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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 13만㏊ 생태림에 1~8시간 코스 '트레킹 천국'

오완선 2018. 12. 18. 12:27



일본 원시숲 트레킹

시라카미 산지 서쪽에 있는 ‘주니코 트레킹 코스’에서 스노 트레킹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눈 쌓인 산지의 풍경을 감상하다 운이 좋으면 토끼나 일본 원숭이 등 야생동물도 만날 수 있다.시라카미관광센터
시라카미 산지 서쪽에 있는 ‘주니코 트레킹 코스’에서 스노 트레킹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눈 쌓인 산지의 풍경을 감상하다 운이 좋으면 토끼나 일본 원숭이 등 야생동물도 만날 수 있다./시라카미관광센터

동장군(冬將軍)이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요즘, 여행과 휴식 두 가지를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 온천 찾아 떠나는 일본에서도 아오모리(靑林)현이 제격이다. 일본 열도의 중심 섬인 혼슈(本州)의 최북단에 있는 아오모리는 사과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푸른 숲의 땅'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너도밤나무 숲인 시라카미 산지를 비롯한 숲으로 현 면적의 약 70%가 뒤덮여 있다. 원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숲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올겨울,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천혜 자연을 즐기다 온천에 몸을 푹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 아오모리 사과로 만든 와인 한 잔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트레킹 천국

시라카미 산지는 아오모리현의 남서부에서 아키타현 북서부에 걸쳐 펼쳐져 있는 산지로, 8000년 전부터 조성된 생태림 13만㏊가 원시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 중 약 1만7000㏊에 이르는 구역은 1993년 12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너도밤나무를 비롯한 동식물 수백 종이 풍부한 먹이사슬을 이루며 서식하고 있는 이 천혜 자연림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이기도 하다.

산지 주변부에 조성된 트레킹 코스는 1시간 정도 걸리는 초급 코스부터 8시간가량 걸리는 등산 코스 등 다양하다. 눈이 쌓이는 11월부터 5월까지 안전을 위해 일부 통행로 출입이 금지되기 때문에, 미리 통행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몇몇 코스에서는 겨울에 맞춰 스노 트레킹 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한다. 시라카미 산지에 속하며 일본 100대 명산에 꼽히기도 한 이와키산 산기슭에선 가이드와 함께 하는 스노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월 초순부터 3월 하순까지 진행되는데, 눈을 헤치고 숲을 거닐며 너도밤나무 숲과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산지 서쪽에 있는 '주니코(十二湖·열두 호수)' 코스에서는 호수까지 곁들여 볼 수 있다. 시라카미 산지는 약 300년 전 일어난 대지진으로 산이 무너지면서 주변 강이 막히는 바람에 곳곳에 호수가 33개 생겼다고 한다. 산 정상에서 보면 큰 열두 호수만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곳에는 호수들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4㎞가량의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 호수마다 모양과 빛깔이 다양한데, 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호수는 '푸른 연못'이라는 뜻의 '아오이케(靑池)'다. 마치 짙은 파랑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물 색깔이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주니코 겨울 트레킹 프로그램은 1~3월 운영된다.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온천인 후카우라마을의 ‘후로후시(不老不死·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온천’. 코앞에 펼쳐진 바다 경관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aptinet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온천인 후카우라마을의 ‘후로후시(不老不死·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온천’. 코앞에 펼쳐진 바다 경관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aptinet

쓰가루댐 인근에 있는 시라카미 산지 방문객 센터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시라카미 산지의 사계절을 담은 약 30분짜리 영상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생한 이미지와 풍부한 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한국어 영상도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없으며, 영상 관람만 별도 요금(성인 200엔, 어린이 100엔)을 받는다.

사과와 온천의 고장

아오모리는 일본을 대표하는 사과 생산지다. 일본 사과 총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며, 생산하는 품종도 600여 종이나 된다. 기념품 가게는 물론, 호텔이나 동네 마트 등 어느 곳을 가도 술과 잼, 주스, 과자, 소스 등 사과로 만든 온갖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아오모리의 온천은 사과 못지않게 유명하다. 온천지 수 일본 전체 4위, 온천 용출량도 일본 4위로 '온천의 나라'에서도 손에 꼽힌다. 가장 유명한 온천은 후카우라 마을에 있는 '후루후시(不老不死) 온천'.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게 만들어주는 온천이란 뜻이다. 1971년 개장했다는 이곳은 바다에서 불과 1~2m 정도 떨어진 해안에 꾸민 노천탕으로, 일본 온천 100선에도 들 만큼 유명하다. 코앞에 펼쳐진 바다 경관을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환경 덕에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사과 외에도 시라카미 산지의 물과 콩으로 만든 메야 두부와 메밀을 길러 만든 소바가 특히 유명하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연어, 명태, 오징어 등 인근 바다에서 나는 어종도 풍부하다. 5월까지 눈이 내리기 때문에 저장 음식이 발달한 편. 다른 지역에 비해 달고 짠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아오모리 위치도

여행 정보

현재 인천~아오모리 직항편(대한항공)이 매주 수·금·일요일 3회 다닌다. 약 2시간 20분 소요. 아오모리 및 시라카미 산지 관광과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는 아오모리현청에서 운영하는 관광 정보 사이트와 시라카미 산지 관광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지역을 다룬 한국어 안내 지도는 물론 관광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한국어로 제공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4/20181214016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