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18 03:13
일본 대형 보험사인 다이치생명보험이 이달 초 발표한 '유아·초등생 장래 희망 조사' 결과에 붙어 있는 설명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조사에서 15년 만에 '학자·박사'가 일본 남자 어린이 장래 희망 1위에 오른 것이다. 일본 열도 전체가 "노벨 과학상 22개 등 2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보며 아이들이 학자의 꿈을 품게 됐다"며 들썩이고 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후지산 정상(해발 3776m) 측후소에서 몇 달 전 만났던 일본 과학자들이 떠올랐다. 후지산을 오르는 산길에서 동행한 학자들은 각자 20~30㎏ 되는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대기 환경을 연구하는 한 50대 교수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데 필요하다"며 16㎏짜리 축전지 2개를 배낭에 넣고 있었다.
힘들면 중간에 벌렁 누워 산소 캔을 물고 숨을 고른 뒤 다시 일어났다. 6시간 걸려 도착한 측후소는 '산적 소굴' 같았다. 컴퓨터 모니터에 뜬 그래프를 보며 토론하는 도쿄대 연구진은 3일간 샤워도 못한 채였다. "이 고생하며 왜 여기까지 오느냐?"고 물었더니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라면 어디라도 간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게 일본의 저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탄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는 2002년 수상자인 고시바 마사토시 도쿄대 교수의 제자다. 고(故) 유카와 히데키 박사가 1949년 일본인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뒤 같은 분야에서 5명이 노벨상을 내리받았다. 3대(代)를 이은 '한 우물 정신'의 승리다.
세계적 과학 저널 '네이처'는 '한국이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못 내는 이유'로 기초 연구에 대한 장기
투자에 인색하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풍토도 문제지만, 일본 과학자에 못지않은 연구자 본인의 불꽃 같은 집념과 끈질긴 근성, 몰입이 없다면 일본 추월은 불가능할 것이다. 한국 어린이들은 언제쯤 한국인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보며 학자의 꿈을 키울까. 지난해 한국 어린이 희망 직업 조사에서는 공무원(남자)과 가수(여자)가 최상위권에 올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7/2018011703058.html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급 190만원 넘는 서비스업도 일자리자금 지원 (0) | 2018.01.20 |
---|---|
임진왜란 때 토요토미 히데요시에서 시작된 일본의 뿌리깊은 위안부 역사 (0) | 2018.01.18 |
[CES 2018] QLED vs OLED…삼성·LG 대결 ‘후끈’ (0) | 2018.01.14 |
뱅앤올룹슨, OLED TV '베오비전 이클립스' 국내 공식 출시 (0) | 2017.12.25 |
가민, 풀컬러 터치스크린 GPS 스포츠워치 '비보액티브 3' 출시 (0) | 2017.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