때 컨트롤(Control)을 잘해야 한다. 힘만 믿고 들이대다 망신살 뻗치는 수가 있다. 페어웨이가 좋을 때는 티샷할 때 드라이버보다 우드를 잡아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데 폼 잡으려고 힘으로 밀어붙이다가 OB 나기 일쑤다. 남자들은 아무 때나 힘자랑을 하고 싶어, 살살 하고 싶은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나게 피스톤 운동하며 좋아하다 부르르 떨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팽 당하는 수가 있다. 요즘은 김치 구덩이 팔 일도 없고 이삿짐 나를 일이 없으니 힘센 남자로서 존재감이 없어져 구멍이라도 신나게 쑤셔대고 싶어 하지만 아내는 아프기만 할 뿐 절대로 좋아지지 않는다. 자기 혼자 흥분해 사정을 조절할 능력이 없는 조루 환자는 결국 잠자리에서 내쳐질 것이다.

 

또한 집중력(Concentration)이 절대적이다. 플레이 도중 딴생각을 하다 보면 삑사리 나듯이 걱정거리가 많으면 발기가 시원찮거나 하는 도중에 발기력이 떨어져 낭패를 보기 쉽다. 그러니까 충청도 할아버지처럼 기껏 땀 흘리며 하고 나서 ‘워뗘?’ 하면 할머니가 ‘헌 겨?’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감(Confidence)도 있어야 한다. 특히 퍼팅할 때 ‘과연 넣을 수 있을까’보다는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살짝 톡 치면 땡그랑 하고 청아한 소리를 내며 골든벨을 울릴 것이다. 자신감이 없다면 실수가 잦아지고, 상대방의 페어플레이에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일찍 사정할까 봐 조바심 내거나 ‘아내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강박감에서 벗어나 반드시 땀나게 할 수 있다는 임전무퇴의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골프 코스는 여인의 몸과 닮았다. 굴곡진 페어웨이와 그린, 그리고 홀컵, 벙커와 연못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는 각각 여체를 연상케 한다. 코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교감해야 코스를 정복할 수 있다. 때문에 아내의 어디가 제일 아킬레스건인지, 다크호스인지는 꼭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골프를 즐기는 목적이 오직 스코어가 아니라 건강과 친목에 있는 것처럼 잠자리 역시 오직 거기만 공략하는 것은 최악이다. 여기저기 골고루 신경을 써야 숲 속을 헤매거나 모래나 물에 빠지지 않고 무사히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처럼 모든 홀을 공략하다간 가정의 달 오월에 패가망신하지 않을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07.03기사입력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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