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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언제 사야 저렴할까?

오완선 2017. 2. 26. 15:04



  • 입력 : 2017.02.23 15:10:52   수정 : 2017.02.25 13:45:09


  • 중고차는 ‘중고’라는 원죄가 있습니다. 신차보다는 상대적으로 낡았죠.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단점도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차 색상이나 옵션을 정할 수 없다는 것도 중고차의 한계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 같은 단점 때문에 좋은 차를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생깁니다. 게다가 단순히 구입가격만 싼 게 아닙니다. 중고차는 세금, 보험료, 유지비 등을 모두 아낄 수 있게 해주는 매력덩어리죠.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제격입니다.

    중고차는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신차를 사면 신규 등록을 하고, 중고차를 사면 이전등록을 합니다. 신차와 중고차 모두 취득세를 내고 채권을 구입해야 하죠. 세금은 과세표준액(과표) 비율대로 부과됩니다.

    취득세 부과율은 7%(경차, 영업용 차량 등은 제외)로 중고차와 신차가 동일하나 차령에 따라 기준 과표가 다르므로 연식이 오래될수록 싸집니다.

    채권 구입비용도 중고차는 6% 이하로 최고 20%에 달하는 신차보다 훨씬 적습니다. 중고차와 신차 간의 세금차이는 가격이 비싼 대형차로 갈수록 더욱 많이 납니다.

    매년 세금처럼 꼬박꼬박 내야 하는 자동차보험료도 저렴합니다.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담보는 차량가액, 연식, 차량모델등급에 따라 달라지죠. 이 중 차량가액은 보험사가 산정한 해당 차량 가치를 말합니다. 따라서 가격이 저렴한 중고차를 사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차량 선택폭도 넓습니다. 1000만원 이하에 살 수 있는 신차는 기본 옵션만 있는 경차뿐이지만 같은 비용으로 중고차시장에서는 경차, 소형차, 중형차, 대형차, SUV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2000만원이면 품질이 괜찮은 중형차, 대형차, SUV는 물론 벤츠나 BMW 등이 내놓은 수입차도 살 수 있습니다. 자동차 품질이 향상돼 사고가 났거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차를 제외하고는 성능도 나쁘지 않죠.

    중고차가 생각했던 것보다 매력적이라는 것을 아시겠죠. 그럼, 중고차는 언제 사는 게 유리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쌀 때 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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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언제 저렴할까요? 다른 모든 상품처럼 비수기입니다. 상품이 잘 팔리지 않는 시기에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면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백화점이나 의류업체들이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죠. 신차 브랜드들도 할인 이벤트로 소비자 주머니를 열려고 애를 씁니다.

    중고차는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는 없지만 비수기에는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고차 비수기는 언제일까요. 공급은 많고 수요는 적은 시기가 비수기입니다. 반대로 수요가 많아져 매물이 적어지는 시기는 성수기입니다.

    월별로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해보겠습니다. 1월은 비수기가 끝나가는 시기입니다. 겨울은 계절적 비수기라고 부릅니다. 자동차의 적인 폭설과 한파 때문에 차를 운전하기 어려워 구매욕구가 떨어집니다. 주로 1월말이나 2월초에 오는 설 연휴도 주머니를 가볍게 만듭니다. 설 준비나 여행 등 돈 쓸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대신 새해를 맞아 차를 바꾸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중고차 시세는 약보합세를 형성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2월에는 비수기를 정리하고 성수기를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졸업·입사 시즌을 맞아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이 점차 ‘중고차 입질’을 합니다. 중고차 시세는 약보합세를 벗어나 보합세에 접어듭니다.

    3~4월은 중고차 시장 최대의 성수기라 부르는 봄철 성수기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중고차 구입 욕구도 덩달아 강해집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초보 운전자, 장롱면호 소지자 등이 중고차 구입에 적극 나섭니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나 중고차 가격도 강세나 강보합세를 나타냅니다.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 SUV의 인기가 높아집니다.

    5~6월은 봄철 성수기의 끝자락에 해당합니다. 5월에는 가족 행사가 많고 지출이 많아 차를 사려는 욕구가 감소합니다. 최근들어 장마철 개념이 약해졌지만 폭우가 상대적으로 많이 쏟아지는 6월에는 차를 보러 나가기 귀찮고 운전하기도 싫은 심리가 작용합니다. 비수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봄철을 맞아 강보합세나 강세를 형성하던 시세도 5~6월에는 보합세로 내려앉습니다.

    7월은 중순 전까지 성수기입니다. 휴가철을 앞두고 차를 바꾸려는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죠. 인기차종은 5~6월보다 비싼 값에 팔리기도 합니다. 시세는 강보합세에 가까운 보합세입니다.

    7월말부터 8월말까지는 성수기도 비수기도 아닙니다. 평균 수준의 거래가 이어집니다. 인기차종은 강보합세, 비인기차종은 약보합세를 형성해 전체 시세는 보합세입니다.

    9~10월은 추석을 전후로 명암이 조금 엇갈립니다. 추석이 오기 2~3주 전에는 새로 산 차를 타고 고향에 가거나 가을 나들이를 떠나고 싶어 하는 수요로 중고차 가격이 강보합세를 형성합니다. 중형차, 대형차, SUV가 인기를 끕니다.

    11~12월은 비수기입니다. 송년회 등 각종 모임 때문에 돈 쓸 일이 많습니다.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면서 새해를 준비하는 때이므로 주머니를 열기 꺼려하는 분위기도 형성됩니다. 설 연휴에는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기에 역시 주머니가 가벼워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차 속성 상, 연식 변경을 앞둔 시기이므로 소비자들도 차 사기를 주저합니다. 한두 달만 지나면 1년이나 더 지난 차가 되니 구매를 꺼려하겠죠. 게다가 폭설, 한파 때문에 운전하기 꺼려지고 차를 고이 모셔둘 날이 많아지는 겨울이 다가오니 구매 욕구는 더 떨어지죠.

    자, 비수기와 성수기가 언제인지 아셨죠. 간략하게 다시 정리해볼까요. 추석 연휴가 끝난 뒤부터 1월까지 중고차를 저렴하게 살 기회가 많습니다.

    1월에는 성수기를 앞두고 딜러들이 중고차 매물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시기이므로 원하는 매물도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5~6월도 중고차를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기입니다. 성수기 끝자락이라 매물은 다소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비수기에는 구매자가 딜러보다 우위에 있게 됩니다. 이 호기를 잘 활용하는 게 좋겠죠. 손품·발품을 팔아 딜러 간 경쟁을 유도하고 차들도 충분히 비교하면서 구입하면 더 저렴한 값에 더 좋은 차를 살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게 있습니다. 비수기에는 다른 차를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타던 차를 팔아야 한다면 성수기 때보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차로 나온 지 7년 이상 지난 차라면 크게 손해보지는 않습니다.
    중고차 시세는 출고 5년이 될 때 까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금액이 적어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차 상태, 인기도 등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3000만원에 산 신차를 5년 뒤 팔 때는 반값 수준인 1500만원 밖에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년 10%씩 감가가 된 셈이죠.

    하지만 7년이 지나면 감가는 완만하게 진행됩니다. 차 가격이 저렴해진 상태에서 감가도 완만히 이뤄지니 감가금액은 더 적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