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8) 작은 물건의 마법

오완선 2018. 2. 5. 11:26



팔자눈썹에 굵은 발목 '상머슴감'

사람의 얼굴이 그러하듯이 눈썹도 천태만상이다. 길고 짧은 꼴, 두텁고 가느다란 꼴, 투박하고 희박한 꼴, 올이 부드럽고 억센 꼴, 또한 눈썹 꼬리가 치켜든 꼴, 그와는 반대로 밑으로 처진 꼴, 그리고 눈과의 밀착도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눈썹은 연기력이 뛰어나다.

슬픈 척, 아픈 척, 즐거운 척, 태연한 척 눈썹 하나만으로도 못하는 연기가 없다. 생명과는 무관한 존재라 했지만, 기실 인간의 만감을 몸짓으로 말하는 무언의 메신저로 많은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명연기자인 눈썹이 감추고 있었던 또 다른 비밀은 없는지 관상법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남성 미상(眉相)에서 가려보는 눈썹 꼬리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위로 치켜든 꼴과 밑으로 처진 꼴이다. 전자는 옛날 중국 무사들이 휘두르던 큰 칼을 닮았다고 해 큰칼눈썹 즉, 대인미(大刃眉)라고 하며, 후자는 한자의 여덟팔자를 닮았다고 해 팔자미(八字眉)라고 한다. 양자는 모양새가 상이하듯 성격 또한 판이하다. 대인미는 외강내유 형인데 비해, 팔자미는 외유내강 형이다. 체형 역시 양자의 성격에 맞추어 대인미는 상체가 발달해 가히 위압적이다. 그에 비해 팔자미의 체형은 상체보다 하체가 견실한 편인데도, 맥없이 생긴 눈썹만큼이나 빈약해 보인다.

              

남성미를 풍기는 강한 이미지는 단연코 대인미가 압도적이다. 이와 같은 대인미의 상체발달형과 팔자미의 하체발달형을 두고 남성기능 우열을 가리자면 승패는 어느 쪽으로 가려질까? 실팍한 아랫도리 선호론은 옛날 대농가에서 머슴감을 구할 때 쓰던 잣대이다. 발목은 마치 황소발목만큼이나 굵어야 하며, 견실한 소퇴부와 대퇴부는 황소에 버금가는 두둑한 엉덩이로 이어졌을 때 비로소 상머슴감이라고 했다. 이만한 아랫도리면 그의 뚝심은 황소 힘에 비긴다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에 비해 강하게 생긴 대인미에다 어깨폭이 넓고 가슴팍이 두둑했던 외강형 남성은 누구의 눈에서도 힘깨나 쓰는 남성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힘은 반짝하는 단발력이며 지구력은 없다. 고로 승자는 아랫도리가 실했던 팔자미이다. 이제 남성 정력의 발원지는 드러난 셈이다. 여덟팔자 눈썹에다 황소발목에 버금가는 굵은 발목, 거기에다 아랫입술을 깨물듯 길쭉한 입두덩의 사나이가 다름 아닌 변강쇠이다. 남성의 카리스마를 대표하듯 눈썹꼬리를 치켜세웠던 대인미는 더 이상 강한 남성의 상징이 아니다. 실속파 남성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내강형 카리스마는 바로 부드러운 여덟팔자형 눈썹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이 여덟팔자형 눈썹을 남편으로 맞이하기에는 위험도 따른다. 그 옛날 수많은 옹녀들과 놀아났던 변강쇠에게서 보았듯이 남아도는 정력을 아내 한 사람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해서이다. 관상법에서도 이혼 확률이 가장 높은 형상으로 지적하고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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