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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道 `덕평자연휴게소`

오완선 2014. 3. 30. 10:04

영동고속道 `덕평자연휴게소`

스무고개 퀴즈부터 풀어볼까. 영화 `위대한 유산`, 드라마 `최고의 사랑` 촬영지다.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남격), 1박2일, 런닝맨도 줄줄이 찍고 간 명품 여행지다. 어렵다고? 좋다. 결정적인 힌트 나간다.

수도권 아줌마들은 가족 봄꽃 나들이 포인트로 광양 매화, 구례 산수유, 심지어 진해 벚꽃축제보다 `0순위`로 꼽는다. 자, 이곳은 어딜까? 모르시는 게 당연하다. 놀라지 마시라. 영동고속도로 덕평자연휴게소다. 기자는 감히 말한다. 단언컨대 `꽃보다 휴게소`라고.



세상에. 입이 쩍 벌어졌다. 신갈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쪽으로 접어든 지 10분쯤. 분명히 `덕평자연휴게소` 푯말을 보고 들어왔다. 그런데 아니다. 이건 반전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을 통째 들어다 옮겨놓은 정갈한 분위기. 게다가 휴게소 메인 건물 외벽은 놀랍게도 원목이다. 이 원목형 메인 건물은 무려 8만245㎡(약 2494평) 규모다. 안내를 맡은 석봉기 씨가 턱 빠지는 기자를 보며 한마디를 툭 던진다. "(덕평)휴게소의 테마가 `에코(Ecoㆍ친환경)`거든요. 이렇게 따스한 봄부터는 지열(地熱)을 활용합니다."

아, 지열이라니. 사실 콧방귀를 뀌었다. 아무리 그래도 가족 봄꽃 나들이를 고속도로 휴게소로 온다는 게 말이 되는가. 놀라움이 끝나기도 전에 뒷마당으로 기자를 안내한다. 헉. 입이 또 한 번 쩍 벌어졌다. 실개천과 인공 연못이 한눈에 박히는 18만8790㎡(약 5만7000평)짜리 초대형 정원형 용지. 정중앙에는 아파트 3층 높이 거대한 조각상이 둥지를 틀고 있다. 두 번 턱이 빠진 기자를 향해 봉기 씨가 쐐기를 박는다. 세계적인 친환경 건축 예술가 패트릭 도허티의 길벗(Traveling Companions)이란 작품이라는 것. 한국을 상징하는 도자기 5개가 서로 기댄 모습을 형상화한 건데 자재가 또 버려진 나무라는 거다.

맞다. 이게 1박2일에도, 런닝맨에도, 남격에도 등장한 덕평의 상징이다.

그 너머가 `러브파크`다. 봄꽃이 가장 예쁘다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하트를 형상화한 의자는 같이 앉아만 있어도 사랑이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다. 사실 러브파크의 볼거리는 따로 있다. 그게 반전 쓰레기통이다. 덕평의 쓰레기통, 이거 예술이다(진짜로 미대생들이 만든 예술품이다). 심지어 이름도 있다. 뜻밖의 선물상자, 산책하는 강아지, 환경의 자명종 시계, 숲 속의 부엉이. 가장 매력적인 건 주사기를 닮은 쓰레기통이다. 주사기의 뾰족한 바늘은 땅을 향해 박혀 있다. 이름하여 `지구를 위한 주사기`. 에코 테마에 걸맞게 참으로 절묘하게 지은 이름이다.

러브파크 옆은 덕평휴게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마존 `달려라 코코`다. 도심에선 찾아볼 수 없는 애견을 테마로 한 `애견테마파크`. 역시 버려진 컨테이너박스 52개를 붙이고 쌓아올려 친환경 테마존으로 구성한 게 특이하다.

잊을 뻔했다. 덕평휴게소 최고 명소인 화장실. 아예 이곳으로 `화장실 투어`를 오는 이들도 있다. 화장실에도 놀랍게 테마가 있다. 강한 남자 찾기라는 테마존에선 소변 줄기 강도에 따라 다른 상대와 게임이 이뤄진다. 19금 성인 전용존도 있다. 어떤 내용이냐고? 궁금하실 게다. 직접 한 번 가보시라.

▶덕평 가려면 =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에서 강릉 방향으로 27㎞ 지점이다. 작년 507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국 200여 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1위에 올랐다. 한마디로 기록의 휴게소다.

■ 꼭 찍고 가야할 `반전휴게소` 빅3

봄꽃 나들이보다 흥미로운 `반전 휴게소` 또 있다. `그래도 못 믿는다. 봄꽃 나들이가 최고지` 하시는 분들은 봄꽃 나들이 갈 때 이 휴게소 꼭 찍고 가시라.

① 중부내륙고속도로 : 소원명당 현풍휴게소

대구 달성군 현풍면 중부내륙고속도로 하행선 현풍휴게소는 `소원 명당`이다. 꼭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수령 500년짜리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다. 이걸 휴게소가 놓칠 리 없다. 느티나무 옆에 `소원우체통`까지 설치해 뒀으니 꼭 한 번씩 부쳐 보고 오시라.

② 영동고속도로 : 으뜸 맛집 횡성휴게소

스테이크 하나로 뜬 곳이다.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 할 정도. 현장에서 주문한다면 20분 이상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심지어 하루에 파는 양도 정해져 있다. 평균 10~20개 정도. 신선한 소가 들어온 만큼 조리해 판다고 한다. 인천행 상행선 방향이니 반대 방향으로 절대 착각하지 마실 것. 고속도로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서 드시는 분들도 간혹 있다. 무단횡단은 절대 금지다.


③ 경부고속도로 : 캡슐 호텔 입장휴게소

캡슐형 호텔에서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입장휴게소다. `힐링캠프`라고 해도 손색없는 녹색쉼터 자연공원이 압권. 입장면 대표 지역 특산품인 거봉포도와 연계한 포도 자연학습장과 녹지공원이 휴게소 내에 조성돼 있다. 여기 대표적 먹거리가 흑돼지 김치찌개다. 꼭 한번 드셔 보시도록.

[이천(경기도) =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 매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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