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피노키오 코처럼..

오완선 2015. 1. 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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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리몽땅한 여자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데도 수건으로 가리고 그것도 모자라 몸을 잔뜩 웅크리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수도꼭지 하나 맡으면 그날은 재수가 좋은 날이다. 앉아서 몸뚱이가 시뻘게질 때까지 때를 박박 민다. 그러다 눈에 들어오는 한 늘씬하신 분. 모델 같은 워킹으로 들어온 그녀는 몸에 비누칠만 살살 하고 하늘에서 내려온 샤워기에 우아하게 머리를 감는다. 같은 여자가 봐도 참 예쁘다.

남탕은 늘씬한 거 다 필요 없다. 그저 팔뚝만 한 게 달려 있으면 그게 왕이다. 일명 라커룸 콤플렉스. 힐끔힐끔 쳐다보는 눈치작전부터 번데기를 수건으로 가리는 연막작전에 의기양양하게 돌아다니는 과시전술까지 신경전이 치열하다. 마치 수사자 갈기가 서열을 정하는 것처럼 성기 크기가 자신의 성적 능력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양 스스로 줄을 세운다. 그런데 슬프게도, 내 것은 내려다보니까 짧아 보이지만 남의 것은 전체를 다 보니까 더 크고 더 탐스럽게 보인다.

굵고 긴 음경은 모든 수컷들의 로망이다. 영화 ‘친구’에는 극장 화장실에서 볼일 보며 “우아! 말이네 말”이라고 극찬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렸을 때 남자 아이들은 포르노를 보고 부러워(penis envy)하며, 또래들끼리 누구 것이 더 큰지 대보고 우쭐대기도 하고 비웃기도 한다. 크고 강해야 진짜 남자라는 강박관념과 종족 번식의 원초적 본능 때문에 무의식 속에서 대물을 꿈꾸며 슈퍼맨 콤플렉스를 느낀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발표된 한국인 평균 사이즈는 평상시 길이 7.4㎝인 데 비해 발기했을 때는 길이가 12.7㎝로 확장되는 것이 정상이다. 크기로만 따지자면 백인은 15㎝, 흑인은 16㎝ 정도라서 우리나라 것이 살짝 작은 편이다. 하지만 그네 것은 크기만 크고 흐물거리는 데 비해 우리나라 남자들 건 딴딴한 강점이 있다. 여러 가지 골고루 맛본 여자들 말에 의하면 국산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국산도 큰 것은 크다. 삼국유사에 보면 신라 지증왕은 자그마치 1자 5치(약 45㎝)였고, 경덕왕도 8치(약 24㎝)나 됐다고 한다.

중요한 건 양보다 질이다. 물건이 우람하면 그 성능도 좋아서 여성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오해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에 보면 침대에서 남자 친구와 뒹굴다가 극치감을 맛보고 실신하는 여자가 나온다. 그런데 그 실신시킨 주인공은 평균 미달된 볼품없고 초라한 물건을 달고 사는 남정네였다. 음경을 품을 질 길이는 대개 7∼14㎝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신경이 드문드문 있어 쑥 들어가 봤자 별 볼 일이 없다. 게다가 신은 공평해서 작은 건 일할 때는 더 많이 늘어나고, 큰 거는 놀 때나 일할 때나 별 차이가 안 나 최일선에서는 평준화된다.

작은 고추를 가진 남자는 보통 자신감을 상실하고 주눅이 들어 성생활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이 생겨 사회생활에도 소극적이 되기 쉽다. 기능에 문제가 없는데도 열등감을 느끼다 못해 발기부전이 되거나 고민하다 수술로 해결하는 이도 많다. 부부싸움 끝에 쥐방울만 한 물건으로 남자 행세하려 든다는 아내 핀잔에 실의에 빠졌다가 수술하고 새 인생을 찾은 이도 있고, 자기 것이 작다고 느껴 평생 목욕탕 한 번 안 간 남자, 평생 여자 앞에서 알몸을 보인 적이 없거나 결혼을 못 한 남자, 군대 가면 노출된다고 떨거나, 죽은 뒤 사람들이 볼까 봐 수술하는 웃긴 남자도 있다.

이래저래 음경의 크기는 큰 의미가 없다지만 ‘애걔!’보다는 ‘와우!’가 낫긴 하다. ‘와우’가 아닐지라도 실망하고 핀잔하는 대신 두 손으로 남편 보물을 정성스레 쓰다듬어주다 보면 어느새 피노키오의 코처럼 자라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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