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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精)을 아껴야 젊게 살 수 있다"

오완선 2013. 8. 17. 01:48

※ ‘자식’과 ‘가족’을 위한 삶에서 한 발짝 비켜 서보자. 일터에서, 가정에서, 건강에서 모두 성공한 당신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당신을 위한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다. <헬스조선시니어>가 창간 1주년을 맞아 ‘당신’을 위한 행복과 건강의 길을 제시해 줄 건강멘토단 6인을 초청했다. 이들이 전하는 첫 번째 메시지는 ‘20년 젊게 살자’이다. 지금부터 건강멘토단 6인의 연령대별 솔루션이 탑재된 타임머신에 동승해 보자. 당신의 ‘삶의 나이’도 20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하늘이 사람에게 준 수명, 즉 천수(天壽)를 100세로 본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수명인데, 관리를 잘하면 다 누릴 수 있고, 관리를 못하면 얼마 못 살고 죽게 된다고 본다. 한의학에서는 천수를 잘 누리면서 100세를 사는 비법을 ‘정(精)’에서 찾는다. 이는 인체를 구성하고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본 물질, 우리 몸의 신장에 저장돼 신체의 생장 발육과 생식 기능을 담당하는 정신의 기력과 육체를 유지하는 원동력을 말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특화센터 보양클리닉 박재우 교수가 정을 잘 지켜 20년 젊게 살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줬다.


	박재우 교수 사진

50대 : 부부관계를 자제하자

나이 들어도 부부관계를 자주 해야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유지된다는 현대의학의 이론과 달리 한의학에서는 이 시기에 부부관계를 자제하라고 말한다. 그래야지만 ‘정(精)’을 담아 두는 그릇인 신기(腎氣)를 보존해 남성은 남성다움을, 여성은 여성다움을 오래 유지하면서 젊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한의학에서는 성생활이 정을 누설시키는 나쁜 생활습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부부관계를 활발하게 할수록 건강한 노화나 장수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60대 : 팔과 다리 근육을 단련하자

소식 열풍이 불고 있다. 나이 들수록 적게 먹어야 각종 생활습관병에 노출될 위험이 적어지고 장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적게 먹으라’는 것은 음식의 절대적인 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화력이 좋은 사람은 잘 먹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정을 아끼는 좋은 방법은 잘 먹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화력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박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고 해서, 소화기능은 팔과 다리 근육에 연결돼 있다고 본다”고 그 방법을 소개했다.

팔과 다리 근육이 잘 발달돼 있는 사람일수록 소화기능이 튼튼해 음식을 잘 소화시킨다. 나이 들수록 팔과 다리 근육이 약해지면서 소화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다. 그러니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고, 경제적 두려움, 은퇴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아 소화불량이 오기 쉬운 이때에는 팔과 다리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하자. 가벼운 아령을 들고 걷기, 발 앞쪽 부분만 계단에 걸치고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

70대 : 나이 들어 보이는 외모를 다스리자

근육량이 크게 줄고, 치아가 빠지고, 모발이 탈락하고, 피부가 푸석해지는 등 외관 변화가 뚜렷하다. 급격한 외적 변화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로 이어진다.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에너지 소모는 심장을 약하게 만들면서 정이 빠져나가게 만든다. 박 교수는 “이때는 무엇보다 자신의 외모를 다스릴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며 “필러를 맞거나 복근을 만들면서 억지로 젊음을 유지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청결과 깔끔함을 유지하면서 외모 변화에 순응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포기해야 할 부분의 외모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신의 외모나 노화에 집중하기 보다는, 정신적으로 풍요해지는 취미활동이나 관심사들을 찾아보자.

80대 : 또 다른 정(情)을 회복하자

이 시기는 폐장의 기가 약해져서 말에 착오를 잘 일으키기 때문에 헛소리를 할 수 있는 때다. 그만큼 말 실수가 많아지고, 정신력이 약해지며, 판단력이 흐려진다. 이때는 부부, 친구, 이웃 간에 또 다른 의미의 정(情)을 회복하자. 가능한 여러 사람과 소통하면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죽음이나 늙음에 대해 서로 함께 차분히 정리하고, 사계절이 변화하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신앙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More Tip 박재우 교수의 보양식

보양클리닉을 맡고 있는 박재우 교수를 찾은 환자 대부분이 ‘무엇을 먹어야 젊어지느냐’, ‘무엇을 먹어야 장수하느냐’고 묻는다. 박 교수는 흔히 우리가 ‘보양식’이라고 말하는 고기나 해산물, 어패류 등을 보양식에서 제외한다. 지나치게 영양이 많은 음식은 오히려 몸의 균형을 해친다는 것이다. 반대로 담백하고 거친 음식을 보양식 범주에 넣는다. 현미, 채소류 등이 그것이다. 귤껍질차나 쑥차 등도 좋다. 박 교수는 “몸이 허한 것 같다면서 보양식 찾는 환자를 말리지는 않지만, 신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이런 음식을 가급적 피해야 몸속에 독소가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너무 자극적인 음식은 정을 소모시키기 때문에 피하도록 권한다. 박 교수는 “흔히 우리가 보양식이라고 하는 음식은 기름진 고기 냄새를 없애기 위해 후추, 산초 등 강한 향신료를 넣는데, 이런 자극적인 맛이 문제”라며 “너무 짜고, 맵고, 시고, 달고, 쓴 음식은 피하라”고 말했다.

Mini Profile 박재우 교수는…

경희대 한의대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특화센터 보양클리닉 교수로 활동하면서 50대 이상 시니어의 건강주치의로 활약하고 있다.

/ 취재 김현정 헬스조선 기자 kh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