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조선의 마지막 유배지' 제주도였다. 인조반정이 일어난 것은 광해군 15년인 1623년의 일이었습니다. 반정이 일어났다는 말을 들은 광해군은 사다리를 타고 궁 담장을 넘어 내시의 등에 업힌 뒤 의관 안국신의 집으로 달아나 상주로 변장하곤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혹시 이이첨이 한 짓은 아닌가?”(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의 기록) 북인의 영수이자 광해군대의 실세였으나 집권 후반기에는 서로 각을 세우는 관계였던 이이첨이 자신에게 칼을 겨눈 것으로 의심할 정도로 광해군의 현실적인 상황 판단력은 매우 낮았습니다. 밀고로 인해 발각된 광해군은 반정군에게 붙잡혀 질질 끌려나왔다고 합니다.폐위와 함께 서인(庶人)으로 강등된 광해군은 강화도 교동으로 유배됐습니다. 계축옥사 이후 지금의 덕수궁인 서궁에 강제 유폐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