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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맛에 사지 마오"…기아 셀토스, 격이 다른 `다다익선 SUV`

오완선 2019. 7. 19. 19:04



  • 입력 : 2019.07.19 10:49:06
  • [사진촬영 = 최기성 기자]
    사진설명[사진촬영 = 최기성 기자]
    "어떤 것을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기아 셀토스는 욕심쟁이다. 소형 SUV라는 차급을 뛰어넘는 크기, 성능, 편의·안전사양을 갖춘 `다다익선 SUV`를 추구해서다.

    소형 SUV의 미덕처럼 여겨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아닌 가심비(가격 대비 높은 심리적 만족감)에 초점을 맞췄다.

    셀토스가 나올 때 가심비는 예견된 일이었다.
    기아차는 `소형 SUV 백화점`이다. 소형 SUV 라인업에 한 개 차종을 투입하는 게 일반적인 다른 브랜드와 달리 스토닉, 니로, 쏘울을 배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가성비 SUV를 내놓는다면 제살 깎아 먹기다. 가성비 그 이상의 가치가 필요했고, 이는 가심비로 이어졌다.

    가심비 SUV답게 셀토스는 B세그먼트에 해당하는 다른 소형 SUV보다 크기, 성능, 편의·안전사양이 한 수 위다. B세그먼트이지만 위급인 C세그먼트에 버금간다. `B+세그먼트`라는 장르를 새로 만들어야 할 수준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375x1800x1615mm다. 쌍용차 티볼리(4225x1810x1615mm), 현대차 코나(4165x1800x1550mm)보다 길다. 위급인 쌍용차 코란도는 4450x1870x1620mm, 기아차 스포티지는 4495x1855x1635mm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도 2630mm로 티볼리·코나보다 30mm 길다. 그만큼 실내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디자인도 소형 SUV가 추구하는 여성미보다는 남성미에 초점을 맞췄다. 기아차는 정통 SUV의 계보를 이었다고 표현한다. 기아차 엠블럼만 없다면 `베이비 랜드로버`로 여겨질 정도로 남성적이다.

    앞모습은 타이거 페이스로 완성시켰다는 기아차의 설명처럼 먹이를 노려보는 호랑이를 연상시킨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하나로 연결시켰다. 다이아몬드 패턴을 새겨 넣은 시그니처 LED 라이팅 그릴, 입체적인 큐비클 LED 헤드램프, 호박색 호랑이 눈빛을 닮은 노란색 LED 턴시그널로 공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그릴도 뭉뚝한 스포티지와 달리 예리해졌다.

    옆면은 롱후드 스타일로 스포티한 매력을 살렸다. 또 라디에이터·헤드램프 위에서 보닛 중간까지 파고든 크롬 장식이 차체를 더 크게 보이도록 만든다.

    후면부는 게의 집게를 닮은 리어램프와 램프를 하나로 연결하는 두꺼운 장식이 차체를 넓어보이게 만든다. 동시에 안정감도 부여한다.

    [사진제공 = 기아차]
    사진설명[사진제공 = 기아차]
    실내는 깔끔하다. 귀엽고 예쁜 이미지의 쏘울·스토닉과 달리 직선을 많이 사용해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멋을 강조했다.

    와이드 10.25인치 내비게이션은 고급스러움과 편리함을 모두 충족시켜준다. 스티어링휠 앞에는 내비게이션 정보를 보여주는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기아차 최초로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채택했다. 스피커는 평평하지 않고 큐빅처럼 입체적이고 사운드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는 무드램프 기능도 갖췄다.

    뒷좌석도 `격`이 다르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앞 공간에 여유가 있다. 2열 레그룸은 965mm에 달한다. 단 뒷좌석에 성인 3명이 앉기엔 너무 불편하다. 센터 터널이 올라온데다 가운데 자리가 너무 좁다. 체급에 비해 2열을 넓게 설계했지만 폭이 좁은 소형 SUV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2열 시트에는 26~32도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했다. 또 에어벤트, USB 충전포트, 열선, 센터 암레스트로 2열 편의성도 향상했다. 트렁크 공간도 위급에 버금간다. 498리터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시승차는 감마 1.6 T-GDi와 7단 DCT를 장착한 1.6 터보 가솔린 4륜구동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27kg.m, 연비는 11.1km/ℓ다.

    스티어링휠은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고 적당한 무게감을 지녔다. 기어 상단에 있는 다이얼로 노멀·에코·스포츠 모드 중 노멀 모드를 선택했다. 중저속에서는 조용하다.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를 타고 있다고 느낄 수준이다.

    [사진제공 = 기아차]
    사진설명[사진제공 = 기아차]
    고속에서도 바람소리나 노면소리가 크지 않아 옆 사람과 비교적 작은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다. 운전 피로도 적다.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노멀 모드에서도 답답하지 않고 비교적 시원한 주행감을 발휘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 반응이 좀 더 무거워지면서 차체가 예민해진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과 차체가 한 몸이 된 듯 반응 속도가 빠르다.

    출력이 높아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터보 엔진 현상인 `터보 랙(turbo lag)`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순발력 있게 치고 나간다. 배기량이 더 큰 SUV보다는 약하지만 동급에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시원시원하다. 코너 구간도 매끄럽게 돌파한다.

    반 자율주행 성능도 만족스럽다.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로 구성된 드라이브 와이즈 기능 덕분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하면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하면서 앞 차를 잘 따라간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도 불안하지 않을 정도지만 1분 이내에 스티어링휠을 잡으라는 경고음과 그래픽이 나온다.
    가격은 1.6 터보 가솔린 기준으로 1929만~2444만원이다.

    셀토스는 싼 맛에 사는 소형 SUV가 아니다. `비지떡보다는 이왕이면 다홍치마`를 원하는 20·30대가 타깃이다. 또 남심(男心)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심(女心)에 초점을 맞춘 다른 소형 SUV와 달리 남심을 제대로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