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두 얼굴의 아이오닉(IONIQ) …냉정과 열정 사이

오완선 2016. 3. 10. 19:16
  • 입력 : 2016.03.10 17:45:51
  • 현대 ‘아이오닉(IONIQ)’은 국산 최초 친환경차 전용 모델이다. 경쟁차종은 준중형차급 국산차, 수입차와 모두 경쟁하지만 주요 경쟁차종은 친환경차 모델의 대명사가 된 도요타 프리우스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개발 콘셉트를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미래 모빌리티의 시작’으로 정했다. 차명은 전기적인 힘의 결합과 분리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이온(ION)의 특징에 현대차만의 독창성(UNIQUE)을 더했다는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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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는 아이오닉에 ‘달리는 맛’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차는 연료효율성은 뛰어나지만 재미가 없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첫 인상은 순수하면서도 차가웠다. 화이트 컬러에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고 공기 흐름을 형상화해 다듬은 외관이 단정하면서도 냉정한 이미지를 발산했다.

    미래지향적으로 해석한 헥사고날 그릴과 HID 헤드램프를 블랙 컬러 소재로 감싸 깔끔했다. 공기가 차체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게 흘러가도록 공기역학을 적용한 실루엣은 부드럽지만 차가웠다.

    뒷모습은 도도했다. 해치백이나 왜건처럼 엉덩이가 솟아올라 똑 부러지는 느낌을 줬다. 여기에 균일하지 않은 공기 흐름으로 발생하는 저항을 줄이고 다운포스를 강화한 리어 스포일러, C자형 리어 콤비램프, 차량 하부 언더커버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실내 디자인도 단정했다. 길고 얇게 디자인한 대시보드는 실내공간을 더 넓게 보이게 만들었다. 실내 주요 부분에 블루 컬러를 포인트로 넣어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세련미도 추구했다.

    트렁크는 넉넉한 편이었다. 적재 용량은 동급 최대 수준인 750ℓ다. 6:4 뒷좌석 폴딩시트를 채택해 수납 능력을 향상했다.

    세미 버킷 시트는 몸을 부드럽지만 탄탄하게 감쌌다. 시동을 걸었지만 하이브리드카답게 조용했다. 스포츠세단에서 주로 사용하는 D컷 스티어링휠을 잡자 묵직한 느낌이 전달됐다. 달리고 싶은 열정을 품은 듯했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가 조용한 주행을 담당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선 뒤 기어노브를 왼쪽으로 옮겨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계기판이 붉게 물들면서 RPM 게이지가 나타났다. 드라이브 모드별로 색상이 바뀌는 듀얼모드 버추얼 클러스터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6단 듀얼 클러치(DCT)는 변속충격을 줄여주면서 편안한 승차감과 빠른 가속력에 힘을 보탰다. 주행 성능은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달리는 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현대 아반떼, 기아 K3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하이브리드카는 지루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났다.

    고속에서는 바람이 차체에 부딪치는 소리, 도로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 가솔린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귀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가솔린 차보다는 정숙한 편이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윈드실드 글라스 이중접합 차음 유리, 차체 흡·차음제 최적화, 소음 차폐구조 개선 등으로 소음·진동을 줄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안전성도 뛰어났다. 방향지시등을 조작하지 않고 차선을 벗어날 경우 경고하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사각지대 차량이나 뒤쪽에서 오는 차량을 인지해 경고하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스포츠 모드를 주로 사용하고 급출발과 급가속을 반복하는 등 평상시 운전 때보다 과격하게 50km를 달린 뒤 측정한 연비는 18.5km/ℓ였다.


    공인연비 22.4km/ℓ보다는 적었지만 친환경 디젤차 공인연비에 맞먹는 성적을 낸 셈이다. ‘급’ 운전을 자제했다면 20km/ℓ는 가볍게 넘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 시승행사장에서 연비 주행한 참가자 대부분은 공인연비보다 나은 연비기록을 달성했다.

    뜨거운 열정을 품은 냉정한 하이브리드카 아이오닉은 2289만~2721만원에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