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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시들해진 '남성'이 60대에 회춘하는 비결

오완선 2014. 5. 2. 21:01

입력 : 2014.03.11 04:37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역으로 정신이 건강해야 신체기능도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 신체기능에는 체신경의 지배를 받아 마음 먹은 대로 할 수 있는 기능과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기능이 있다. 100m를 달리고 싶다면 장애인이 아닌 이상 누구나 달릴 수 있다. 체신경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밥을 너무 많이 먹어 소화를 잘 시켜 보겠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소화기능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기능은 정서상태와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데 배가 아픈 것은 시샘이 작동해서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성기능도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으므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잘해보려고 신경을 쓸수록 불안 초조감으로 더 안되게 되어 있다. 마음이 편해야 소화가 잘 되듯이 성기능도 베스트가 나타난다. 신랑의 남자기능이 시원찮아 장모가 애가 타서 좋다는 보약을 갖다 바칠수록 부담을 느낀 사위의 남성기능은 더욱 힘을 쓸 수 없게 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발기장애의 원인에는 신체적 결함에 의한 기질성 발기장애와 정신적 원인에 의한 심인성 발기장애가 있다. 심인성 발기장애는 100% 정신적 원인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기질성 발기장애는 신체적 원인은 10% 밖에 되지 않는데 지나친 불안과 걱정으로 심인성이 90%를 차지하는 사람도 있고 신체적 원인은 90%이며 심인성이 10% 동반된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기질성 장애에 동반되는 심인성은 개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지만 기능장애가 오래 갈수록 심인성은 증가한다.

한국 남성은 정체성을 자신이 속한 조직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50대 남성이 회사를 떠나야 할 위기에 처하거나 퇴직하면 자신이 작아지고 쪼그라든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직장 생활에 성실했던 사람일수록 외로움과 허무함은 더욱 느끼게 된다. 갑자기 자녀의 혼사문제, 연로하신 부모를 모셔야 할 책임, 미쳐 준비하지 못한 자신의 노후에 대한 걱정 등으로 불안, 우울해지며 잡다한 생각이 많아지고 ‘인생 별 것 아니구나’는 허무감으로 삶의 의욕도 떨어진다. 육체적 갱년기 증상보다 정신적 노화증상이 갑자기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50대에 시들해진 '남성'이 60대에 회춘하는 비결
2001년-2002년, 40-80세 한국남성의 성욕감퇴 유병률 조사결과 (참고문헌; Moreira ED, Kim SC, et al. J Sex Med, 2006)에 의하면 40대 유병율을 1로 잡았을 때, 50대는 1.92배, 60, 70대는 1.08로서 60, 70대 남자는 40대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50대 남자는 유의하게 높았다. “지난 1년 동안 성기능 장애를 걱정한 적이 있는지? 있었다면 어떤 경우에?”라고 물었을 때, ‘매우 피곤하거나 감기, 질병 등으로 허약함을 느낄 때’, ‘직장에서나 경제적으로 걱정이 있을 때’, ‘우울할 때’를 주로 지적하였는데, 놀라운 사실은 40대는 이 같은 상황에서 2% 만이 성기능장애를 걱정하였는데 50대는 상황에 따라 20-69%가 걱정하여 40대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으며 60대, 70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 50대 남성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 쉽게 이해가 간다.

‘저는 다리는 조금만 밀어도 넘어진다’는 말이 있다. 마음이 작아진 사람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은 삼가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젊은 시절 남자들은 부인의 험담을 면전에서 아무 생각없이 내뱉어 부인의 가슴에 상처를 준다. 상처를 주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하는 언행이 아니다. 50대가 되면 여자는 담대해져 남편의 약점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어 작아진 남편의 마음에 큰 상처를 안긴다. ‘벌이도 없이 밥만 꼬박꼬박 챙겨 먹으려 한다’던지 ‘기능이 왜 그 모양이냐’는 식으로 내뱉으면 남편에게 엄청난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여자들은 입을 조심해야 한다. 백수이지만 남자로서의 자존심은 살아 있어 부인 앞에서는 못 들은 척 하지만 돌아서서 혼자 슬퍼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유연성을 잃고 ‘콘크리트형’으로 바뀌어진다. 정신적 유연성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마음도 육체처럼 항상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한국 남자는 평생 함께 한 부인에 대해서도 ‘존심’이 있어 내심 걱정하면서도 자신의 나약함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 부인의 이해와 격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