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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178] 마산 참복국

오완선 2024. 2. 21. 15:40
통영 쫄복국

얼마 전 주문진 위판장에서 활어차에 가득 실리는 복어를 만났다. 강릉은 물론 강원도에서 복은 낯선 어류였다. 지금은 귀한 오징어를 대신할 만큼 어민들에게 효자다. 더구나 오징어잡이 비슷하게 채낚기로 잡을 수 있으니 얼마나 대견하랴. 저렴하게 복을 구입하려면 주문진 어시장을 권한다. 이곳에서 잡힌 활복은 서울과 마산으로 간다. 복국은 부산, 마산, 통영, 여수 등이 유명하다.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소비되었던 탓이다. 그중 복국 본향이라면 마산을 꼽는다. 우리나라 유일한 복요리 거리가 있다. 노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복국은 아무래도 아침 일찍, 심지어 새벽에 먹어야 맛이 있다. 술을 먹은 다음 날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참복국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복으로는 참복, 자주복, 까치복, 졸복, 검복, 복섬 등이 있고, 봄철 한강 하구에서 잡히는 비싼 황복도 있다. 가장 많이 찾는 복은 까치복이다. 마산어시장에 복국집이 많이 생겨난 것은 남해안에서 잡힌 복의 집산지였기 때문이다. 최근에 수온 변화 탓인지 동해안에서 복이 많이 잡히고 있다. 오징어는 귀해지고 복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통영에서 쫄복국을 자주 만난다면, 마산에서는 참복과 까치복을 많이 이용한다. 쫄복국은 작은 복섬으로 조리하는 복국이다. 까치복이나 참복은 자주복에 비하면 작지만, 복섬과 비교하면 대형 복이다. 복은 봄에 연안으로 올라왔다가 가을이면 먼바다로 이동한다. 참복은 검은색 둥근 반점이 있고, 까치복은 서너 줄의 흰색 세로무늬가 있다.

마산 참복국

복국을 ‘목숨과 바꿀 만한 맛’이라고 표현한다. 복은 내장, 알, 간, 눈, 피 등에 맹독을 품고 있다. 반드시 복어를 조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손질해야 한다. 복국을 끓일 때 꼭 챙겨 넣어야 할 부분이 내장에서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정소이다. 복국을 먹기 전에 나오는 껍질로 입맛을 올리면 좋다. 복국의 육수를 만들 때 말린 복어 머리를 이용하기도 한다. 된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다진 마늘과 식초를 더한다. 여기에 미나리, 콩나물 외에 모자반을 올리는 것이 좋다. 질긴 복어 껍질은 묵을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