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행위란 자기 자신에게 성적 기쁨을 주는 행위다. 그런데 자위행위라고 하면 어쩐지 중고등학생 남자들만 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나 여자의 자위행위는 웃기는 것 같다. 남자들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포르노 잡지나 동영상을 보며 독수리 오형제(?)와 친하게 지낸다. 우스갯소리로 남자의 97%가 자위행위를 한다고 하는데, 나머지 3%는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남자라면 다 한다는 얘기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혼 남성 48%, 기혼 여성 22%는 때때로 자위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짝꿍이 있는 사람들이 왜 자위행위를 하는 걸까? 답은 간단치 않다. 이들은 부부 성관계에 여성의 80%가 불만이 있고, 남성의 46%는 만족하지만 자위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에 만족을 못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둘이 할 때보다 혼자 할 때 자기 입맛대로 할 수 있으니 성적 쾌락을 맛볼 수도 있고, 상대를 만족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없어 좋다.
그러나 죄책감이 문제다. 특히 여자가 자위행위를 한다고 하면 화냥기가 있거나 밝히는 여자라는 누명을 쓰기 십상이다. 서양에서 여성의 자위는 하나의 러브 테크닉일 뿐 아니라, 남성 없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더없이 좋은 것으로 인식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오르가슴도 느껴본 여자가 더 잘 느낄 수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오르가슴을 빨리 느끼다 보니 아내가 만족하기도 전에 끝나버려 여자는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아무 내색을 못 한다. 이럴 때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고 자위행위를 통해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 훨씬 건강하다. 자위행위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법을 터득하면 부부관계에서도 오르가슴을 느낄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호주 성 칼럼니스트 트레이시 콕스는 자위는 섹스를 잘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최초의,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했다. 자위행위는 또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개발되지 않은 성감을 일깨우는 데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의사들도 불감증 치료 방법으로 자위를 권하고 있다.
조선시대 남자들은 기생방도 들락거리고, 첩도 데리고 살고, 종년 건드리는 재미도 쏠쏠했기 때문에 자위행위는 덜 했을 터다. 성의 암흑기라 불릴 만큼 깐깐한 성 윤리가 여성의 삶을 옥죄던 조선시대에도 규방에 갇힌 여성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자위행위가 행해졌다. 종로 네거리 육의전에서 포목이나 모시 등을 팔면서 몰래 성인용품도 취급했는데, 대가댁 몸종이 와서 빙긋이 웃고 서 있으면 무엇인지 알아채고 조용히 물건을 건넸다. 이때 최고의 히트상품은 나무를 깎아 만든 남근이었다고 한다.
여성의 자위행위는 대부분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것이다. 음핵은 음경이 발기되는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단단해진다. 풍부한 감각신경과 혈관에 의해 성적인 흥분에 쉽게 도달하면서 오르가슴을 느끼게 된다. 질 오르가슴은 쉽지 않다. 남편과 할 때마다 홍콩을 갈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공간에서 은은한 오렌지 불빛 아래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한 꺼풀씩 벗어가며 스스로(自) 위로(慰)를 해 주면 좋을 것이다. 미련 떨며 바늘로 허벅지나 찌르지 말고, 젖꼭지와 거기를 조몰락거리면서 노는 게 더 낫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