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미국 드라마 ‘Sex and the City’에서 여성의 자위는 하나의 러브 테크닉일 뿐 아니라, 남성 없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기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칭송받는 아주 유익한 오락이다.
성기를 만지거나 모서리에 문지르면 누구나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아이가 이런 행위를 하는 장면을 본 부모들은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래서 몰래몰래 살짝살짝 하면서 죄의식을 느낀다. 흔히 마스터베이션이라고 하면 남성을 떠올린다. 여성에게는 터부시돼 왔기 때문에 여성들 스스로도 자위에 대한 욕구를 당당하게 드러내기를 부끄러워한다. 게다가 여자가 자위를 한다고 하면 남편에게 만족하지 못하거나 성욕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혐의와 함께 유난히 밝히는 여자로 찍히기 십상이다.
섹스를 부부간의 대화라고 한다면 자위행위는 독백이다. 여성의 성감을 개발하면 세포와 뇌 사이에 고속도로가 뚫려 오르가슴을 느낄 가능성이 커진다. 킨제이 박사(Alfred Kinsey)는 94%의 남성과 40%의 여성이 자위행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대한비뇨기과학회 조사 결과, 결혼한 여성 21.9%가 때때로 자위행위를 하는데, 이들 중 41.5%가 육체적 쾌감을 얻기 위해서 하며, 결혼 후부터 하기 시작한 여성이 11.1%로 가장 많았다. 결혼을 하면 하던 자위행위도 때려치울 판에 결혼 후에 시작을 했다는 것은 사실 서글픈 이야기다.
여성의 자위행위는 대부분 음핵을 자극하는 것이다. 미국 성교육학자 베티 도슨(Betty Dodson)의 책 ‘네 방에 아마존을 키워라’를 보면 여성이 가장 쾌감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장소는 질이 아니라 클리토리스(음핵)다. 음핵 자극은 여성 불감증 치료에 제일 좋다. 부부가 잠자리를 할 때 남편의 음경이 불이 나게 질 속으로 들락거려도 아내가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러니까 오이나 가지를 질 안에 넣는다고 떠들어대는 음담패설은 웃기는 소리다.
호주 성 칼럼니스트 트레이시 콕스는 ‘Hot Sex’라는 책에서 마스터베이션은 섹스를 잘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했고, 킨제이도 마스터베이션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더 왕성한 성생활을 한다고 했다. 매스터스와 존슨(Masters & Johnson)은 절정에 이르지 못하는 여성을 돕기 위한 치료법으로 자위행위를 사용해 성공했다.
남편과의 오랜 관계에서 식상해질 무렵, 자위의 편안함에 더 탐닉하기 쉽다. 결혼한 여자가 하기에는 망측한 짓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자신의 성욕을 당당하게 인정하면 자위행위도 떳떳하게 할 수 있다.
자위를 잘하려면 자신의 몸을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만지고 느껴보자. 야릇하게 기분 좋은 느낌이 드는 곳이 자신의 에로틱 존(erotic zone)이다. 남편이 자상하게 아내의 성감대를 같이 찾아주면 참 좋으련만, 늙어 체머리 흔들 때까지 어림없는 일이다.
좋아하려다 만 밤일의 마무리는 셀프(self)가 최고다. 혼자 좋아서 헐떡대던 남편이 잠든 사이 젖꼭지와 클리토리스를 만지면서 놀아보면 좋아 죽는다. 외로움에 떠는 밤, 발칙한 장난질을 놔두고 바늘로 허벅지를 꼭꼭 찌르는 건 바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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