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건강을 돕는 음식 ①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 : 다양한 색소의 과일과 채소, 비타민 B, E, C, D. 사진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토마토./위키피디아
☞ ②/③편에서 계속
‘치매 명의’ 김시효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에게 치매의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치매는 진단도 치료도 어렵다
―병을 치료하려면 진단이 정확해야 하는데 치매는 조기 진단이 어려우니 치료도 어려운 것 아닌가?
“그렇다. 조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치매라는 객관적 진단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 보다는 뇌가 나빠졌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의학적 사고를 하는 상태에서 한의학을 공부했다. 의학은 주로 검사에서 발견되는 이상 징후, 즉 근거 중심으로 사고한다. 예를 들면 치매의 경우 촬영된 뇌 영상에 많이 의존해 진단한다. 인지기능검사와 다른 검사의 결과도 반영된다.
그러나 진단과 검사가 되지 않는 질병도 많다. 근거가 없는 병, 이른바 미병(未病)이다. 인간의 건강 상태는 정상에서 미병 단계를 거쳐 병의 근거가 드러나는 이병(已病)으로 진행된다. 미병은 현대 의학의 진단기술로는 근거가 발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병도 병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이나 검사도 어려운 미병을 어떻게 찾아내나?
“의사의 경험과 직관에 근거한 유추이다. 환자의 행동이 이러이러하므로 뇌세포가 많이 나빠졌을 것이라고 유추하는 것이다. 알츠하이머치매의 경우 진단검사를 통해 초기에 발견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7단계 중 4단계에 접어든 상태이다. 뇌가 이미 많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와 같은 중병의 경우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미병 상태에서 병을 알아보는 것이 치료와 예방에 특히 중요하다.”
―병의 이상 징후가 진단 검사에서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병이라고 규정하고 치료를 한다면 의사의 재량권이 지나치게 넓어지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보아야 한다. 예전에 미병이었던 것도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 이병이 된다. 지금 검사에 이상 징후가 안 나타난다고 해서 몸이 괜찮은 것이 아니다. 이 미병 상태에서 병의 초기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숙련된 의사의 경험과 직관을 통한 유추 밖에 없다. 나는 이것을 한의학적 지혜라고 생각한다. 한의학에 치미병자상공(治未病者上工)이라는 말이 있다. 미병을 치료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라는 말이다.”
불치병에서 난치병으로
―치매는 불치병인가 난치병인가?
“예전에 치매는 불치병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요즘은 난치병으로 바뀌고 있다. 아직 치료가 쉽지는 않지만 의학 기술이 더 발달하면 치매는 치료가 되는 병이 될 것이다. 세상에 고정되고 불가능한 일은 없다. 병도 마찬가지이다. 불치병이나 난치병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인식의 저편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인식의 저편이라니?
“치매는 빙산의 일각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을 보면 안 된다. 물 속에 숨어 있는 부분, 즉 뇌가 나빠지고 있는 본질을 보아야 한다. ‘무슨 근거로 뇌가 나빠지고 있다고 말하는가?’ ‘무슨 근거로 재활된다고 하는가?’ ‘근거를 제시하라!’라고 하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드러난 치매 현상 뿐 아니라 그것을 유발하고 촉진하는 생활습관과 음식도 함께 봐야 한다.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나의 현재 인식이 전부가 아니라 새로운 길이 있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길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찾아가야 한다.”
치매는 나빠진 뇌가 빙산의 일각처럼 표면으로 드러난 증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서 수면 아래 있는 뇌의 나빠진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북극의 빙산./위키피디아
―치매 가운데 어떤 것이 치료가 가능하고 어떤 것이 불가능한가?
“뇌세포가 빨리 노화되면서 생기는 퇴행성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치매 진단을 받기 전에 뇌세포 재활치료를 미리미리 받아 치매 진행을 늦추는 것이 좋다. 그러나 혈관치매는 빨리 발견해 잘 치료를 하면 거의 진행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인지기능 개선약과 재활치료 약을 쓰면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뇌 수두증, 경막하출혈, 뇌의 양성종양, 뇌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다른 질병으로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가짜치매’는 병의 원인을 치료하여 완치시킬 수 있다.”
뇌세포 재활치료
―어떤 방식으로 치료하나?
“치매는 뇌세포가 나빠져서 생기는 병이다. 뇌세포가 죽으면 대신할 새로운 뇌세포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빠진 뇌를 다시 좋게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약해진 뇌세포의 활성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는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 이런 재활치료 대상 뇌세포도 줄어들기 때문에 치매가 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매 초기에는 진단 기술을 통한 객관적인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주관적 증상을 통해 자신의 뇌 상태를 유추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뇌의 활동(전기 신호의 전달)
―치료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혈관치매는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뇌졸중을 예방하는 치료와 인지기능을 개선시키는 치료를 같이 한다. 알츠하이머치매는 주로 인지기능을 개선시키는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고 진행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는 의학 지식에 한의학적 지혜를 융합해 뇌세포 재활치료를 하려고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재활의 대상이 되는 뇌세포가 많이 남아 있을 때 시작해야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멈출 수는 없다는 뜻인가?
“치매는 계속 나빠지는 병이다. 뇌세포 재활치료로 뇌 기능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고 진행을 느리게 할 수는 있지만 진행을 멈출 수는 없다. 뇌세포 재활치료의 대상이 되는 뇌세포가 부족해졌을 뿐 아니라 뇌세포 자체가 많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음식과 한약
―치료에 약을 쓰기도 하나?
“재활 치료는 한약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본다. 집이 낡으면 여기저기 손 볼 곳이 많이 생긴다. 대문의 경첩에 기름도 칠해주고, 문풍지에 구멍이 나면 문풍지도 발라줘야 한다. 치료의 대상이 매우 많다. 이 많은 대상을 동시에 치료하려면 한약이 적합하다고 본다.”
―치료 대상이 많기 때문에 한약이 적합하다니?
“세포 재활에 어떤 한 성분만 필요하다고 할 경우 우리가 자연 속에서 그 성분 하나만 추출하거나 화학적으로 합성해 주입하면 된다. 물론 그 성분만 제대로 순수하게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그런데 수많은 곳을 동시에 손을 봐야 하는 뇌세포 재활치료의 경우 수많은 성분과 영양분이 필요한데, 그 수많은 성분과 영양분을 일일이 약이나 주사로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여러 영양 성분의 복합체인 자연의 음식을 그대로 약으로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뇌 건강을 돕는 음식 ② 오메가 3가 풍부한 음식 : 등푸른 생선이 가장 좋다. 견과류와 들깨 가루도 좋다. 사진은 등푸른 생선에 속하는 고등어 구이./위키피디아
―자연의 음식이라면?
“대추, 생강, 파, 은행, 연뿌리, 밤 등은 모두 음식이면서 한약 재료이다. 이런 복합적인 약을 써야 한다. 그래서 뇌세포 재활에는 30여가지 한약 재료를 써서 종합처방한다. 각각의 한약 재료 안에 이미 수많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약의 개별 성분만 따져서는 이병 치료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미병을 치료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병은 병의 근거가 진단도 되지 않는 상태인데, 그러한 상태의 사람에게 준 한약이 미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나?
“현대 의학이 요구하는 방식의 의학적 증명은 어렵다. 다만 약을 먹었더니 이렇게 상태가 호전 되더라 하는 것을 보고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된다. 환자들에게 한의학적 방법을 쓰자 이들이 ①피곤하지 않다 ②기억력이 좋아졌다 ③두통이 없어졌다 ④잠이 잘 온다 ⑤이명이 없어졌다 ⑥성욕이 좋아졌다 ⑦눈이 밝아졌다 ⑧머리카락이 난다 ⑨피부 주름살이 없어졌다 ⑩바둑 실력이 2점 이상 향상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피검사를 해보면 나쁜 상태였던 간, 콩팥, 골수의 상태가 좋게 나타난다. 나는 이것이 뇌세포가 재활되는 증거라고 본다. 음식을 써서 뇌세포를 재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호전될까?
―치료를 하면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되나?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이 좋아진다. 중기 치매는 초기 치매로, 초기 치매는 경도인지장애로,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수준으로 회복된다. 주관적인지장애는 뇌세포의 활성이 많이 회복되지만 증상 호전의 느낌이 크지는 않다. 그렇지만 주관적인지장애나 그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상의 수치로 설명해 보자. 치매가 되는 시점에 어림 잡아 10% 정도의 뇌세포가 사멸되었고, 약 30%의 뇌세포는 기능이 100% 사라진 좀비 뇌세포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좀비세포는 살아 있지만 죽은 뇌세포보다 못한 뇌세포이다. 나머지 60%의 세포가 살아 있는 세포인데, 이 세포도 부분마다 다른 정도로 활성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면 부분마다 활력이 90%, 70%, 50%, 30%, 10%로 줄어들었을 수 있다. 활성이 떨어진 뇌세포의 평균 활력을 50% 정도로 잡아보자. 그러면 치매가 되는 시점의 뇌는 원래 뇌의 30%만 기능을 발휘하고, 뇌 기능의 70%는 사라진 상태이다.
사멸한 10% 뇌는 재생이 되지 않는다. 30% 좀비 뇌세포는 재활이 되지 않는다. 활력이 떨어진 나머지 60%의 뇌세포가 재활치료의 대상이다. 이 뇌세포의 활력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치매가 급격하게 악화되는데, 활력을 회복하고 치매를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뇌 건강을 돕는 음식 ③ 엽산, 비타민B군 : 시금치./위키피디아
―치료를 통해 뇌세포의 활력이 얼마나 회복되나?
“뇌세포가 남아 있는 것에 따라 다르다. 앞의 예를 다시 들어 보자. 치매가 되는 시점에 먼저 설명한 대로 70% 정도의 뇌기능이 소실되었고 30%만 남았다고 보자. 뇌세포 재활치료 효과가 20%라고 가정하면 30%X0.2(20%)=6%, 즉 뇌세포 재활치료 효과가 6%로, 30%의 뇌 활성이 36%로 회복된다. 이렇게 되면 다시 30%로 줄어들 때까지 치매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내면 치매가 진행되어 2년 사이에 뇌세포의 활성 30%가 3분의 1로 줄어들 수 있다. 뇌의 활성이 정상의 10%가 된다. 이 때 치료를 시작하면 10%에서 12%로 밖에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많이 떨어진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시계를 보니 5시 30분을 향해 가고 있다. 김시효 원장은 3시간 30분간의 인터뷰 동안 풍부한 임상 경험 사례를 들어가며 치매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 설명을 돕기 위해 컴퓨터 화면에 자신의 외부 강연 자료를 띄워 사진과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오랜 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서 끊이지 않고 인터뷰에 응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것을 보니 그의 암 투병 치료가 상당히 효과를 낸 것 같았다.
뇌 건강을 돕는 음식 ④ 콜린이 풍부한 음식 : 브로콜리, 케일 같은 십자화과 채소. 사진은 브로콜리./위키피디아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병이 났을 때 치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치료 과정은 환자에게 매우 고통스럽다. 가장 좋은 것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치매는 예방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이 부분을 물어보기로 했다.
―치매 예방은 가능한가?
“가능하다. 현대인이 요즘 오래 살게 된 이유는 머리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머리가 좋아졌다는 것은 뇌의 상태가 가변적이라는 뜻이다. 머리를 좋게 할 수 있는 만큼 치매를 멀리 보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예방 노력을 하면 치매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치매 환자 약 1500 가족을 관찰하며 내린 결론은 노후의 경제생활을 미리 준비하듯, 치매 예방도 30대에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매 예방과 치료 없이 행복한 노후 인생은 없다.”
조금 적게 먹어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몇가지 원칙과 방법이 있다. 뇌를 보호하는 원칙은 ①머리의 혈액 순환이 잘 되어야 하고 ②뇌를 충분히 잘 사용해야 하고 ③뇌를 충분히 쉬게 해야 하고 ④머리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독소나 활성산소를 잘 없애야 하고 ⑤물리적 화학적 손상을 방지해야 한다.
방법은 첫째, 잘 먹어야 한다. 잘 먹는다는 것은 많이 먹거나 산해진미를 먹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음식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먹는 것이 바르게 먹고 잘 먹는 것이다. 건강식으로 잘 먹되 건강하기 위해서는 몸에 필요한 것보다 조금 적게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건강도 질병도 음식에 의해 생기고 음식으로 고칠 수 있다. 식약동원(食藥同源), 음식과 약의 뿌리는 같다.
둘째, 잘 먹은 뒤에는 배설을 잘해야 한다. 잘 배설하는 것은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조화가 잘 된다는 의미이다. 변비나 설사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잘 안다. 요즘에는 인체 내 미생물유전체를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장에서 미생물이 농사를 지어 우리 몸에 부족한 성분을 보충해준다.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인 세로토닌의 90%는 뇌가 아닌 대장에서 만들어진다. 장 건강이 좋으면 뇌와 면역기능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뇌 건강을 돕는 음식 ⑤ 대뇌를 자극하는 음료 : 커피와 녹차 적당량. 사진은 녹차를 우려내는 과정./위키피디아
셋째, 열심히 운동하고 자주 움직여야 한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열심히 살아야 뇌건강이 유지된다.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은 적어도 30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남에게 심부름을 시키지 말고 본인이 직접 하라. 열심히 사회생활하고 취미활동을 하면서 대뇌를 자극해야 한다. 대뇌를 자극하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잡이 활동을 해보는 것도 대뇌를 자극하는 행위이다.
넷째, 잘 자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 열심히 활동하여 생긴 노폐물과 활성산소를 푹 쉬면서 없애주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은 기억을 정리하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명상을 하는 것도 좋다.
다섯째, 혈액 순환이 잘 되게 해야 한다. 혈액순환이 막히면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고, 뇌경색이 생기면 중풍으로 고생하거나 혈관치매가 될 수 있다. 뇌의 세동맥이나 모세혈관의 순환이 나빠지게 되면 알츠하이머치매가 될 수 있다. 기(氣)가 잘 만들어지고 잘 통하는 것이 정상 생리이다. 기는 혈액이 있어야 생기고, 혈액이 순환하려면 에너지인 기가 필요하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通卽不痛 不通卽痛).
여섯째,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공해를 피해야 한다.
일곱째, 교통사고나 실족으로 머리가 다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만약 뇌가 충격을 받았다면 뇌세포 재활 치료를 해야 한다.”
고구마·토마토·콩이 좋다
―식습관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과식을 피해야 한다. 또 열량이 높은 음식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밀가루, 쌀가루, 떡, 엿기름, 설탕, 아이스크림, 주스, 과자류, 음료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라면, 튀김, 부침개, 닭튀김, 짜장면, 탕수육, 치맥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육류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소량을 섭취하라. 조금 많이 먹어도 괜찮은 음식은 섬유소가 풍부하고 열량이 적게 든 고구마, 토마토 같은 뿌리채소와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콩, 팥, 잡곡, 두부 등이다.”
뇌 건강을 돕는 음식 ⑥ 열량 적고 섬유소가 풍부한 고구마 등 뿌리채소. 사진은 고구마./위키피디아
―3대 영양소, 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각각 어떤 비율로 섭취해야 하나? 육류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50 : 30 : 20의 비율로 먹는 것이 좋다. 쌀보다는 잡곡에 단백질이 많다. 곡류에 들어있는 식물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육류의 보충이 필요하다. 하루 적당량의 육류 섭취는 체중 1kg당 1g, 즉 체중이 60kg이면 60g을 권장한다. 쇠고기 1인분을 서너명이 하루 동안 나누어 먹으면 좋다. 지방도 오메가3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을 자주 챙겨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도 곁들이면 좋다.
3대 영양소 외에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항산화제, 피토케미컬 같은 영양소는 색소가 풍부한 채소, 나물,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지용성 비타민은 육류와 생선에 풍부하다.”
―치매 예방은 언제부터 하는 것이 좋은가?
“빠를수록 좋다. 30대부터 하면 가장 바람직하다.”
―60대가 넘어서도 치매 예방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머리를 많이 써라. 그래서 머리에 혈액 순환이 잘 되게 하라. 다만 머리를 쓰면 찌꺼기와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므로 그것을 잘 해독하기 위해 동시에 충분히 쉬고 잘 자야 한다.”
뇌 건강을 돕는 음식 ⑦ 인지질이 풍부한 음식 : 콩, 계란 노른자. 사진은 콩 요리./위키피디아
절에서 자원봉사하는 90대 할머니
―치매 예방에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면?
“90대 중반의 할머니가 보약을 지으러 온 적이 있다. 그는 매일 아침 108배를 하고 불경을 필사하고 절에 가서 따님 같은 할머니들에게 밥 퍼주는 봉사를 하고 있었다. 웬만한 일은 스스로 하며 가까운 길은 아직도 걸어 다닌다고 한다. 식욕이 좋아 이것저것 잘 먹지만 소박한 음식을 좋아하며 잠도 잘 잤다. 특별하게 앓고 있는 병이 없고 건강하다고 했다.
남편과 사별 후 혼자되자 큰 집에서 지내는 것이 적적하지만 감사하는 마음과 하루하루 경배하는 마음으로 지낸다고 했다. 절에서 봉사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이 할머니의 사고구조와 생활습관은 건강 유지와 치매예방의 모범답안이다.”
노년에 종교 단체 등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며 활발히 움직이는 것도 치매 예방의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진은 부산의 한 사찰에서 열린 경로잔치에서 노인들이 불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조선일보 DB
―집안에 치매 환자가 있다면 어떻게 대해야 하나?
“온전한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 치매에 걸리면 주로 기억력이 떨어지고, 이해력, 사고력, 표현력, 일처리 능력도 떨어진다.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존심이나 감정이나 인격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경우가 많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진료실 창밖에 어둠이 드리우고 있었다.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는데, 진료실 밖에 있던 김 원장의 아내가 급히 들어와 김 원장에게 스마트폰을 넘겨줬다.
“치매 치료 받겠다며 벌써 3시간째 전화 통화를 원했어요. 빨리 받아 보세요.”
치매에 관해 설명해 놓은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
[5 Questions : 치매]
Q1) 치매는 불치병인가?
“난치병이다. 치매는 증상보다 뇌가 나빠진 것이 본질이다. 치매가 되기 오래전부터 뇌가 나빠진다. 그래서 치매가 되기 오래전부터 예방 노력을 해야 한다.”
Q2) 치매에 걸리면 지능이 떨어진다?
“그렇다. 인지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Q3) 치매 환자는 위험하다?
“위험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대부분의 치매 환자는 남에게 위험하지 않다. 그러나 치매 환자는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없다. 뇌의 전두엽이 손상되면 정신병 증상이 생기고 불을 지르거나 남에게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Q4) 건망증은 치매의 초기 증상이다?
“초기 증상은 아니지만 뇌가 제법 나빠졌다는 신호이다. 치매 예방 노력을 적극적으로 시작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젊은 나이에 건망증이 증가하면 무시할 수 없는 신호이다.”
Q5) 치매는 유전된다?
“대부분은 생활방식이 잘못 되어서 생긴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치매의 경우 1~2%는 유전병이다. 혈관치매는 대부분 생활습관병이지만 유전되는 혈관치매도 있다.”
김시효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이 지난 10월 22일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치매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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