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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느낌인데 가격은 2천만원대…가성비 '끝판왕' 2022년형 SM6 타보니

오완선 2021. 12. 20. 10:56

르노삼성차 중형 세단의 얼굴 `2022 SM6` 250㎞ 주행기

토션빔 튜닝·설계 개선 효과로
언덕 달려도 안정적인 승차감
전장·전고·전폭 모두 확장해
그랜저급 준대형 세단 연상

2000만원대 초로 가격 낮추고
운전자 편의는 최대출력으로
주유·편의점 연계 인카페이먼트
주문·결제·픽업까지 차 안에서

고속도로 연비 최대 15.5㎞
안전지원 콜 서비스도 눈길

 

'르노삼성 SM6, 돌풍 넘어 태풍이 된 차.' '르노삼성 SM6 dCi, 디젤 중형차 시장서 점유율 1위.'

2016~2017년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출시 전후 매일경제신문이 보도한 기사 제목은 그처럼 찬란했다. '꼴찌들의 반란'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SM6는 중형차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판매량 부문에서도 기아 'K5'를 제치고 국민차 '쏘나타'를 턱밑까지 쫓으며 르노삼성의 대표 차종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K5와 쏘나타가 연식 변경을 이어가며 소비자 관심을 꾸준히 받은 반면 SM6는 변화에 다소 늦게 대응하며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6년 한 해에만 5만대 이상 판매됐던 SM6는 지난해 8527대가 팔렸다. 올해 9월까지 1909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73%나 급감했다. 하지만 SM6는 고객 충성도가 높은 차량이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출시한 '더 뉴 SM6' 계약 고객 10명 중 4명이 재구매 고객이었다. SM6를 선택한 고객들이 다시 SM6를 찾는 이유가 뭘까.


[사진 제공 = 르노삼성]

르노삼성이 페이스리프트 수준의 연식 변경을 통해 2022년형 SM6를 올해 10월 다시 출시했다. 2022년형 SM6를 출시하며 남긴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의 말이 인상 깊다. "저희는 SM6를 다시 한번 새롭게 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저희는 지금까지 SM6의 가치를 잊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르노삼성이 되살린 SM6의 가치가 시장에서 조금씩 인정받고 있는 것일까. 지난 9월 153대에 불과했던 SM6 판매량은 2022년형 SM6가 출시된 10월 343대, 11월 433대가 팔리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22년형 SM6 TCe260 RE 모델을 타고 서울과 경기 인근 약 250㎞를 달려봤다. SM6 단점으로 알려졌던 승차감 부분을 개선하고 각종 편의 기능을 추가한 SM6는 가격은 오히려 낮추면서 가성비를 한껏 끌어올렸다. 경쟁 차량인 쏘나타, K5 대비 가격은 낮추고 오히려 아반떼 고급 사양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2000만원대 초반부터 가격을 책정했다. 2022년형 SM6 판매가격은 TCe260 2386만~2975만원, TCe300 프리미에르는 3387만원이다. LPe 모델은 2513만~2719만원이다.

외관은 기존 SM6가 갖고 있던 상징적인 그릴과 보닛 부분 굴곡이 그대로 드러났다. 쏘나타, K5와 동급이지만 그랜저, K7에 못지않은 외관처럼 느껴졌다. 르노삼성차는 2022년형 SM6 외관에 대해 "좌우 헤드램프와 이어진 전면부 그릴은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하면서 수평으로 이어진 범퍼 하단부 크롬라인과 더불어 당당한 이미지를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 르노삼성]

차량 크기가 특히 만족스러웠다. SM6는 전장, 전폭, 전고 모두 쏘나타와 비슷했다. 전폭과 전고는 그랜저와 비교했을 때 각각 5㎜, 10㎜ 작은 만큼 준대형 세단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트렁크도 넓었다. 아이 둘이 함께 탈 수 있는 웨건과 함께 트렁크, 유아 '하이체어' 등이 모두 충분히 들어갔다. 이전 SM6는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르노삼성차는 승차감에 영향을 주는 '토션빔' 설계를 개선했다. 이 때문인지 3시간 가까이 운전하는 동안 승차감에 딱히 문제가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뒷좌석, 조수석 동승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복합연비는 13.3㎞/ℓ였는데 고속도로를 시속 100㎞로 30분 이상 달렸을 때는 15.5㎞/ℓ 이상 연비가 나왔다.

시승차인 TCe 260RE는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엔진으로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에 장착됐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의 긴 경사로를 한참을 달렸지만 차가 뒤로 밀린다거나 액셀을 밟고 있는 오른발에 더 신경 써서 힘을 주지 않아도 차는 언덕을 잘 밀고 올라갔다. 스포츠, 컴포트, 에코로 구성된 주행 모드에 따른 변화도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시승차에는 '드라이빙어시스트 패키지2' 옵션이 적용됐다. 사각지대 경보와 후방 교차충돌 경보, 주차 조향 보조, 360도 주차 보조, 10.25인치 LCD 등 편의사양을 갖췄다. 콘솔 LCD에는 각 기능을 켜거나 끄는 방식이 어렵지 않게 표시돼 있었다. 많은 기능을 알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이 기능들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2022년형 SM6의 편의 사양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인 카 페이먼트'다. 인 카 페이먼트는 주유와 편의점 등의 메뉴를 차 안에서 주문하고 결제·픽업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인 카 페이먼트가 가능한 편의점, 주유소 목록은 콘솔 LCD 화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차량에 등록한 카드를 이용하면 결제가 이뤄지고 매장으로 주문이 전송된다.


[사진 제공 = 르노삼성]

이후 내비게이션을 따라 해당 매장으로 이동한 뒤 차안에 앉아서 음료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SM6에 앉아 CU 편의점 상품을 미리 결제하니 내비게이션이 해당 편의점으로 길을 자동 안내했다. 도착해서 점원호출 버튼을 누르자 곧 점원이 결제한 물품을 차로 직접 가져다줬다. 주유 역시 인 카 페이먼트로 가능했다. GS주유소에 도착 전 주종과 용량을 미리 결제하고 도착해서 안내된 주유기에 정차하고 점원호출 버튼을 누르자 자연스럽게 주유가 이뤄졌다.

실제 활용하진 않았지만 24시간 운영하는 전담 콜센터인 '안전지원 콜 서비스' 등 기술도 탑재됐다. 에어백이 작동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이 스스로 위치를 콜센터로 전송하고 긴급 구조와 사고처리 지원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