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16.

오완선 2013. 12. 24. 19:47

 
성경시대

 

여름휴가가 한창이다. 들과 산과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처녀들의 처녀막이 뚫릴까? 원래 처녀막의 존재 이유는 질이 외부 세균이나 박테리아에 감염되는 것을 막아 주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그런 것보다는 남자의 손을 탔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관심거리다. 옛날에는 앵무새의 피를 손목에 떨어뜨려 피가 흘러내리면 처녀가 아니라고 우겼다. 지금도 비과학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처녀막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부자리 핏자국을 보고 판단한다. 신혼여행 갔다가 침대 시트에 뻘겋게 한 바가지 쏟아놔야 흐뭇하고 아무 흔적이 없으면 바로 이혼당하는 여자도 꽤 있었다.

 

여성들은 성기 입구에 얇은 막을 갖고 태어나지만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처녀막(Hymen)은 조그만 구멍이 여러 개 있거나 둘로 갈라져 있는 등 구멍이 뚫려 있어 그 사이로 생리혈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유난히 막이 얇고 약해 자위행위나 운동을 하다 파열되는 여자도 있지만, 몇 번이나 성행위를 해도 탄력성이 뛰어나 말짱한 운 좋은(?) 여성도 있고, 드물게는 병원에서 칼로 째야 할 정도로 꽉 막힌 여자도 있다. 처음 잠자리를 갖는 여성의 65%는 처녀막이 찢어져서 피가 나지만 35%는 전혀 출혈이 없다. 그러니까 처녀막만으로 처녀다 아니다를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성 개방 시대라고는 하지만 첫 경험은 일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결혼 전까지 처녀성을 간직하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다. 결혼을 앞둔 여성에게 처녀막이란 한 남자만 섬길 것을 다짐하는 숭고한 의미도 있지만 애지중지해 고이 간직한 처녀 증명서라 재산과도 같다. 요즘 남자들은 처녀 만나기를 포기했는지 성은이 망극하게도 ‘막’ 때문에 쪼잔하게 구는 경우는 많이 없다.

 

그러나 처녀막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백 배 낫다. 첫날밤 출혈이 없다는 이유로 처녀성을 의심하는 경솔한 남편 때문에 평생 불감증이나 냉감증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여성들이 아주 많다. 놀아볼 만큼 놀아(?)본 여자들도 결혼을 앞두고 켕기기는 마찬가지다. 마치 금 간 도자기처럼 비도덕적인 자신을 비난하고 처음이 아닌 걸 알면 실망할까 봐 미안해하며 들킬까 봐 불안해한다. 과거의 흔적 때문에 새롭게 펼쳐질 인생에 재 뿌리고 싶지 않으니 병원에 가서 처녀막을 꿰맬 생각도 하고, 처음이라는 몸짓으로 연기를 하면서 시치미를 떼고 싶어 한다.

 

대개의 남성들은 총각딱지를 준비 없이 화류계 여자들에게 떼버리지만 동정을 잃었다며 비관하거나 아내에게 미안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남자도 평생에 딱 한 개씩만 처녀막을 뚫어야 한다. 처녀가 천연기념물이라고 떠들어대면서도 자기 여자만은 숫처녀이길 바라는 유치하고 이기적인 이유는 남자의 만족감과 성취욕과 정복욕 때문이다. 여자에게 성적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고 열등감을 느끼는 남자일수록 뭘 모르는 처녀 앞에서 자기 멋대로 리드하며 처녀막에 빵꾸를 내며 살아 있음을 만끽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제 은장도의 지조는 더 이상 없다. 여자들도 날로 약아빠져 간다. 남자들과 한 번이 아니라 아주 여러 번, 여러 놈과 자 보고 정신적 애정과 육체적 사랑을 파악한 후 그중 한 분을 배필로 점찍는다. 프랭클린 말대로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는 반쯤 감는 게 잘하는 짓이 아닐까?

 

성경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08.26기사입력 201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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