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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실도로 연비가 40km?··· 4세대 프리우스, 한국서도 만루홈런 칠까

오완선 2016. 4. 2. 18:39


지난 23일 4세대 프리우스 시승을 위해 잠실 롯데월드몰에 있는 토요타 ‘커넥트 투’에 도착했을 때 정말 ‘말도 안되는’ 소식을 들었다. 오전에 시승한 팀에서 연비가 ℓ당 40㎞를 넘긴 사람이 6명이나 나왔다는 것이다.

아무리 연비운전을 한다고 해도 실도로 연비가 ℓ당 40㎞? 그것도 무려 6명이?

4세대 프리우스



4세대 프리우스 뒷모습



4세대 프리우스



시승 후 연비. 100㎞당 2.9ℓ, 한국 식으로는 ℓ당 34.48㎞가 찍혀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시승하면서 연비가 한 번도 ℓ당 20㎞를 넘어본 적이 없었기에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결론을 얘기하면 오후에 시승한 20명의 동료 기자 중에서도 ℓ당 40㎞를 넘은 사람이 3명 나왔다.

그중 한 명은 무려 45.45㎞를 찍었다. 20명이 기록한 평균 연비는 ℓ당 29.75㎞였다. 공인 복합연비인 ℓ당 21.9㎞보다 훨씬 잘 나왔다. 기자의 연비는 100㎞당 2.9ℓ로 ℓ당 34.48㎞였다. 라이프 베스트 기록이었다. 동승했던 동료 기자 연비도 공교롭게 34.48㎞로 똑같았다.

사실 4세대 프리우스를 시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4세대 프리우스 실내



4세대 프리우스의 헤드업 디스플레이



4세대 프리우스 디스플레이



4세대 프리우스 계기판



지난해 10월 도쿄모터쇼 취재를 갔을 때 후지스피드웨이에서 4세대 프리우스를 몰아봤다. 하지만 토요타 측이 안전을 위해 시속 80㎞로 최고 속도를 제한하면서 4세대 프리우스의 진면목을 확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시승은 그때의 미진했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시승 코스는 롯데월드몰에서 올림픽대로, 자유로를 거쳐 일산까지 편도 52㎞ 왕복 구간. 시승 모델은 최상위 E그레이드 풀옵션 차량이었다.

연비 운전에 주력하긴 했지만 달리는 맛이 좋아진 게 피부로 느껴졌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바로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응답성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에코 모드로 주행했는데도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때 둔하거나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3세대 프리우스의 노멀 모드로 달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전 세대까지만 해도 뛰어난 연비에 비해 답답한 게 단점이었지만 4세대 프리우스는 그 부분에서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적은 액셀 조작으로도 즉각적인 가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시스템 제어기술을 개선한 효과가 두드러졌다. 브레이크 답력도 좋아졌다. ‘액티브 하이드로 부스터’라는 새로운 브레이크 배력장치를 탑재하면서 브레이크를 밟는 즉시 원하는 만큼 제동이 이뤄지는 느낌이다.

사실 4세대 프리우스는 소형화, 경량화를 하면서 시스템 최고 출력이 122마력으로 3세대(136마력)에 비해 낮아졌다. 하지만 엔진 열효율을 40%로 높이고, 공기저항계수도 0.24CD까지 낮추는 등 낭비되는 출력을 최소화해 효율성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게 토요타 측 설명이다.

주행감이 좋아진 것은 엔진 개입을 최소화하고 모터의 비중을 높인 것도 한 요인이다. 순간적인 힘은 엔진보다 모터가 더 세기 때문이다.

모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연비 운전에도 중요하다. 4세대 프리우스는 새로운 코일 방식을 사용한 고회전모터의 채용으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기존 대비 20% 줄였다.

4세대 프리우스 계기판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인디케이터가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여가면 EV 모드가 표시되다가 어느 순간 EV 표시가 사라진다.

엔진은 2000~2500rpm에서 열효율이 가장 좋은 반면 1500~1600rpm 구간에선 열효율이 떨어진다. 엔진 회전수를 아예 높이든지, 아니면 EV 모드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예전에는 고속 주행을 할 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EV 모드가 들어왔다가 가속하면 다시 EV 모드가 사라졌지만 4세대는 EV 모드가 유지되는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났다.

계기판에는 출발과 정지, 주행의 3부분으로 나눠 얼마나 효율적인 연비 주행을 하고 있는지 점수로 표시해 주는 에코 저지도 있다.

4세대 프리우스 실내



4세대 프리우스 시트



4세대 프리우스 트렁크



또 하나 인상적인 건 정숙성이었다. 풍절음이나 모터 돌아가는 소리를 거의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리어 서스펜션에는 더블 위시본을 적용했다. 요철을 넘을 때나 코너링을 할 때 승차감이나 안정감이 확실히 좋아진 느낌이었다.

실내 공간도 생각보다 넉넉했다. 전고가 3세대에 비해 20㎜ 낮아졌지만 시트 포지션을 앞 55㎜, 뒤 23㎜ 낮춰 머리 공간은 앞이 25.5㎜, 뒤가 3㎜ 더 여유로워졌다. 특히 앞뒷좌석의 경우 머리 닿는 부분을 움푹하게 했다. 공간 확보를 위해 조그마한 부분에도 신경썼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조금 심심했다. 속도와 하이브리드 시스템 인디케이터가 뜨는데 내비와 연동이 되지 않았다. 사각지대 경고시스템이나 오토홀드 같은 편의사양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은 4세대 프리우스를 만루상황에 타석에 선 4번 타자에 비유했다. 누상에는 프리우스 V와 캠리 하이브리드, 올 뉴 라브4가 나가 있다. 사실 4세대 프리우스는 일본에서는 이미 만루홈런을 쳤다. 출시 한 달 만에 10만대가 팔렸다. 4개월에서 8개월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과연 한국에서도 4세대 프리우스가 만루홈런을 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참, 어떻게 운전했길래 연비가 ℓ당 45.45㎞가 나왔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고수가 전해준 비결은 이랬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운전하는 게 중요하다. 가급적 모터의 활용도를 높이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는 천천히 밟아야 한다.”


■4세대 프리우스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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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x전폭x전고x축거(㎜) 4540x1760x1470x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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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중량(㎏)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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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진 2ZR-FXE(VVT-i 16밸브 DOHC, 앳킨슨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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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1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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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출력(마력/rpm) 9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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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제너레이터 최고 출력(마력)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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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시스템 최고 출력(마력)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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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최대 토크(㎏·m/rpm) 14.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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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연비(㎞/ℓ) 21.9(도심 22.6, 고속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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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배출량(g/㎞)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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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미션 e-CV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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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전/후) 맥퍼슨 스트럿/더블 위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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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전/후) 벤틸레이티드 디스크/솔리드 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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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195/65R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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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격(부가세 포함) 3260만~389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