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24.

오완선 2013. 12. 24. 19:58

성경원 박사의 성경시대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찜질방이 아줌마들의 수다 공간일 뿐 아니라 파릇파릇한 젊은이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찜질방은 남녀 공용인 데가 많아 처음에는 민망하지만 일단 훌러덩 벗고 똑같은 옷을 입고 나면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바로 옆에 앉기도 하고 나란히 눕기도 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다. 외국 여행에서 가끔 나체촌이나 남녀 혼탕이 있다고 하면 눈이 동그래지고 귀를 쫑긋 세워 어떻게든 한번 가보고 싶어 안달하는 것과 비슷하다. 남의 몸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하는 심리일 것이나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내 것도 보여줘야 하는데도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기어코 가보려고 애쓴다.

 

남자들은 부어라 마셔라 할 때는 언제고 술 빨리 깨겠다고 사우나나 찜질방을 찾는다. 그러나 열기로 가득한 찜질방에서는 취기가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빨리 오른다. 정신없는 김에 겁 없이 잠든 여성을 쓰다듬다가 골치 아파질 수도 있고, 거꾸로 엉큼한 여자에게 틈을 보여 먹잇감으로 찍히기도 한다. 청소년 대상 성 범죄자를 분석한 결과 강제 추행 장소가 길거리 9.9%에 이어 찜질방·사우나가 6.7%로 2위인데, 웃기는 일은 찜질방에서 성추행당했다고 바락바락 우겨 돈 뜯어내는 꽃뱀도 있다는 것이다. 정말 술이 확 깰 일이다.

 

잠든 척 실눈 뜨고 남성의 손길을 유인하는 무서운 여자가 있는가 하면, 졸음이 쏟아져 한숨 자려고 조명이 어둡고 인적이 드문 방을 찾아드는 남자가 있다. 별생각 없이(?) 한쪽 구석에 모로 누워 있는 아가씨 곁에 자리 잡고 누우면 잘잘 끓는 바닥 때문에 바로 곯아떨어진다. 꿀맛 같은 단잠에 빠져든 지 얼마 안 돼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깨보면 ‘미쳤느냐, 왜 더듬고 난리냐’고 소리를 지른다. 털끝 하나 건드려보지도 못했는데 수군거리는 구경꾼들의 차가운 시선과 남자들의 야릇한 미소를 뒤집어쓴 채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성추행범이 되는 경우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처벌하는 형법 제299조의 준강제추행죄를 적용받는다.

 

찜질방이 몸에 좋은 이유는 온열치료 효과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찜질방이 사우나, 한증막과 마찬가지로 열을 가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한기(寒氣)와 사기(邪氣)를 몰아내는 작용으로 심장박동을 늘리고 혈관을 확장시키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고온에 너무 오래 있으면 혈관이 팽창돼 혈압이 내려가면서 피가 부족해 저혈압일 경우 실신하거나 죽을 수도 있다. 심근경색증, 협심증, 대동맥판 협착증, 심부전증, 부정맥 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땀을 흘린 후 배꼽 아래까지 찬물에 담그는 냉수좌욕은 오싹하지만 조금만 참으면 혈관근을 튼튼하게 해준다. 성기 부분에 혈액의 흐름을 증가시켜 전립선을 자극하며, 정액과 호르몬 생성을 촉진한다. 뜨끈한 물과 찬물에 번갈아 가며 담그는 냉온욕은 혈관과 근육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탄력성을 좋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성적 능력을 강화한다. 아내는 남편과 찜질방 데이트를 할 때 쪄죽을 것 같은 불가마 속으로 끌고 들어가지 말고 보물을 찬물 더운물에 넣다 뺐다 하는 물고문을 하는 건 어떨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07.10기사입력 201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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